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달 탐사선 계획'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자. 일단 가까운 과거 정부들의 우주 개발 계획부터 간단히 알아보겠다.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 우주개발사업 세부실천로드맵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과 '우주개발사업 세부실천로드맵'이 발표됐다. 이때의 목표는 우리 기술로 우리 땅에서 로켓(발사체)을 쏘아 올리자는 것이 주 목표였다. 그래서 세부 계획도 이에 맞춰져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추진되어 결국 발사된 것이 바로 '나로호'다. 러시아와 공동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사건 사고들이 생겨서 계획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2009년 1차 실패, 2010년 2차 실패를 거쳐서 결국 2013년에 성공했다. 물론 3차 시도에서도 발사 전에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견되어 몇 번 날짜를 바꾸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여기서 '달 착륙선'이 나오기 시작한다.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중 '우주개발 추진 로드맵' 이미지)


이 계획에서 2021년까지 '한국형 발사체(로켓)'를 개발해서 쏘아 올리고, 2025년에는 달 착륙선을 보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계획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임기는 끝났다. (강 탐사선을 만들었을지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계획 확정' 문건)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우주개발이었다 한다 (워낙 뭐가 많아서 나도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래서 2013년 11월에 정부는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부제가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이라고 돼 있는 만큼, 지난 정부의 계획이었던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좀 수정한 정도의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서 '달 탐사' 계획을 5년 앞당겨버렸다. 그동안 모르는 사이에 뭔가 큰 기술적 도약이 있었던 것인가 의문이지만 딱히 알아낼 순 없었다. 어쨌든 계획은 당겨버렸다. 그래서 달 탐사는 2020년에 하는 걸로 정했다.

(막 달도 가고 화성도 간다. 오래 살자.)



'달 착륙선' 계획이 앞당겨진 것은 뭐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어차피 2020년의 일. 당장 내년에 세금 폭탄으로 죽을지도 모르는 파리 인생에 그 먼 미래가 무슨 상관.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달 착륙선 계획이 5년 앞당겨지면서, 자연스럽게 '발사체(로켓)' 계획도 당겨졌다는 것. 그래서 지난 정부 때 2021년에 쏘아 올리기로 계획됐던 '한국형 발사체'가, 이젠 2017년에 쏘아 올리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이 부분이 비판을 받는 부분이다. 조그맣게 '예비 타당성 조사' 한 번 해놓고는 덜컥 우주 계획을 5년 앞당겨놓고는, 일단 예산 타서 타당성 조사를 본격적으로 한다고. 그렇게 무리해서 앞당긴 2017년은 바로 '대선'이 있는 해다. 그래서 일부에선 대선을 앞두고 우주쇼를 펼치려고 미리 계획 중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예산 문제에 관하여

정부가 과학적인 기술개발 등의 고려와 논의 없이 일정을 앞당기면서, 나로호 처럼 또 러시아를 참여시키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일정쫓기는 달탐사…러시아에 또 손벌리나 (조선비즈, 2013.04.04)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 항공우주연구원은 설명자료를 통해서 이렇게 밝혔다.


* 한국형발사체는 국내 주도로 개발되는 사업으로, 국제협력이 필요한 일부 요소기술과 관련하여 협력조건이 맞는 국가와 국제협력을 추진할 계획임.
* 이와 관련하여 요소 기술별로 가장 적절한 협력대상 국가를 선정하는 절차 중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를 특별히 고려하거나 배제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음.

(미래창조과학부 해명자료, 「일정 쫓기는 달탐사 - 러시아에 또 손벌리나」 관련)


즉, '한국형 발사체'는 '국내 주도로 개발하는데 다른 나라와 함께 만든다'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형 발사체'의 시험발사를 2017년으로 잡았지만, 사업 예산 삭감과 일부 예산은 아예 배정되지도 않았다는 점을 보도하며, 달 탐사선이 계획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 기사도 나왔다.


'나로호 2탄' 감감 무소식
2017년 시험발사 앞두고 사업 예산 삭감. 박 정부, 2020년 달 탐사선 ‘졸속’ 사실로
(경향신문, 2014.10.09)


이에 대해 미래부는 해명자료를 냈는데, 그 중 일부를 발췌해보겠다.

*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의 2015년도 예산 반영액은 2,555억원(145억원 삭감)으로, 연구 기간을 2015년 12월 말로 단축한 점을 고려할 경우 충분히 확보하였다고 보며,
* 2017년 시험발사를 위한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음

(미래부, '나로호 2탄_ 감감 무소식' 해명자료)



즉, 연구기간을 단축했으니 예산이 삭감됐어도 충분한 예산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래서 2017년 시험발사를 위한 준비는 차질이 없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어제오늘 국회에서는 '달 탐사' 관련 예산 요청이 갑자기 들어왔다며 논란이 일고 있다.

[예산 돋보기-32] 정부, '달 탐사 예산 410억' 요구..野 반발 (조선비즈, 2014.11.12)
'달 탐사' 박 대통령 공약, '400억원 쪽지 예산' 논란 (한겨레, 2014.11.11)


상황을 종합해보면, 2017년에 쏘아올릴 '한국형 발사체'의 예산은 충분한 상태인데, 이번에 갑자기 요청한 400억 예산은 2020년 달 탐사선을 위한 예산이라는 말이 된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건 좋은 습관이긴 한데, 나라에 돈이 없다며 이런저런 세금 다 올리고 물가도 올려놔서 가난뱅이는 이제 곧 길바닥에 나 앉게 된 마당에 무리해서 계획을 5년이나 앞당기고 꼭 이런 짓을 해야하나 싶다.

예산이 아예 편성되지 않았다면 미래를 위한 투자 측면에서 문제이지만, 미래부가 공식 해명자료에서 밝혔듯이, 2017년 발사체(로켓) 발사에는 아무 지장 없게 예산이 이미 확보된 상태이지 않나.

현실이 팍팍하여 미래를 위해 쓸 돈이 없음이 안타깝지만, 정 쓰고싶다면 대통령이 헬스비 아껴서 돈 좀 내놓아도 될 일. 어쨌거나 강바닥에 파뭍어버린 우주의 꿈이 참 아쉽기만 하다.



참고자료
* 나로호: 위키백과
* KDI,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한국형발사체 개발계획' 확정
*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개발정책실: 우주개발사업 세부실천로드맵(2007.11)
* 나머지 pdf로 된 정책 자료들도 위 게시판에서 검색하면 다 나옴.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