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왔다. 의사 말로는 일시적으로 흔들렸을 수도 있고, 만약 이상이 있다 해도 그 정도는 일상생활 하는 데 큰 무리가 있을 정도는 아니란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몇 달 간 준비해 왔던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무슨 일인지는 나중에 티비 토크쇼 하게 되면 알려 주겠음. ㅡㅅㅡ;
어쨌든 요즘 심히 우울하다. 당신 몸은 이제 병신이오 라고 인증받은 것 같아서 화가 난다. 몇 년 전만 해도 술 먹은 다음날 신체검사를 해도 모두 정상으로 나왔는데. 열심히 야근하고 밤샘하고 일했던 결과가 이런 것인가 싶어 씁쓸하기도 하다. 시력도 점점 나빠져서 이제 0.5 라니, 정말 몸이 전체적으로 점점 안좋아지는 것 맞는 듯 하다.
최근 언젠가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부익부는 몰라도 빈익빈은 확실히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가난해서 제대로 못 먹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제대로 건강 못 챙기고. 그러다가 몸이 좀 이상하면 제대로 된 치료 못 받고 겨우 약이나 몇 알 집어먹고 넘어가고. 그렇게 골골하다가 약값대느라 바쁘고, 그러면 돈은 안 모이고, 결국 또 열악한 환경에서 못 벗어나고, 그래서 병은 계속되고, 골골하고, 약 값 들고, 돈 없고, 가난하고, 지겨운 악순환의 반복. 그러다가 큰 병 생기면 치료비 없어서 끙끙 앓다가 가는 거겠지.
조금 엉뚱한 말이긴 하지만, 중세 유럽에선 페스트같은 큰 전염병이 한 번 돌고 나면 사회가 급속히 발전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인구가 정리되니까 노동환경개선이나 처우개선, 사회적 통념과 생각의 전환 등으로 어쩔 수 없이라도 전이할 수 밖에 없었다 한다. 어차피 죽거나 살거나 확률 반반의 러시안 룰렛. 차라리 그렇게라도 정리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게 안 된다면 어디선가 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 아닐까, 지금 상황은. 강대국 내부에 문제가 생기거나, 혹은 좀 더 커 가기 위해 물자가 필요할 때, 항상 그들은 전쟁을 했으니까. 어쨌거나 멸망까지는 아니더라도 2012년 까지 뭔가가 일어나긴 일어날 듯.
어쨌든 그래서 결론은 요즘 우울하다는 것. 느닷없이 날씨도 추워지고. 어딘가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고싶다.
p.s.
시골로 가면 월세 5만원 짜리 방도 많다던데, 혹시 그런 것 어떻게 구하면 되는지 아시는 분 있나요? 시골 가서 요양 좀 하고 싶어요. 방은 구질구질해도 상관없고, 인터넷만 되면 되는데... 나름 수소문 하고 있긴 하지만, 무늬만 시골인 곳들의 정보들만 자꾸 나와서리...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