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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 1/3 200807
    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0. 12:10
    순천에서 버스를 타고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아서 넘어가면 느닷없이 넓은 평야가 나타난다. 어찌 이런 산중에 이렇게 넓은 평야가 느닷없이 나올 수가 있는가 의아스러울 정도인데, 그 너른 평야에 성곽도 축조 되어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성곽이 산이나 해안을 따라 축조돼 있는데, 이 곳 성곽은 평야 한 가운데, 들 가운데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에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관아를 비롯해 백여 채의 초가와 돌담, 싸리문 등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그저 유물과 유적으로 보존만 되어 있는 곳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주민들이 실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다른 유적지들에 비해 ‘살아 숨 쉬고 있다’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낙안읍성 민속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버스에서 내려서 성곽을 보고 걸어가면, 이런 길을 만날 수 있다. 비가와서 그런지 좀 더 깨끗하고 산뜻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성을 공략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는 오리들. ㅡㅅㅡ;


     
    낙안읍성 출입구. 이 출입문 안팎으로, 근방에 민속주점이나 기념품 가게 등이 많이 모여 있다. 당연히 입장료도 있다. 어른 1인 2,000원.


     
    성곽은 6.25 때 많이 훼손되었고, 1980년대부터 복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도 서문 등은 복원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라고. 

    성곽 자체도 나름 멋있고, 성곽 주변으로 해자(성 밖으로 둘러 판 못)도 둘러쳐져 있어서, 어떻게 보면 유럽 쪽의 어느 성곽 같기도 하다. 

    날씨마저 구름 끼고, 빗방울 흩날리며 어둑하니까, 마치 성곽 위로 드레곤 한 마리가 날아올 것 같은 분위기. 자, 파티(party) 짜서 공성전 하자. ㅡㅅㅡ;

     

    입구를 들어서면 이런 모습. 입구 근처는 그리 정겹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기념품을 산다든가, 여기까지 오느라 제대로 먹지 못 한 끼니를 챙겨 먹는 정도의 기능적인 행동 정도를 할 수 있다. RPG 게임에서 무기 사고, 아이템 보충하는 마을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오늘 왜 이러니, 게임 하고 싶은데 계정 다 잘라서 그런 거니 ;ㅁ;)


     
    성곽은 복원을 해도 너무 깨끗하게 복원 하는 바람에 옛스러운 정취는 조금 떨어진다. 그래도 전체적인 윤곽만 감상한다면, 야성(들판에 세워진 성)이기 때문에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저렇게 성곽을 따라서 파 놓은 못이 바로 해자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을 이용하기도 하고, 인공적으로 삽질을 하기도 한다 (운하라고 볼 수는 없다 ㅡㅅㅡ;;;). 옛날에는 저기도 모두 물을 채워 놓았을 것이다. 해자의 목적은 적의 침범을 막기 위한 것.

    그러니까 해자 안쪽과 바깥쪽은 땅값 차이가 엄청났을 듯. ㅡㅅㅡ;;;


     

     
    사실 낙안읍성은 세 번인가 갔는데, 갈 때마다 입구 근처에서는 파전냄새가 진동을 했다. 나쁜게 아니라, 냄새가 좋긴 한데, 그 냄새 때문에 막 배가 고파지고 침이 흐른다는 게 문제. 그러면 사 먹으면 되지, 라고 간단하게 말 하기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운 것도 문제.


     
    지도나 가이드 같은 것은 필요 없다. 그냥 걸어서 휘휘 둘러보다보면 반나절이면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다. 성 안쪽도 꽤 넓은 편이라서, 사람들 없는 어느 한적한 구석자리 바람 시원한 곳에 자리 잡고 신선놀음도 할 수 있다. 책 한 권 들고가서 덮고 자면 딱 좋은 곳들도 많다 (책은 얼굴 덮고 자라고 들고 다니는 거다).


     
    초촐한 처형식. 사또와 범죄자의 일대일 면담. 

    관아는 꽤 넓게 터를 차지하고 있는데, 딱히 볼 만 한 것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차라리 이런 마네킹으로 여러가지 장면들을 좀 더 많이 재현해 놓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각종 고문장면 같은 거 (너무 하드코어인가).

    한국 사람들이라면 따로 설명 안 해줘도 이게 뭘 하는 것인지 다 알겠지만, 외국인 같은 경우는 정확히 파악하진 못 할 것 같다 (눈치 있으면 짐작은 하겠지만). 설명문 같은 걸 좀 써 붙여 놓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긴 세 번 정도 갔지만, 낙안읍성에서 외국인 만난 적은 한 번도 없긴 하다. 


     

     
    올라가는 계단이 돌계단과 합쳐져 있다는 것도 특이하고해서 좋긴 하다. 그런데 이 건물의 기둥 밑단을 보면 너무 티 나게 반듯하게 깍아진 돌로 보수공사를 해 놔서, 멋이 좀 떨어진다. 이런 식으로 낙안읍성 안에는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뭔가 좀 아닌듯 한 것들이 많다. 그러니까 세세하게 들여다보기 보다는, 전체적인 윤곽을 크고 넓게 바라보기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아직도 농사를 지으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곳.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있기 때문에, 아무 집이나 불쑥 들어가서 구경하면 안 된다. 전시용으로 만들어진 집은 입구에 표시가 되어 있다.


     
    이렇게 모여서 놀 수 있는 집도 있음. 제기차기, 팽이, 투호 같은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낙안읍성을 가려면 일단 순천으로 가야한다. 고속버스나 기차 등을 이용해서 순천역 근처로 간 다음, 역 앞 로터리에서 미니스탑 편의점, 백제약국 등이 있는 길로 들어가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근처에서 낙안읍성 가는 버스 타는 곳을 물으면 됨).

    순천과 낙안을 오가는 버스는 63번, 68번 등이 있는데, 배차간격은 약 70분마다 한 대씩이라고 보면 된다. 순천에서 낙안으로 들어가는 첫차는 새벽 6시에 있고, 낙안에서 순천으로 나오는 막차는 밤 10시에 있다. 낙안읍성 안쪽에 민박집도 있으니 하룻밤 묵어가는 계획을 짜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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