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나 연휴, 주말 등에 서울에서 부산을 가려면, 기차표가 대부분 매진이다. 하지만 이런 때도 기차표를 구해서 무사히 부산까지 내려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내 경우는 기차보다는 버스가 싸니까, 기차표가 매진이든 아니든 그냥 고속버스를 타고 간다. 그래서 한 때 한창 기차 타고 다닐 때 이후로는 기차표 예매에 별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 명절 때 보니까 주변 사람들이 기차표 때문에 애를 먹거나, 기차표가 없어서 고향 내려가기를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이 방법을 알려 줬다. 특히 이번 명절 때는 눈 때문에 고속도로 사정이 안 좋아서,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편했던 상황이라 이 방법이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사실 나는, 기차를 좀 이용해 본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 꽁수는 다들 알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번 기회에 공개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시는 분들은 그냥 넘어가시고, 모르시는 분들만 주목하시면 되겠다. 만화로는 설명이 좀 부족하니까, 예를 들어가며 설명 해 보겠다. 이미 명절이 지나버려서 좀 그렇지만, 다음 추석이나 주말 등에 이용해 보기 바란다.
특히, 요즘은 새마을호를 자주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주말에는 새마을호가 매진일 경우가 많다. 새마을 호가 조금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만 감수한다면, KTX보다 값도 싸고 자리도 넓어서 좋다는 건 다들 아실 터. 이 방법은 주말에 매진인 새마을호를 타고 싶을 때도 유용하다.
예제로 알아보는, 매진인 상태에서 기차표 예매하기
1. 부산 -> 서울 매진상태 확인 & 열차번호 확인
코레일(korail.go.kr) 사이트에 들어가서 기차표를 조회해 본다.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새마을호, 18시 30분 차를 타고 싶은데, 매진인 상태.
예를 들기 위해 화면 갈무리를 하다보니 적당한 예를 찾지 못 했는데, 모든 열차편이 다 매진인 상태라고 가정해 보자. 혹은 무슨 일이 있어도 18시 30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하든지.
그래서 일단 내가 타려는 18시 30분 출발하는 열차가 매진이라는 걸 확인했다. 이제 이 열차번호가 1006 번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재검색을 하기 시작한다.
2. 부산 -> 대전 좌석상태 확인
일단, 이 1006 번 열차를 이용해서 대전까지는 갈 수 있는지 확인 해 본다. 안타깝게도 부산->대전 까지도 매진 상태. 이러면 구간을 좀 더 잘게 쪼개서 들어간다.
3. 부산 -> 대구 예약
부산->대전이 매진이었으니까, 더 잘게 쪼개서 '부산->대구'를 검색해 본다. 역시 있다~! 일단 예매하고, 이걸 계속 이어간다. 잊지마시라, 내가 타려는 열차는 1006번 새마을호다.
4. 대구 -> 대전 예약
부산에서 대구까진 자리를 확보했으니까, 대구에서 대전까지 또 자리를 확보한다. 그림에서 보이듯, 1006번 열차(같은 열차)로 대구에서 대전까지 좌석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예약한다.
5. 대전 -> 서울
이제 대전->서울 구간만 이으면, 열차를 갈아타지 않고 '한 열차만 이용해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운이 없는지, 대전-서울 구간은 매진이다.
이 때는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다른 열차편 예매를 다시 시작하든지, 아니면 대전-서울 구간을 다시 잘게 쪼개든지.
이 예에서는 1006번 열차를 타고 가겠다고 이미 결심한 상태에서 시작했으니, 대전-서울 구간도 잘게 쪼개보자.
6. 대전 -> 수원 예약
대전-서울 구간을 쪼개서, '대전->수원' 구간을 검색했다. 역시 똑같은 1006번 열차다. 마침 자리가 있으니까 바로 예약!
7. 수원 -> 서울 예약
수원-서울 구간은 거의 항상 자리가 있는 편이니까, 별 걱정 없이 예약 가능~!
이렇게 해서,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열차를 여러 구간으로 쪼개서 예약했다. 이제 결재만 하면 끝.
결론은 '부산->서울' 구간을 '부산->대구->대전->수원->서울' 4개 구간으로 쪼개서 예약했다는 것.
열차를 갈아타는 게 아니라, 한 열차 안에서 자리만 이동하면 되기 때문에 크게 많이 불편하지도 않다.
열차 안에서 자리를 이동한다는 의미는 이렇다. 부산에서 대구까지는 12번 좌석에 앉아 가다가, 대구에서 대전은 28번 좌석에 앉아 가는 등, 중간중간 좌석 번호가 바뀐다는 것. 당연히 구간마다 다른 표를 끊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꼭 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이렇게라도 가야지 어쩌겠는가.
이 방법은 자리를 자주 이동해야 한다는 문제점 외에, 큰 문제점이 하나 더 있다. 비싼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 구간마다 기본 요금이 있기 때문에, '부산->서울' 표 한 장 사는 것보다는 좀 더 비싼 요금을 내야 한다.
불편하면서도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방법이지만, 정말 가야만 하는데 표가 모두 매진일 때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 고향이 지방인 사람이 아니라면 '뭣 하러 저렇게까지 해서 가려고 하나'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표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러 본 적 있는 지방 출신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해서 고향집 가고 싶다는 거.
아무쪼록 이 방법을 몰랐던 분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됐으면 싶다.
p.s.
명절 때는 무작정 버스터미널 나가 보면, 웹사이트에 안 나오던 차편도 막 생겨요~ 관광버스 끌어와서 차편을 막 증편시키거든요. 그러니까 기차에만 목숨 걸지 마시고 (ㅡㅅㅡ;), 버스터미널로 가 보아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