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동남아 삽질 여행 45 2/4
루앙남타, 길 위에서
루앙남타 시내에서 버스터미널까지 6킬로미터 거리를 땡볕에 걸어가는 대장정(?) 중. 뜨거운 아스팔트를 걸어가고 있으려니 썽태우를 타고 휙 지나가는 외국인들이 가끔 보이기도 했다. 편하게 차 타고 버스터미널 가서 휑하니 떠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스쳐 지나는 풍경들이 아쉬웠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휑하니 스쳐 지날 수도 있었던 모습들 깊이 바라보는 중.
계속 걸어가고 있는 아스팔트 길은 이런 모습. 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으로 조용할 틈이 없다. 다른 교통수단들보다 자전거가 많이 지나다니는데,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양산을 쓰고 있었다. 햇살이 따가워서 딱 하루만 햇볕을 쬐어도 까맣게 탈 정도니까, 여기서 생활하려면 썬크림이나 양산은 필수.
수확철이라 그런지 논에서 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여기는 새참같은 건 없는 듯 했다. 밥 먹을 때 되면 집에 들어가거나, 근처 식당 겸 구멍가게에서 쌀국수로 끼니를 떼우며 그늘에서 잠시 쉬는 모습들이 보였다.
승려들도 양산을 쓰고 간다. 양산을 쓰지 않은 승려들은 머리가 뜨거워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모자를 썼다. 라오스도 남자들이 승려로 많이 가서 그런지, 논밭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여자들이 많다.
루앙남타 시내에서 약 4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공항. 마치 사설 활주로처럼 규모는 상당히 작은 편. 그런데 이 공항은 아무래도 일반 항공기가 이착륙 하는 곳은 아닌 듯 싶다. 시내에서 6킬로미터 즘 떨어진 버스터미널로 가다보면 공항 가는 길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또 나오는데, 시내에서 약 7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또 공항이 있다. 거기가 일반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공항인 듯 싶었다. 루앙남타는 작은 도시이지만 항공편으로도 갈 수 있는 곳이다.
루앙남타 시내에서 약 4킬로미터 정도 버스터미널 쪽으로 걸어가다보면 작은 마을이 하나 나온다. 여기서 버스터미널 가는 길과 공항 가는 길이 나누어진다. 삼거리의 조그만 상점거리를 중심으로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는데, 가게가 서너개 밖에 없지만 정말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조그만 마을이지만 일단 마을이 있으니까 사원도 하나 있다. 작고 초라한 사원이지만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
라오스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는 한국에서 온 오래된 버스. 한국에서 이런 버스 운행하면 아무도 안 타겠지만, 라오스에서는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열심히 일 하고 있는 동네 청년들인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물고기인지 미꾸라지인지를 잡고 있는 모습. 뭔가 잡히긴 잡히는 걸까, 한참을 지켜봐도 딱히 뭔가 잡히지는 않는 듯.
한 쪽에서는 벼를 베고 있고, 한 쪽에서는 탈곡기를 돌리고 있었고, 또 한쪽에서는 짚단을 쌓고 있었다. 탈곡기 빼고는 모두 수작업이었다.
어느 농가 마당에 풀어놓은 소. 송아지 사진을 찍으니까 어미소가 다가와서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추수하는 모습. 상당히 넓은 논을 모두 손으로 작업한다. 기계는 하나도 없었다.
저 넓은 논도 모두 수작업을 해야 하겠지. 그래도 벼가 다 익어서 수확을 기다리며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참 평화롭다.
조그만 마을을 넘어서 버스터미널 쪽으로 나 있는 길은 사람도 차도 거의 없었다. 어쩌다 한 번씩 차가 지나다니긴 하지만, 이 즘 나오면 힘든다고 차를 잡아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라오스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택시는 없다. 물론 시내버스도 없다.
단거리를 이동하는 대중교통수단은 썽태우가 유일한데, 이 즘 오면 썽태우도 잘 안 다니기 때문에 걷던 길 계속 걸어갈 수 밖에 없다. 혹시 라오스에서 시골을 걸으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한다. 일단 시골길로 들어서면 중간에 힘 들어도 딱히 이용할 교통수단이 없다는 것.
군것질거리를 입에 물고 슬렁슬렁 걸어가는 동네 꼬마.
남의 집 앞에 마련된 의자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따가운 햇살 속을 걷다가 그늘에서 쉬면, 식어가는 땀을 느끼며 스르르 잠이 오기도 한다. 따뜻한 바람 부는 그늘 아래서 잠시 낮잠 좀 자고 갔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