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나가르로 가는 방법을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결국 맥그로드 간지에서 계속 묵었던 숙소의 차(VAN)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숙소에서 짐을 운반하는 차가 떠나는데, 그 차를 타고 가라는 거였다.
숙소 주인 아저씨는 (좀 느끼하긴 했지만) 신뢰가 안 가는 타입은 아니었다.
하지만 짚차보다 싸고 좋을 거라거나, 버스보다 나을 거라는 등의 말을 100% 믿을 수는 없었다.
인도 여행을 하다보면 상인들, 특히 여행사 사람들 말은 신뢰할 수 없게 되기 마련이니까.
그래도 나중에 보니, 짚 차 보다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버스보다는 백 배 나은 차라서 다행이었다.
한 사람당 차비로 1200 루피를 지불했다. (약 25000 원 정도)
버스보다는 비싸지만, 짚 차 보다는 약간, 아주 약간 쌌던 것 같다.
어차피 우리가 안 타면 빈 차로 가야 하니까 좀 깎아 달라고 했더니, 전혀 협상이 안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그런 협상 태도가 신뢰감을 줬다.
마구 깎아줬으면 아마, 차가 고물일거라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을 테다.
마침 다음날 마날리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그 날 저녁은 조촐한 파티가 열렸다.
사실 우리 일행이 묵고 있는 숙소가 옥상도 있고 해서 놀기 좋은 편이었다.
그래서 거의 매일 밤마다 조촐한 파티가 열렸다.
옥상에서 올려다 보는 밤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정말 곧 쏟아질 듯 반짝였는데,
맑은 날 밤에 하늘을 가로지르는 뿌연 무언가가 은하수가 아닌가 싶었다. (구름은 아니었다)
그게 은하수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별은 정말 무지하게 많다.
그렇게 조촐한 파티를 끝내고 밤 12시 즘 다들 숙소로 돌아간 가운데,
나는 해나와 콩자에게 불려가 타로를 봐 줘야만 했다. 새벽 2시 반 까지!
내 방으로 돌아와 잠시 쓰러졌다가 3시 반에 일어나 짐 싸고 (짐도 안 싸 뒀었다),
대충 씻고 나가니깐 딱 4시였다. 차가운 새벽공기에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이렇게해서 나는 오이, 귤과 함께 밴(VAN)을 타고 스리나가르로 향했다.
차에 오르자마자 아침이 올 때까지 모두들 깊은 잠에 빠져든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