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에 사진을 안 붙이면 예쁜 여자를 무조건 면접에 불러서 구경하려는 행태가 없어질까. 일단 그건 많이 없어지겠지만, 어떤 사람인지 보자라며 무작정 더 많이 불러낼 우려도 있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이 그냥 재미로 사람을 부른다.
심한 경우는 이런 것. 어차피 자기 회사에서 뽑을 생각도 없고, 넣을 포지션도 마땅하게 없는데도, 이력서나 자기소개서가 특이하거나, 좀 색다르게 보인다거나, 특이한 경력이 있거나 하면 그냥 한 번 만나보자 하는 심정으로 부르는 곳들도 있다. 말 그대로 그냥 재미로 사람 불러 앉혀놓고 '이런저런 사람이군'하고 평가하길 원하는 거다.
그것보다 웃긴 것은, 원래 구인 하려고 했던 수준은 무시하고, 그냥 무작정 좋은 사람이 지원했으니깐 일단 뽑고 보자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이건 정말 주먹구구식 경영의 원초적 본능이라 할 만 하다.
한 업계에 오래 있으면서 이곳저곳 면접 많이 본 입장에서, 몇 가지 질문만 던져보면 금방 답 나온다. 정말 어떤 때는 그런 못난 짓을 해놓고는 면접관들 언행도 불성실하고 지저분한 경우도 있다. 그러면 난 그냥 판을 엎어버린다. 왜 내가 차비 써 가며 가서는 니들 앞에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냐.
자존심이 밥 먹여 주진 않지만, 내 존재의 이유인 자존심까지 굽혀가며 밥 먹고 살면 또 뭐 하겠나. 그런 인간들에게까지 굽혀가며 밥 먹고 살 생각 없다, 그냥 굶어죽고 말지.
어쨌든, 한국 사회에서는 (워낙 무책임하므로), 면접비도 노동법으로 법제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불렀으면 일정 금액의 노동비를 주도록 말이다. 풀타임도 아니고, 일방향도 아니니까 시급의 절반 정도면 대략 하한선으로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정말 많은 회사들이 사람을 재미로 불러보는 현실. 아무 생각 없이 부른 놈들은 꼭 티가 나고, 기분을 상하게 한다. 그 회사에 이력서 넣는 시간, 면접 가는 것도 다 그곳을 위한 노동이다. 남의 시간과 노력을 하찮게 여기는 회사라면 이미 결말은 뻔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