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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별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똘레랑스
    사진일기 2010. 11. 17. 02:01



    어떤 사람에겐 하룻밤 술값도 되지 않는 돈이고, 또 어떤 사람에겐 하루 점심 밥값 정도밖에 되지 않는 금액의 책들을 사면서도, 고르고 또 고르고, 넣었다 뺐다, 리뷰를 보고, 샘플을 보고, 후회하지 않을까, 꼭 사야하지 않을까, 지금은 필요없지 않을까, 또 고르고 고르고, 그 다음엔 또 여러날을 망설이고 또 망설여서 드디어 책을 샀다.

    사실 요즘은 책 읽을 시간도 별로 없고, 이런 책 말고도 읽어야 할 책들과 문서들이 많이 쌓이고 또 쌓여 있다. 사서 한두번 읽으면 또 버리거나 누구에게 주거나 할 수밖에 없는 것을 뻔히 알지만, 또 제대로 읽기나 읽을지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샀다, 이것은 나름 내 방식대로의 일종의 기부이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 모든 여행자들을 응원하고 싶다. 물론 게중에 사기꾼도 있고, 명예욕이 너무 밝히는 사람도 있으며, 너무 이기적인 사람, 몰염치한 사람, 욕심많은 사람, 기타 불순한 목적으로 여행자의 탈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예외로 하자, 아니 여행자의 부류에서 아예 빼 버리자. 이 세상 사람들이 여행자라 불러 주더라도, 나는 나만의 기준으로 여행자 아닌 것들은 여행자가 아니라고 분류해 버릴테다.

    어쨌든 그렇게 세심하게 관찰하고 분류해도 이 세상에는 수많은 여행자들이 있고, 수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으며, 또 배울 것 많은 사람들 또한 많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책이라는 형태로 엮어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그런 사람들을 작으나마 후원하고 싶다. 그리고 내 수준에서 후원은 그들의 책을 사 주는 방법 밖에는 없다.

    흔히들 사람이 어떻게 자기 하고싶은 것을 다 하고 사냐고 말들 하지만, 또 대부분 그럴 수 없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게중에는 또 그렇게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도 있고, 어느 정도 욕심을 버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 또한 있다. 나는, 내 미약한 힘으로, 최소한 그들이 많은 욕심을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이라는 가시밭길에서 무릎꿇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읽지 않고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후원해 주고 싶은 사람의 책은 무조건 산다. 물론 매달 자금사정에 따라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지만.

    글로 쓰니 뭔가 거창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한마디로 잘라 말하자면, 여행자였던 사람이 여행자들을 돕고, 교감하고자 하는 마음이랄까. 그뿐이다. 어쩌면 일상에 붙박힌 가난한 자의 싸구려 티켓일 수도 있겠고. 어쨌든 누구든, 혹은 서로서로 좋으면 그 뿐.




    '나만 위로할 것'은 '생선'이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린다는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라는 책의 저자 김동영 씨의 신간이다. 아이슬란드에서의 180일. 이름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나라지만, 막상 그 나라에 대해 떠올려보면 지도 위에 하얀 눈으로 뒤덮힌 나라라는 것 뿐. 그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들이다.

    '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는 라디오 방송작가 조지혜 씨의 신간. 산티아고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의 사랑 이야기가 주된 내용. 최근 산티아고라는 유행과, 유럽이라는 안전한 베이스를 깔고 내놓은 책이라 심히 구입을 망설였던 책이지만, 일단 사진에 끌렸다. 감상적인 내용은 감상적으로 감상하면 되는 것 뿐. 어떤 사람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들이라며 뭐라고 하지만, 싫으면 안 읽으면 그 뿐. 여행의 느낌에는 수천만가지 색깔이 있고, 그 느낌을 풀어내는 방법에서 수억만가지 방법이 있다.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재미없으면 시간낭비이지만, 생산을 위해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방법들을 많이 봐 두는 것도 좋다는 생각.

    '산티아고 가는 길'은 외국 저자의 책으로 상당히 오래된 책이다. 이것은 책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느껴서 한 번 보고싶었다. 지금 한국의 여행서적들은, 에세이 혹은 가이드북으로, 내면독백이거나 아예 설명서거나, 사느냐 죽느냐 만큼이나 극단적으로 양분되어 있다. 이 책은 그 사이 어느 지점에서 독자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책값이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충분한 가치는 있는 책.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은 여행책이 아니다. 저자가 사막을 건너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점을 적기는 했지만, 여행서라기보다는 자기개발서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 이런류의 책은 끔찍하게도 싫어하지만, 여행과 다른 부분을 접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하고 색다른 모색을 해 보기 위해 한번 외도를 해 보았다. 그런데 솔직히 이 책 자체는...

    '생활여행자'는 '일상에 안착하지 못하여 생활이 곧 여행이 되어버린 자의 이야기'라는 긴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유성용 씨는, 여행 좀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 만 한 사람이다. '여행생활자'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는데, 이분이 아직도 변함없이 지구의 변두리를 헤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웬지모를 안도감에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 책도 나온지 좀 된 책이고, 이미 서점에서 읽어본 책이지만, 그냥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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