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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은 섬처럼 노래했다 - 인천 펜타포트 음악축제, 뮤직 인 아츠 페스티벌
    취재파일 2011. 11. 14. 17:12


    음악을 중심으로 새롭게 인천을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펜타포트 음악축제’. 그 속에는 프린지 페스티벌이나 락 페스티벌, 한류관광콘서트, 청소년 동아리 문화축제 등이 있지만, 조금은 독특한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 바로 ‘뮤직 인 아츠 페스티벌’이다.

    ‘뮤직 인 아츠 페스티벌’은 한마디로 ‘공연예술’ 분야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는데, 음악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공연예술장르들을 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음악을 중심으로 연극, 퍼포먼스, 미디어, 문학 등 서로 다른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새롭고 독창적인 문화 컨텐츠들을 만들고 선보인다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 인천 아트플랫폼 소극장에서 '열린 뮤직 인 아츠'의 '창작 인큐베이팅' 공연. 다소 실험적인 무대였지만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고, 열심히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했다. 이 소극장은 '차이나 타운'으로 알려진 동네에 위치해 있다.










    대략 90여일 동안 인천시내 곳곳을 무대로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던 ‘펜타포트 음악축제’에서, ‘뮤직 인 아츠 페스티벌’은 ‘핫 아이템 인 코리아’, ‘메이드 인 펜타포트’, ‘아시아 스포트라이트’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무대들을 펼쳤다.

    주로 소극장과 공연장 등을 무대로 한 ‘뮤직 인 아츠’는, 뮤지컬을 비롯해서 연극, 무용, 음악과 문학과의 만남 등, 음악을 소재로 한 여러 가지 다양한 장르들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독특한 프로그램이었다. 



    ▲ 마법의 인생 팀.






    ▲ 오리날다 팀.







    그 중 ‘창작 인큐베이팅 프로젝트’에서는 세가지 공연들이 인천 아트플랫폼 소극장 무대에 올랐는데, 모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들의 프리뷰였다. 공연을 본 심사위원들의 채점과 관객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취합해서, 그 중에서 선택된 작품에 투자를 한다고 했다.

    아직 완성도 되지 않은 작품들이라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다소 엉성하고 이상하다 싶을 수도 있었지만, 독특한 형식에 끌린 것인지, 새로운 시도에 끌린 것인지, 아니면 이런 공연에 목말라 있었던 것인지, 조그만 소극장은 사람들로 꽉꽉 들어차서 바닥에 마련된 방석조차 모자랄 지경이었다.

    이날 있었던 공연은 총 세 가지였는데, 한일합동 프로젝트로 다소 몽환적이고 무거운 주제를 가졌지만 따뜻한 느낌으로 어린이들도 진지하게 바라본 즉흥 환상곡 ‘마법의 인생’, 그리고 락 밴드와 풍물패가 어울려 평소에 흔히 듣지 못했던 소리들을 들을 수 있게 해 준 ‘락과 풍물의 만남’, 마지막으로 즐겁고 유쾌하면서도 청소년들에게 메시지를 던져준 청소년 뮤지컬 ‘오리날다’가 선보였다.






    ▲ 락과 국악의 만남.







    공연 시작 전에 주최측에서 이 무대의 의미와 설문지 작성의 중요성 등을 강조해 준 결과, 많은 사람들이 쉬는 시간마다 로비에서 각자 보고 느낀 것들을 설문지에 써 내려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가족단위로 온 관객들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의견을 주고받으며 설문지를 작성하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공연 설문지 하나로 그렇게 가족들이 서로 교감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도 주최측에서 크게 느끼고 중요시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일반 관객들도 설문지를 이용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테고.

    특히 여기서도 ‘청중 평가단’의 열기가 돋보였는데, 이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모집된 평가단이었다. 이 평가단은 ‘뮤직 인 아츠’ 뿐만 아니라, ‘프린지 페스티벌’ 등에서도 활약을 했는데, 좋은 공연, 가능성 있는 팀들을 뽑아서 폐막공연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한다든지, 앞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의 역할로 참여했다.

    많은 행사들이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는 있지만, 시민들의 역할이라고는 그저 가서 공연을 보고 듣는 것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번 ‘펜타포트 음악축제’의 청중 평가단은 시민들은 좀 더 깊숙이,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게 유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부평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있었던 ‘아시아 스포트라이트’는 아시아 각국의 뮤지션들과 국내 인디밴드들이 나와서 노래를 한 무대였는데, 음악 외에 다른 장르가 결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뮤직 인 아츠’와는 성격이 조금 다른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공연이 특이했던 점은, 단순히 인지도 있는 밴드들을 불러서 공연 프로그램을 짠 것이 아니라, 아시아와 국내의 음반 레이블 간의 교류를 위해 레이블 별로 음악인들을 모아서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무대를 통해, 향후 인천을 아시아 앨범마켓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레이블 소개나 그 외 어떤 부대행사 없이 공연만 이루어 졌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어쨌든 이틀 동안 펼쳐진 이 무대에서는 태국, 일본, 대만, 싱가폴 등의 뮤지션들이 참가했고, 국내 뮤지션 중에서도 국카스텐, 데이브레이크, 짙은 등이 참가해서 공연을 했다. 외국 뮤지션들과 국내 인지도 있는 뮤지션들의 공연이라 관람료가 약간 비싸긴 했지만,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음악인들을 두루 만나볼 수 있는 재미있는 무대였다.




    ▲ 국내의 친숙한 인디 레이블들과, 해외의 새로운 레이블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아시아 스포트라이트'.






    ▲ 인디밴드들의 공연장 치고는 다소 무겁고 엄숙한 느낌의 실내 분위기라서, 초반에 사람들은 마음껏 열기를 발산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끝까지 주눅들어 있을 사람들이 아니지 않은가, 최소한 이런 공연장을 찾아올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 그들은 섬처럼 노래했다. 데이브레이크.






    ▲ 여행 중에 들은 음악인가,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려줬던 태국 밴드. 스퀴즈 애니멀(Sqweez Animal).






    ▲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인디밴드, 짙은.



    ▲ 시종일관 허리에 손을 얹고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일본의 하바드(Harvard).






    ▲ 더 문샤이너스. 이 쯤 돼서 관객들은 거의 다 일어나 앞쪽 무대 주위로 몰려들었다. 물론 뮤지션의 '너무 얌전하다'라는 질책도 이들을 부추겼다.










    몇 년에 걸친 꾸준한 발걸음으로 이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넘어서서, 인천은 이제 ‘펜타포트 음악축제’라는 큰 행사를 통해 한국 음악의 메카가 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류관광문화축제’를 통해서 소녀시대 같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국내 메이저 급 가수들의 콘서트도 가지긴 했지만, ‘뮤직 인 아츠’나 ‘프린지 페스티벌’ 등을 보면 인디밴드와 무명 팀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들이 많아서 더욱 관심이 가는 프로젝트다.

    부디 앞으로도 꾸준히 이 발걸음을 이어가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의 인디밴드과도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아울러 취미로 밴드를 하는 일반인들도 이런 축제를 통해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음악들을 만들고 즐길 수 있도록 앞장 서 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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