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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탐험기, 소품 위주 - 2국내여행/경기도 2016. 1. 18. 14:01
쓸 데 없이 사진이 많아서 두 편으로 잘라낸 이케아 탐험기. 별 내용은 없음. 그냥 구경.
저 양철 화분은 동남아에서 많이 봤는데. 동남아 쪽은 도시라도 저런 걸이 화분을 두고 식물 키우는 집들이 많은 게 참 좋아보이더라. 물론 그것도 일년 내내 날씨가 좋아서 그런 거겠지만.
눈으로 보면 종이 같은 재질의 느낌이 나는 그릇. 실용성만 생각하면 선뜻 집을 수 없기에 적당한 사치의 느낌이 난다. 탐나는 아이디어이긴 하다.
아무리 봐도 이케아는 핑크에 약하다.
이런 걸 정말 돈 내고 사 가서 집에 두는 사람도 있단 말인가! 싶을 정도의 물건들도 있고.
매장에서 떼거지로 걸어놓으면 뭔가 예술 작품 같기도 하고 그럴듯 해 보이기도 하지만, 하나만 떼 놓고 보면 좀 뭔가 갸우뚱 한 그런 물건들도 있고.
좀 묵은 가죽 느낌 나는 박스와, 나무로 짜 맞춘 박스 앞에서 꽤 서성였다. 하나 갖고 싶긴 했는데, 이미 집엔 라면 박스가...
역시나 집을 꾸미려면 집이 있어야지.
집밥을 해 먹으려면 먼저 집이 있어야 하는 것 처럼.
이번 이케아 탐험에서 가장 갖고싶었던 물건. 이 상자 안에는 닭이 들어가 있어도 좋을 것 같고, 금은보화가 들어가 있어도 좋을 것 같고, 사도세자를 가둬도 좋을 듯 하고.
별 것 아니지만 거의 아무도 하지 않는 서비스. 이케아는 매장 내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다. 회원 번호를 입력하면 그냥 일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매장 구석구석에서도 와이파이 신호가 잘 터져서 더 좋고. 이게 되니까 피곤하면 앉아서 인터넷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매장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일단 판매자 입장에선 좋은 것 아닐까. 별 것 아니지만 시행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아주 큰 차이.
나름 동선과 안내판도 눈에 잘 띄게 잘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동선은 좀 틀어져 있었다. 초기 오픈하면서 짜놓은 동선을 그대로 놔둔 채 제품 진열을 이리저리 바꾸다보니 틀어져버린게 아닌가 싶다. 바닥의 화살표나 안내된 동선대로 가다보면 구석자리 몇몇은 못 보고 놓치거나, 아니면 한 바퀴 더 돌 수 밖에 없었다. 뭐, 한국은 미술관조차 관람 동선은 거의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서 (신경 쓴다 하더라도 아주 대충이라서) 다들 익숙할 거다.
그림이 프린트 된 액자도 팔더라. 내 눈엔 좀 싸구려 느낌이 나서 별로던데, 의외로 사 가는 사람들이 많더라. 역시 난 장사를 하면 안 되겠다 싶은 순간.
이번 이케아 탐험에서 두 번째로 갖고싶었던 시계. 둔탁하게 생겼는데 1,500원이라는 가격에 혹해서 거의 집어서 계산대로 가져갈 뻔 했다가 정신 차려 다시 놓았다. 사실 스마트폰이 있으니 이런 시계는 인테리어 용도 외에는 별 필요가 없다. 괜히 사왔다가 건전지 다 닳으면 그냥 꺼진 채로 놔두겠지. 그래도 하나 사 올 걸 싶은 후회가 들기는 했다.
인형가족 식사시간 꾸며놓은 거. 이거 좀 작게 만들어서 인형세트로 팔아도 좋을 듯.
이렇게 거의 소품만 구경하다가 2층 관람 마치고 1층으로. 구경은 쇼룸에서 끝이다. 내려가면 그냥 물건 집어서 계산하는 기능적인 것들만 있다. 이런 방식이면 정말 미술 전시관 처럼 운영해도 되겠다 싶다. 제품번호만 적을 수 있게 해주면 밑에 내려가서 딱딱 꺼내서 사면 되니까.
거대한 자본의 창고.
창고도 물건만 띡 쌓아놓은 게 아니라, 이런 제품이다라는 예시도 갖다 놓았다.
제품을 찾을 수 있는 단말기도 꽤 많이 놓여 있었고.
구석구석 빈 공간에 인형들.
인형을 껌처럼 팔아
한쪽 구석엔 알뜰코너가 있었다. 반품되거나 한 것들을 싸게 할인해서 파는 곳. 이런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손실처리 하는 것보다 하나라도 더 팔면 좋고, 싼 것 원하는 사람들은 싸게 사서 좋고. 한국의 편의점들은 왜 유통기한 얼마 남지 않은 도시락들을 할인해서 팔지 않을까. 어쩌면 물건이 인건비보다 비싸서 감히 할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계산대 밖으로 나오니 과자나 음료 등을 파는 매장이 보였다. 여기도 이케아 마크 붙은 것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세일해서 싸게 파니까 초콜렛 한 번 사볼까 싶은데, 이걸 사서 맛이 영 엉망이면 어쩌나 싶어서 선뜻 살 수가 없더라. 다른 한 쪽엔 과자 몇 가지를 시식할 수 있게 해놨던데, 거기서 무슨 곡물 과자인가 하는 것들을 먹어보니까, 아니 스웨덴 애들은 이런 걸 과자라고 먹고 자란단 말인가! 싶어서 조금 불쌍해지는 느낌이었다. 과자란 자고로 건강에 좋고 뭣이고 다 필요 없고 일단 맛이 있어야 하지 않느냔 말이다.
그래도 이케아 왔으니 아무것도 안 사고 가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세일하는 과자 두 개 샀다. 이케아 쇼핑은 이게 전부. 나름 그럭저럭 먹을 만 하기도 했고.
이제 어둠 속으로 빨려 내려간다.
반짝반짝 아름다웠던 실내와는 다르게 바깥은 너무나도 황량하고 추운 곳이었다. 꿈과 환상따위 전혀 없어. 특히 버스 정류소 주변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고. 아아 꿈에서 깨는 시간이 너무 짧구나. 여운 같은 게 없는 무자비한 현실이라니.
너무 멀어서 가기 귀찮기에 언제 다시 또 가볼지 알 수 없는 이케아. 이번 탐험은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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