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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킹데드 시즌1-8 줄거리 요약 & 감상
    리뷰 2018. 10. 15. 09:03

     

    "이 모든게 끝나고 나면 뭐라도 남아야 한다."

     

    미드 '워킹 데드'에서 자주 나온 대사다. 이 정신(?)에 입각해서, 한동안 폐인으로 정주행 하고나서 뭐라도 남겨보려 한다.

     

    워킹데드는 한 마디로 좀비 아포칼립소 드라마다. 작중에서는 좀비라는 단어는 안 쓰고 '워커' 정도로 표현하지만, 어쨌든 다소 느리게 걸어다니는 클래식 좀비가 등장한다.

     

    미국 케이블 티비에서 방영하기 시작해서 웬만한 드라마 시청률을 다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끈 드라마다. 시작은 여느 좀비물과 비슷하지만, 점점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파탄난 사회 속에서 인간끼리의 대립과 갈등을 그리면서, 점차 초기 집단 사회가 구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 마치 문명 게임을 구경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시즌별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스포일러 많음)

     

    시즌1: 범죄자를 쫓다가 총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진 주인공 릭. 병원에서 깨어나보니 이미 좀비가 세상을 휩쓸어 황폐화시킨 후다. 가족을 찾아서 애틀랜타로 갔고, 거기서 가족과 함께 한 무리의 그룹과 만나는 이야기. 이후 나올 주요 인물들이 다 나온다.

     

    시즌2: 릭 그룹이 안전한 곳을 찾아서 이동하다가 한 농장에 정착한다. 갈등을 빚던 농장 가족들과 친해질 무렵, 좀비떼가 들이닥쳐 다시 길을 떠난다.

     

    시즌3: 농장을 떠나 헤메던 일행은 우연히 교도소를 찾아내어 안식처로 삼는다. 인근에 위치한 우드버리라는 공동체가 주인공 일행을 길에서 납치해가면서 갈등이 빚어진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동체와 인간 사회, 인간성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주인공 무리가 있는 교도소 측과 우드버리 측이 전쟁까지 돌입하는 이야기. 

     

    시즌4: 살아남아 도망친 우드버리의 수장 거버너. 폐인으로 돌아다니다가 한 여인과 그녀의 딸에게서 정을 느끼고 정착하는데, 좀비의 위협과 식량난 등으로 인해 교도소를 습격한다. 이 지점에서, '가족을 위해서 뭐든지 한다'라는 모토를 내걸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은 그게 그냥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가족은 핑계고 그냥 인간성이 그런 거다. 어쨌든 그 습격으로 교도소에 좀비떼가 들이닥치고, 일행은 뿔뿔이 흩어진다.

     

    시즌5: 흩어진 일행들이 철로에 써 붙여진 종착역으로 오세요라는 광고판을 보고 종착역에 모였는데, 알고보니 여기는 사람을 유인해서 죽이는 곳. 이곳을 탈출해서 알렉산드리아라는 꽤 제대로 된 공동체를 찾아서 정착한다. 여기서 당연히 박힌 돌들과 갈등을 한다.

     

    시즌6: 알렉산드리아에 잘 정착해 살아가는데, 구원자라는 그룹과 대립이 시작된다. 구원자 그룹의 대장인 네건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뭔가 말빨로 사람들을 겁주고 구워삶아서 잘 먹고 잘 살게 됐다는 설정을 만들어 주려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주면서 점점 드라마가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네건의 대사 읊기는 별로 설득력도 없고 재미도 없다. 내 입장에선, 니건이 나오면서 확 재미가 없어졌다.

     

    시즌7: 니건이 주인공 일행을 때려 죽이는 것으로 시작. 알렉산드리아와 힐탑, 킹덤 등 다른 부족(?)들이 등장하고, 서로 연합을 맺어 구원자들 무리와 대항하게 되는 이야기다. 시즌7에서 연합과 반격까지 다 끝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너무 뜸 들이며 질질 끌기 시작했다.

     

    시즌8: 주인공 일행을 위주로 한 공동체 연합과 니건 무리들과의 전쟁. 쳐들어갔다가 반격당하고, 작전 벌이고 어쩌고 하면서 최후의 결전으로 간다. 이쯤 돼선 이야기의 논리도 안 맞고,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제대로 묘사도 없이 그냥 상황이 이렇게 됐다며 짠 하고 뭔가가 펼쳐지는 등, 너무 성의 없이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최후의 결전 때문에 참고 봤다.

     

    이후 시즌9가 방영중이나, 시즌6 이후로 너무 지루하고 이상해져서 이제 더 이상 안 볼 예정.

     

     

    기존 좀비물과 다르게 특이한 점은, 주인공이 살아남아 한 무리에 합류하고, 이 무리가 다른 큰 공동체에 들어가며, 이 공동체들이 또 연합을 하면서 점점 스캐일이 커져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런 과정에서 좀비는 사회 배경이 되고, 인간들끼리의 갈등과 싸움이 주제로 부각된다.

     

    전통적으로 느리게 걸어다니는 좀비들은 상황이 파악되면 어떻게든 진압을 할 수 있다. 월드워Z 처럼 막 뛰어다니는 좀비라면 좀 힘들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월드워Z도 어떻게든 진압을 하긴 하지 않나. 그래서 느린 좀비들이 등장한 것만으론 전 사회가 붕괴되는 것이 잘 설명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인간들의 갈등이라는 요소가 들어가면 사회 붕괴가 설명이 된다. 누군가는 그 기회를 틈타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다른 인간을 밟기 시작할 테니까. 그래서 좀비에게도 당하고, 인간에게도 당하면 꿈도 희망도 없는 세상으로 치달을 수 있겠다.

     

    인간성이라는 주제가 나오면 자주 나오는 논쟁이 성선설, 성악설인데, 이걸 어느 한 쪽으로만 완전히 적용시킬 수는 없다. 어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고, 어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 사람마다 다른 거다.

     

    드라마 내내 나오는 주인공들의 갈등 요소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우리 공동체에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후반부 가서야 조금 정리되었다. 받아들일만 한 사람만 받아들인다로 말이다. 이것이 최선일 수 밖에 없다.

     

    악인들이 주로 하는 변명이란 것들이 항상 뻔하다. 가족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혹은 나도 먹고 살아야 해서 어쩔 수 없었다 하는 변명 말이다. 그러면서 남의 가족, 남의 밥그릇을 빼앗고 짓밟는다. 그냥 짐승같은 본능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 뿐이면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갖다 붙이는 거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죽었다 살아나지 않았을 뿐이지 지금 현실에도 바깥엔 좀비들이 넘쳐난다.

     

    아마도 이 드라마가 수없이 많은 좀비물들 중에서도 재미가 있었던 것은, 여러가지 인간 군상들이 나오는 와중에 어떻게 공동체를 재건해 갈 것인가라는 고민을 던져주고, 그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니건이 등장하면서 너무 지루해져서 재미가 확 떨어졌고, 초기부터 나왔던 주인공들이 많이 사라지면서 정도 다 떨어지는 바람에, 미련없이 시즌8을 끝으로 시청을 그만둘 수 있게 됐다. (소문에 따르면 출연료 때문에 초기 멤버들을 많이 자른 거라고 하던데)

     

     

    p.s.

    인간들 모두가 합심해서 좀비들을 북쪽으로 몰아내고, 이후에 본격적으로 인간들간의 갈등과 대립이 시작되면서 7개의 국가로 분열하여 싸우면 그대로 왕좌의 게임이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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