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는 부여 남쪽에 있는 백제의 별궁 연못이다. 삼국사기에 '궁궐의 남쪽에 연못을 팠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궁남지라 부른다고 한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20여 리나 되는 수로로 물을 끌어들이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고, 연못 한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서 뱃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그 모습이나 규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어서, 지금의 궁남지는 옛날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지금의 궁남지는 배를 띄워 뱃놀이를 즐기기엔 적합치 않지만, 때 되면 수많은 연꽃들이 피어서 아름다운 곳이다. 꼭 연꽃 필 때를 맞춰 가지 않더라도, 넓은 연못의 연 잎들을 구경하며 거니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다.
부소산성에서 혹은 부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쪽으로 쭉 걸어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궁남지. 사진으로 보면 무슨 밭처럼 보이지만, 이 앞쪽에서 저 끝까지 모두가 연못이다. (참고로 연잎이 떠 있는 못을 '연못'이라 한다. 그냥 웅덩이에 물만 고여 있으면 '못'이다.)
연못 한 쪽 귀퉁이에는 수박도 있다. 이거 수박 맞겠지? 호박에 줄 그어 놓은 건가? ㅡ.ㅡ;
연못이니까 당연히 물로 채워져 있다. 깊이가 그리 깊어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잘 못 하면 빠질 수 있으니 조심. 연못 가운데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돌다리가 여기저기 놓여 있다. 비가와서 돌다리가 조금 미끄러웠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연잎들이 더욱 푸르게 보였다. 연잎들이 하도 많고, 연못도 하도 넓다보니, 비를 맞으며 거닐어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라고 생각하면 즐거워진다). (어쨌든 돌다리를 잘 두들겨 보고 건너기 바란다. ㅡㅅㅡ)
저 넓은 연못에 연꽃들이 활짝 다 피게 되면 정말 장관일 듯 하다. 나중에 때 맞춰서 다시 가 봐야지라고 벼르고 있긴 하지만... (먹고 살기 힘들더라 ㅠ.ㅠ)
주차장을 보니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온 것 같은데, 다들 넓게 퍼져 있는지 사람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 중에는 엄청난 장비로 중무장 한 카메라맨들도 보였다. 내가 봐도 제대로 찍으면 아주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가서 예쁘게 사진 찍어서 좀 보여 주시기 바란다 (난 요즘 사진을 워낙 대강대강 찍어서).
안개 낀 다리를 건너다보면, 연못 아래서 로렐라이가 부를 것 같기도 하고... 아, 여긴 한국이니까 물귀신이 부를려나.
어쨌든 아름다운 곳이다. 아름답다는 말 밖에는 별달리 할 말도 없고~ 이어지는 사진들 계속 감상 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