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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은 정원과 오색 거리의 섬, 월미도 - 월미공원, 문화의 거리, 놀이동산
    취재파일 2011. 12. 8. 22:39

    월미도 월미공원

    인천에 살아본 적 없는 타지인으로써 월미도라는 이름에서 섬을 연상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종점인 인천역까지 가서 버스를 타면, 10분 남짓 더 들어가면 나오는 곳. 가는 길에 다리 같은 것도 없고, 그냥 육지로 쭉 이어져 있어서 섬으로 간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섬이라는 인상은 전혀 받을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월미도도 1906년 이전에는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섬이었다 한다. 삼각형으로 생긴 조그만 섬이, 달의 꼬리를 닮았다 해서 '월미'라는 이름이 붙었다. 특히 개항기에는 외국 선박들이 한강을 통해 한양으로 가는 도중 꼭 거쳐야 했던 지점으로, 강화도, 영종도와 함께 각종 수난이 많았던 곳이라 한다.
     
    월미도의 수난은 그 후에도 계속 이어졌는데, 해방 후에는 미군의 해안경비대 기지가 되어 한국인 출입이 통제되었고, 6.25 전쟁 중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첫 상륙지점이 되어 쏟아진 포탄으로 섬 전체가 초토화 되었다. 그 후 약 50여년 간 군부대가 주둔해서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다가, 2001년 인천시가 국방부로 부터 섬을 인수해서 공원으로 가꾸기 시작했다.












    내 경우는 여태까지 월미도를 찾은 이유가 오직 영종도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월미 놀이동산 앞쪽에 있는 '월미 선착장'을 이용하려고 간 것이 전부였다. 가다가 시간 남으면 잠시 놀이동산을 둘러보고 앉았다 쉬어가는 정도. 그래서 월미도엔 그런 조그만 규모의 놀이동산만 있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놀이동산 뒤로 보이는 '월미산' 쪽으로 넘어가니 의외로 꽤 넓은 공원이 나왔다. 산 꼭대기의 전망대를 비롯해서 낮은 산을 넘거나 둘레를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 산 아래 평지에 조성된 전통정원, 그리고 한국이민사박물관 등이 모두 이 '월미공원'에 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월미도엔 놀이동산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곳에만 머무는지, 월미공원 쪽은 비교적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었다. 군부대를 인수해서 꾸미기 시작한 지 10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할 수 있는 그 시간동안 계획적으로 공원을 조성해서 그런지, 꽤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철조망 같은 것들이 군데군데 아직 남아있고, 아직도 계속 진행중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다시 찾으면 많이 달라져 있을 거라는 느낌.















    월미공원 한쪽에는 한국의 유명한 곳들을 축소해서 재현해 놓은 '한국전통정원'이 있다. 안동 하회마을의 고택 양진당을 재현해 놓은 곳도 있고, 국담원, 부용지, 제물포마당, 서석지, 애련지 등을 축소해서 재현해 놓아서, 한꺼번에 우리나라 곳곳의 여러 정원들을 요약해서 훑어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들 모습도 꽤 보였는데, 한국의 미를 편하게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축소해 놓은 모습만 보고는 이게 전부인가보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약간 걱정스럽기도 했다. 축소는 축소일 뿐, 실제와는 많이 다른데 말이다.

    어쨌든 종류별로 잘 정돈해서 꾸며놓은 예쁜 정원들을 산책삼아 쉬엄쉬엄 둘러볼 수 있다는 면에서, 월미도는 관광이라는 측면에서 또 한 번 외국인들의 기착지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 일단 여기서 보고 감동 받거나 취향 맞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실물을 보러 가도록 연결이 될 수 있도록 잘 계획되면 더 좋을 테고.

















    월미 문화의 거리


    다시 유람선 선착장 쪽으로 나와서, 월미놀이동산(마이랜드)을 가로지르면 앞쪽으로 '월미 문화의 거리'가 펼쳐진다. 월미놀이동산과 마이랜드를 따로 떼서 부르기도 하는데, 어찌됐든 둘 다 놀이동산이니까 그냥 둘 다 놀이동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쪽 길로 나오면 당연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놀이기구들이다. 엄연히 문이 있기는 하지만, 딱히 외부와 내부가 크게 구분되지 않기도 하고, 거리 전체가 알록달록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서, 거리가 모두 마치 놀이동산의 연장선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주말 저녁에 사람이 많이 몰리면 이 넓은 거리도 인파로 꽉 찰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길이 꽤 넓기 때문에 걷기는 좋은 편. 바다를 바라보며 걷거나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고, 안쪽으로는 카페촌이 늘어서 있으며, 이런저런 주전부리들을 파는 가게들도 많아서 거리 전체가 놀이공원 같은 분위기다.

    한쪽 야외무대에서는 무대가 떠나갈 듯 소리 높여 노래 부르는 사람들과 환호하는 사람들의 무리들이 바닷가 갈매기처럼 모여있고, 또 다른 한 쪽으로는 영종도로 떠나는 배가 막 선착장을 떠나는 모습이 보이며, 그 뒤로는 바다에 발을 담글 듯 가까이 내려가 서로 속삭이듯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 앉아 있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 나온 가족과, 학교 마치고 바로 나왔는지 교복을 입은 채로 친구들과 떠들썩하게 지나는 한 무리 여학생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거리 한 복판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사람과,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포즈를 취하느라 정신 없는 외국인들.

    정말 정신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들과 언어들로 이야기하며 지나쳐서 다소 정신 없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만히 지켜보면 그 사람들 하나하나가 또다른 구경거리가 된다. 아마도 이 거리에선, 나 역시도 다른 누군가의 구경거리가 될 테고. 그렇게 서로서로 구경하고 웃으며 지나다 보면, 얼핏 그 옛날 개항기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을 것 같다.
     






























    월미도 문화의 거리는 특히 인천역과 차이나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주말에 슬쩍 짜장면이나 먹고 바람이나 쐬어 볼까 하며 나가서 하나의 세트로 묶어서 둘러보면 좋을 듯 하다. '개항'이라는 단어로 묶여 있긴 하지만, 지금은 두 여행지가 성격이 아주 다른 곳이므로, 둘 중 하나는 마음에 들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테다. 



    참고자료
    월미공원: 
    http://wolmi.incheon.go.kr/icweb/html/web28/0280010010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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