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진 몇 장 올려 놓고 제목은 그리움이나, 기다림, 추억 정도로 지어 놓는 거야.
그리고는 으스대듯 '무보정' 임을 강조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곳이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텍스트 하나 대충 써 넣으면 '좋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정도의 댓글 달리겠지.
그 일련의 과정들, 아무 쓰잘데기 없고, 아무 의미도 없고, 아무 도움도 안 돼.
그걸 이제서야 깨닫는 거야. 느리게 느리게 배워가는 거지.
그래, 내겐 아무 의미 없어.
내 메인 카메라는 바로 저 똑딱이다. 그러니까 아무 의미 없다구, 그런 것들 따위.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지만 남들이 보고는 잘 찍었다고, 예쁘다고 칭찬해 주는 사진을 찍으려는 건 아니야.
내 감각의 표현 수단 중 하나로써 사진이라는 도구를 잘 활용하고 싶은 것 뿐.
굳이 숙련되지 않아도, 감각이 없어도, 자신만의 생각이 없어도 찍을 수 있는
아무나 타이밍만 잘 맞추면 찍을 수 있는 예쁜 사진들은 내게 아무 의미가 없어.
아직 많이 부족해서 '이런 거다'라고 보여 줄 게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지만,
앞으로 서서히 나아질 거라고 믿어. 좀 더 효과적으로 감각을 표현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면 그저 노리개로 활용하면 그 뿐.
좀 더 잘 표현하기 위해, 좀 더 부숴버릴 필요가 있다는 절실한 느낌.
하지만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 지 막막해서 대책 없이 무기력한 날들을
한숨으로 보내고 있는 나날들 속에 아무 쓰잘데기 없는 넋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