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부터 애플 앱스토어에 앱을 등록할 때, 한국인이면 무조건 '사업자 등록번호'와 '통신 판매업 번호'를 입력하도록 되었다.
유료앱 뿐만 아니라, 취미 등으로 만들어 올리는 무료 앱도 일괄 적용되고 있고, 신규등록과 업데이트 모두 적용되고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 제기하는 문제는 '세금' 문제가 아니라, '개발' 문제다.
유료 앱은 사업자등록 하는 게 맞다고 치자. 그런데 학생이나 직장인 등이 취미삼아, 혹은 경력에 보탤 요량으로 무료로 앱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재취업을 위해 배우는 과정 중에 등록하는 경우도 있고, 가끔 청소년들도 앱을 개발해서 등록한다. 그런데 이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으면 이런 사람들은 앱 등록을 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겸업금지 의무 조항이 문제가 되며, 의료보험 피부양자의 경우는 자영업자로 전환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취업 준비생들은 경력을 위해선 혼자라도 앱을 개발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사업자등록을 내면 겸업금지 조항에 걸리므로 앱 등록을 하면 안 되는 이상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게다가 고시원에 살거나 월세에 살면서도 임대차 계약서가 없는 사람들은, 사업자 등록증을 낼 수가 없으니 앱 개발은 아예 원천봉쇄다.
아직 애플의 독단적인 정책인지, 정부의 정책으로 행해진 것인지 확실치는 않은데, 대체 어디서 어떻게 이런 정책이 나오게 됐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일부에서는 개인 등록자들에게까지 사업자 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애플의 오류일 수도 있다는 말도 있다.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은 별로 없고, 일단 앱스토어가 사업자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만 사실인 상태이므로, 좀 더 지켜보고 어디를 욕할지 정해야겠다.
추가) 애플 앱 개발센터에 전화해봤음. 일단 오류는 아니고, 센터에서도 정확한 파악은 아직 못 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함. 구글도 곧 똑같이 할 걸로 예상하고 있다고.
추가) 10월 21일 오후에 애플 앱스토어는 사업자 등록번호 등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직 어떤 공식적인 입장 표명도 하고 있지 않은데,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다시 수정해서 이 폼을 내놓지 않을까 싶다. 이젠 밥그릇 싸움이다, 깨어있지.
참고:
구글·애플 해외 앱에도 부가세 물린다(몇달 전 기사)
이번 사업자 등록에 대한 우려는 전혀 과하지 않습니다(클리앙 글)
외국 개발자의 글(영어: 외국 개발자는 한국에 앱을 판매할 경우, 확실한 컨텍 포인트를 위한 자세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글. 다른 나라에 판매할 때보다 까다로워졌다는 것이 핵심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