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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로봇과 경쟁에서 밀리면 인간은 굶어죽어야 하나 -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
    웹툰일기/2011~ 2016. 3. 11. 12:40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연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적지 않은 충격에 빠지고 있는 듯 하다. 좀 더 시간이 걸릴 것만 같았던 바둑이라는 복잡한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고 있는 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세상이 바뀌고 있는 단면을 눈으로 직접 목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충격과 함께 인공지능과 로봇 등 최첨단 기술들의 발전으로 인해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지고 우리의 삶이 위협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도 어렴풋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로 닥칠 일이라는 것 만큼은 인지할 수 있다.

     

     

    사실 단순 기계 기술의 발전도 단기적으로는 수많은 일자리를 사라지게 만들었고 사회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사회 전체적인 시각에서 시간을 두고 본다면 새로운 일자리로 대충 메꿔지는 모습도 보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로봇은 좀 다르다.

     

    이미 자동화 된 대기업 공장들이 규모를 늘려도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는다는 수치는 여기저기서 보고된 바 있다. 그리고 당장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될 경우, 트럭 운전사부터 시작해서 택시나 버스 기사들이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다. 그 수많은 일자리가 과연 다른 새로운 일자리로 채워질 수 있을까. 채워진다해도 당장 쫓겨난 운전 기사들은 그 자리에 갈 수 없다.

     

    좋은 예는 아니지만 알기 쉬운 예를 들어보자. ATM기가 보급되었다. 그러면서 은행원들이 인력감축으로 쫓겨났다. 물론 ATM기 만드는 기술 쪽으로 일자리가 새로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 은행원들이 그 일자리로 갈 수 있을까. 쫓겨난 때부터 열심히 코딩이나 엔지니어링 공부해서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게다가 기계를 도입할 때는 기존 인력 유지 비용보다 적게 들어야 한다. 그래야 교체하는 의미가 있으니까. 따라서 기계 제작비용과 운영비용 등이 들어가므로, 어쨌든간에 그만큼의 인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길게 설명하면 길어지므로 간략하게 결론만 제시했다).

     

    이런 우려는 더이상 일부 급진주의자들의 기우가 아니다. 이미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앞으로 5년 안에 5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라는 보고서도 발표했다. 또한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면 여기저기서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사라질 거라는 관측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이건 거의 기정 사실이다.

     

     

    이런 현실 상황 속에서 다시 대두되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 문제다. 기본소득이란 한 마디로, 전 국민에게 먹고 살 만큼의 월급을 주자는 것이다. 언뜻 보면 황당한 논리인 것 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 일부 국가들이 서서히 기본소득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중일 정도인 것만 봐도 그리 비현실적인 것만도 아니다.

     

    전 국민에게 월급을 준다면 그 돈은 어디서 나는가. 당연히 세금으로 걷어야 한다. 그래서 소득에 따른 조세 원칙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허술한 사회 안전망(따위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이 상당히 많이 보완될 수 있다. 누구나 국가에서 생계를 유지할 만큼의 월급을 받으니, 따로 저소득층 증명같은 걸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즉, 돈이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이 거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기존에 저소득 구제 대상자들을 찾기 위해 가동되는 인력들은 세금 관련 업무 쪽으로 보내면 되고.

     

    일 하지 않는 자들에게 돈을 줄 수 없다는 주장도 있고, 그렇게 돈을 주면 누가 일을 하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일단 모든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최소한 먹고 살 권리가 있다. 그걸 보장해주는 것이 바로 국가가 할 일이다. 그리고 기본소득이라며 월급을 준다해도 무슨 한 달 천만 원씩 주고 그런게 아니다. 기껏해야 최저생활비, 혹은 그것보다 조금 많은 정도를 줄 뿐이다(그게 한계이기도 하고). 그 돈으로 쪽방에서 겨우 입에 풀칠하며 숨만 쉬고 사는 것을 선택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정도 생활에 만족하지 않을 거다. 일을 해서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런 기본소득 얘기가 점점 흘러 나오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큰 이유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나 로봇 기술로 인한 일자리 감소다. 일을 못 하게돼서 소득이 감소하면 당연히 소비가 감소하고, 이게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지게 되면 러다이트가 일어나는 것을 넘어 자본주의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최근에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기본소득에 찬성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꿈 같은 이야기'로만 치부했던 인간을 이기는 바둑 인공지능이 현실화 되어 눈 앞에 나타났다. 이것이 계기가 될 지, 혹은 앞으로 조금의 시간이 더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기술은 급격히 발전할 것이다. 5년 안에 500만 개 일자리. 전 세계적으로 따진다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이 더욱 급속도로 발전해서 그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기본소득도 더이상 꿈 같은 이야기로만 치부하고 무시할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도입해야 할 문제일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뭘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일단 관심은 가지고 있어보자 (만화보다 글이 더 길어지는 게 싫어서 아주 대충 쓴다).

     

     

    p.s.

    일부 실험적인 시도는 찬성이지만, 전 사회적인 차원에서 특정 연령이나 특정 계층만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러면 다른 계층이 그걸 부담해야 하므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고, 제대로 된 시도도 되지 않을 뿐더러 큰 효과를 보기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p.s. 2. 참고자료

    * 인공지능, 기본소득을 다시 불러내다 (블로터)

    * Basic Income (Y Combinator Blog)

    * The Future of Jobs (W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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