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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과 오키나와 - 구글을 넘어설 기회는 아직도 남아있다
    IT 2014. 9. 18. 20:04

    오키나와 여행은 어떨까, 생각하다가 문득 오키나와의 면적이 궁금해졌다. 작은 섬이면 걸어서 다닐 수도 있을 테고, 넓은 섬이면 그에 맞게 준비를 해야 할 테고. 그래서 검색해봤다. 일단은 다음(DAUM)으로.



    오키나와 면적이 상단에 떡하니 크게 나왔다. '오키나와 면적 49㎢'.
    "오, 요즘 포털 검색결과 편하고 좋네~"하며,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오키나와 면적이 49㎢라는데, 이거 자전거로 하루면 한 바퀴 돌겠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한 사람이 "어라? 오키나와 그렇게 작지 않았는데요?"했고,
    뒤이어 몇몇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알려줬다.
    오키나와 섬(본섬), 오키나와 현, 그리고 오키나와 시의 넓이가 각각 다른데, 49㎢는 오키나와 시의 넓이라고.

    즉, 간단하게 예를 들면, '제주 면적'이라고 검색하면 제주도 전체의 면적이 나올 수도 있고, 제주시 면적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럼 네이버는 어떨까 호기심이 일었다.



    네이버는 '오키나와 현', 그러니까 본섬을 포함해 부속도서까지 모두 합한 면적(이라고 추정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내가 원한 건 오키나와 본섬의 크기였다. 물론 검색엔진의 사람의 의도까지 읽을 수는 없으니까, 이건 내 실수다. 그러니까 다시 정확한 검색어로 검색을 해봤다. '오키나와섬 면적'으로.





    다음은 이런 류의 정보로써는 크게 신뢰할 수 없는 블로그 검색결과를 먼저 보여줬다. 일단 이건 패스. 네이버는 '오키나와 섬의 면적은 1,201.03㎢'라고 크게 보여줬다. 그리고 출처를 '위키백과'라고 밝혔으며, 해당 항목에 대한 링크도 걸어져 있어서, 클릭하면 바로 위키백과의 해당 페이지로 들어갈 수 있게 돼 있었다.


    이왕 링크가 걸려 있으니 클릭해서 위키백과로 들어가봤다. 이 하나의 클릭만 없었자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을 테다. 본론은 지금부터다.




    익숙한 위키피디아 페이지가 나왔다. 네이버에서 링크된 것 그대로 들어온 페이지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위키백과의 '오키나와 섬' 페이지 본문에는, 오키나와 섬 면적이 1206.49㎢ 라고 쓰여 있는 것이다! 네이버에서는 분명히 1,201.03㎢ 라고 나와있었다.

    네이버는 웹 페이지 하나도 제대로 못 긁어가나!하고 버럭 화를 낼 찰라, (트위터에서 어떤 분의 제보에 의해) 위키피디아의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본문 옆에 있는 표다.




    같은 페이지, 본문 바로 오른쪽에 나와있는 표에는 오키나와 섬의 면적이 1,201.03㎢ 라고 나와있었다. 네이버에서 찾아준 그 숫자와 정확히 일치한다.

    아마도 네이버는 이 표의 숫자를 더욱 신뢰했거나, 혹은 위키백과에서 숫자를 새로 고치면서 표의 숫자를 고치지 않았거나, 그런 어떤 문제가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뭐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문제는, 이러면 대체 어떤 수치를 믿어야하는가. 위키백과에서도 오키나와 섬의 면적이 1,206.49㎢와 1,201.03㎢ 두 개가 함께 나와있으니 말이다.



    '에잉, 한글은 역시 자료가 부족하고 부정확해!'하며 구글(google)로 갔다. 검색창에 'Okinawa Island size'라고 입력하니, 검색 결과 맨 위에 '영문 위키피디아'가 나왔다. 역시 그렇구나하고 클릭해서 들어갔다.




    영문 위키피디아가 나왔고, 여기서는 오키나와섬(okinawa island)의 면적이 1,201.03 ㎢ 라고 나왔다. 본문과 오른쪽 표의 숫자가 일치한다.

    '아하, 그렇구나, 오키나와 섬의 면적은 1,201.03 ㎢구나.'

    라고 접을 수도 있었지만, 이 문서를 보고도 찝찝함이 가시지 않는다.
    대체 한글 위키피디아의 1,206.49㎢라는 숫자는 어디서 온 걸까.
    그리고 이 문서의 숫자도 과연 믿을 수 있는 걸까.



    그렇다면 이제 본진으로 쳐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 오키나와는 일본의 섬이니까, 한국어나 영어로 된 문서보다는 일본어 문서에 나오는 수치를 신뢰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다시 구글에서 일본어로 검색했다. 오키나와 섬 면적 = '沖縄島 面積'.





    '오키나와 현' 홈페이지가 최상단에 나오고, 그 다음 일본어 위키피디아가 나왔다.
    그렇지! 당연히 오키나와 현 홈페이지가 오키나와섬 넓이를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겠지! (때때로 그렇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그건 특수한 상황이므로 예외로 두고.)




    오키나와 현 홈페이지에, 오키나와 섬 면적은 1,208.33 ㎢ 라고 나왔다.

    그리고 내친김에 일본어 위키피디아도 들어가본다.




    일본어 위키피디아에도 오키나와 섬 면적이 1,208.33 ㎢ 라고 나와있다. (물론 같을 수 밖엔 없겠지만)


    그렇다면, '오키나와 섬'의 면적은 1,208.33 ㎢ 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정보일 테다. 다른 언어로 된 다른 정보들보다, 오키나와 현의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숫자를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자,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오키나와 섬 면적 (단위: ㎢)

    다음: 상위에 블로그 결과만 나와서 무시.
    네이버: 1,201.03
    한글 위키백과: 1,206.49, 1,201.03
    영문 위키피디아: 1,201.03
    오키나와 현, 일어 위키피디아: 1,208.33

    (주의: 2014년 9월 18일 검색결과이고, 본문이 수정될 수도 있으므로 따로 링크를 걸진 않겠음. 위의 캡처화면을 다시 올려보면 됨.)



    오키나와 섬의 면적을 찾아헤맨 검색 삼매경에서 크게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 그 나라의 정확한 정보는 그 나라 언어로 검색하는 것이 좋다.
    2. 구글도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검색 결과를 보여주진 못 한다.


    즉, 구글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검색엔진조차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진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구글 검색을 한다해도, 마다가스카르의 면적을 알고싶다면 마다가스카르 공용어인 마다가스카르어나 프랑스어로 검색해야 정확한 수치를 찾아낼 수 있을 테다. 태국이나 베트남 날씨를 알고싶다면, 태국어나 베트남어로 검색을 해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고.

    이것이 바로 현재 구글 검색엔진의 한계다. 물론 구글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검색엔진의 한계일 것이다. 따라서 이미 전 세계 검색시장을 장악하고 세력을 굳건히 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구글조차, 이 한계를 넘어서는 검색엔진이 나온다면 더이상 생존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누군가 혹은 어느 회사가 이런 식으로 구글을 뛰어넘는 검색엔진을 빨리 만들어낸다면 승산이 있을 거다. 아마 그때가 되면 시멘틱 웹이 다시 핫 트랜드로 부상하고, IT 세상은 온통 시멘틱 열풍에 휩싸이겠지.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런 여운을 남겨본다. '검색엔진조차 이런 기회가 있는데 하물며...'




    p.s.
    참고 자료들 (2014년 9월 18일 검색결과)
    * 다음(DAUM) 검색결과: 오키나와섬 면적
    * 네이버(NAVER) 검색결과: 오키나와섬 면적
    * 구글 검색결과: 沖縄島 面積
    * 한국어 위키백과: 오키나와 섬
    * 영어 위키피디아: Okinawa Island
    * 일본어 위키피디아: 沖縄本島
    * 오키나와 현, 섬 면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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