오이양이 슬금슬금 아프기 시작한 것은 맥그로드 간지에 머문지 얼마 안 된 때 부터였다.
입맛이 없다며 아무것도 안 먹고 있는 오이양을 사람들이 부추겨서
맥그로드 간지에 단 하나 있는 한국식당인 도깨비 식당에 데리고 갔는데,
거기서도 미역국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결국 거의 다 남겼다.
이 식당에서 토라를 처음 만났다. 어떻게 말을 섞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토라가 인도 현지에서 산 약이 있다고 해서 내가 받아 와서 오이양에게 줬다.
물론 나도 조금 덜어 갔다. 나 역시 이 때 즘 부터 물갈이로 설사가 시작됐기 때문.
염소똥처럼 까맣고 동글동글하게 생긴 약이었는데, 그래도 약간 효과는 있었다.
먹고 나면 하루이틀 정도는 괜찮았기 때문이다. 오이양은 그나마도 효과가 없었던 것 같지만.
이 때 까지만 해도 이 여행이 오이양의 투병기가 될 줄 누가 예측이나 할 수 있었으랴!
어쨌든 현지에서 생긴 병은 현지 약으로 다스리는 게 낫다는 말이 맞는 것도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가져간 약은 듣지도 않는데,
현지에서 산 약을 먹으니 효과가 있더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비상약을 챙겨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통, 치통, 생리통 이런 것들은 단어를 따로 적어 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아픈데 증상을 설명 못 하면 정말 답답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