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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미디어메이트 2018. 1. 17. 13:57

    아침부터 하늘이 뿌옇다. 비가 올 것 같아서 흐린 것도 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숨 쉴 때마다 모래가 씹히는 듯 하고, 눈도 자주 가렵다. 겨울 치고는 포근한 날씨인데도 콧물도 자꾸 나온다.

     

    벌써 며칠째 연이어 뿌연 하늘을 맞이하고 있다. 그래도 날이 많이 추웠을 때는 미세먼지는 없었는데. 미세먼지 없는 아주 추운 겨울을 맞이하느냐, 아니면 포근하지만 미세먼지 가득한 날을 맞이하느냐. 마치 죽거나 나쁘거나 같다.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수도권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 수준이고, 그 다음날도 나쁨이 예정됐을 경우, 환경부는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 그리고 서울시는 이 정책에 더해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 그러니까 환경부의 정책에 서울시만의 비상 대책을 더해서 시행하는 것이다.

     

    그 비상조치 중 하나가 '출퇴근시 서울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다. 말 그대로 출퇴근 시간에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정책이다. 시민들이 바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정책 중 하나다.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버스를 타려고 승강장에 서니, 안내 전광판에 '미세먼지 비상조치발령, 출퇴근 서울 대중교통 무료'라고 나왔다. 특별히 무료 혜택을 받기 위해서 따로 뭔가 할 것은 없다. 그냥 평소대로 교통카드를 찍고 타고, 찍고 내리면 된다. 그러면 기기에 '0원'이라고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지하철은 매표기 화면 아래 잘 보이는 곳에, '오늘 첫차-09시, 18시-21시까지 운임 감면'이라고 적혀 있었다. 역사 내 곳곳에 포스터나 임시 알림 종이로 써붙여놓기도 했다. 물론 지하철도 따로 뭔가 할 필요는 없다. 평소 하던대로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가면 된다.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시는 왜 이런 것을 할까. 흔히 수도권 미세먼지는 중국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어느정도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중국이라는 한 국가와 협의나 조정을 하는 것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할 일이다. 지자체는 지자체 나름대로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시행하는 것이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다. 이것으로 차량 운행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의미다.

     

    과연 이것이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대통령이 중국과 정상회담을 할 때, 이렇게 슬쩍 운을 띄우는 거다. "서울시가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에는 시민들에게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해서 자동차 운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이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그러면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 고위급 간부들은 아무 느낌도 없을까.

     

    중국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국가 차원에서 대화를 나눌때 좀 더 유리하게, 떳떳하게 말 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의 노력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되겠다.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그리고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단순히 이것만 있는것도 아니다. 서울시청사 등 365개 공공주차장이 전면 폐쇄되고, 공공차량 2부제를 시행한다. 또한 공공부문 사업장, 공사장 등은 노후 기계 운행을 정지하고, 먼지가 안 나게 조치하고, 작업 단축이나 조정을 한다.

     

    오늘도 서울시청은 물론이고, 동대문구청 주차장도 폐쇄됐다. 공무원들은 아예 차 끌고 오지 말라는 뜻이다. 또한 서울시립대는 출입차량에 2부제를 시행해서, 오늘은 17일이므로 홀수 차량만 교내에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또한 평소에는 태양광 발전기 설치 지원, 전기 자동차 구입 지원, 가정용 친환경보일러 설치 지원 등을 진행한다. 노후 건설기계를 차츰차츰 줄여나가는 사업도 하고 있고, 미세먼지 관련 연구와 기술 개발 지원을 하는 등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대중교통 무료 운행 정책은 그런 노력들 중 하나다. 물론 많은 시민들의 피부에 크게 와 닿는 것이어서 이슈가 되는 면이 있는데, 일단 이런날 하루만이라도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는 것이 어떨까. 이렇게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국내 요인을 줄여나가면 결국 해외요인 비중이 커지고, 그러면 국제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을 테니까.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어쨌든 평소에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참 미묘한 느낌이다. 요금이 무료라서 좋긴 한데, 이게 미세먼지 때문이라서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당연히 요금 다 내고 다녀도 미세먼지가 없는 것이 제일 좋다.

     

    아무쪼록 단순히 서울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는 것을 넘어서, 미세먼지 발생 국내요인 줄이기에 대한 관심으로 논의가 옮겨졌으면 좋겠다. 더 나은 대안이 나온다면 그걸 시행하면 되니까.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그리고 이왕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하는데, 버스 전광판은 어쩔 수 없다 치고, 지하철역 안내문들은 영어로도 좀 표기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외국인들도 그냥 평소대로 탑승해서 불편함 같은 건 못 느끼겠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이 시간에는 대중교통이 무료라는 것을 알리면 국제적 여론 형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쨌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포근하면서도 미세먼지 없는 맑은 겨울날을 한 번 쯤은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보자.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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