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자전거길: 정동진 - 강릉

 

정동진은 다 아는 곳이니 대충대충 넘어가자 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이유가 있는 법. 여기는 사진 찍기가 좋다. 나름 바다도 예쁘고, 공원도 있으니 이것저것 찍을 것들이 많다.

 

넓고 깨끗한 해수욕장을 가도, 사진 찍어서 소개를 하면 그냥 해변이다. 바다 있고, 백사장 있고, 다 비슷해보인다. 지자체들이 각 해변에 하나씩, 조그맣게라도 뭔가 조형물 같은 걸 만들어 놓으면 좋지 않을까. 최소한 그것만 보면 거기구나 알아챌 수 있게 말이다. 하지만 이러면 또 엄청난 돈 들여서 이상한 것 만들어 놓겠지. 아아, 그럴거면 하지말자. 아이고.

 

 

이 정도도 나름 뭔가 있어 보이잖아. 물론 이걸 보고 정동진이라는 생각은 못 하겠지만.

 

 

모래시계따윈 더워서 보러 가지 않겠다. 모래시계라는 글자가 나오는 이정표를 찍었으니 본 것이나 다름없다. 기적의 논리.

 

 

 

여기까지, 정동진 인증센터에 서서 주변을 대충 찍어봤다. 한 자리에 가만히 서서 다양한 사진 나오는 해변이 그리 많지 않다.

 

 

열차를 박물관으로 만들어놨지만, 입장료로 밥을 사 먹을테다.

 

 

정동진천 옆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정동진해변과 마을이 있는 곳으로 간다.

 

 

 

정동진 해변. 오랜만에 와보니, 마을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해안쪽이 좀 변한 것 같다. 산 위의 저 배는 볼 때마다 좀 거시기하다. 사공이 얼마나 많았으면 저리 큰 배가 산으로 갔을까. 좀 기괴한 모습이다.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파도 칠 때마다 물보라가 날린다. 좋은 옷 입고오면 소금으로 잘 절여질 듯.

 

 

 

 

 

출입구. 춤을 추시오.

 

 

위도 경도 표시한 이 표지판 좋더라. 여기야 지도로 찾기 쉬우니까 이게 별 소용 없지만, 자전거길이나 도보길 중간중간 이런 표지판을 세워 놓으면, 현재 위치를 지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예 QR코드 같은 걸로 만들어놔도 괜찮을 것 같고.

 

시골길을 가다가, 비가 오거나 햇볕을 뜨겁거나 해서 실내에서 들어갔을 땐 GPS가 잘 안 잡힌다. 그래서 내 위치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울 때가 가끔 있는데, 이때 이런 좌표가 있으면 앞으로 갈 길을 알아보는데 좋을 텐데.  

 

 

아니 이 일대가 다 예쁜데 정동진역은 왜 아직 이 모양이냐. 어쨌든 정동진역을 끝으로 동네 구경 마치고 다시 길을 떠났다.

 

 

 

해변에 모래시계 소나무가 널려있네.

 

 

 

심곡부터 이쪽 동네는 커브길이 아주 예술이다.

 

 

 

 

커브길이 아주, 이니셜 디 같은 거 하나 찍어도 되겠다. 카메라 기울인거 아님.

 

 

 

강릉통일공원 함정전시관. 퇴역한 군함인 전북함을 전시하고 있다. 딱히 별 것 없는 길을 달리다보면 큰 배가 떡하니 있기 때문에, 근처만 가도 눈에 확 띈다. 입장료는 3천 원.

 

옆쪽에는 옛날에 정찰 목적으로 넘어왔다가 좌초된 북한 잠수함도 전시돼 있다. 참고로, 강릉통일공원은 여기서 약 300미터 떨어진 곳에 있고, 여기는 함정전시관이다. 어쨌든 가까이서 겉모습을 봤으니 구경 다 했다. 길을 떠나자.

 

 

 

 

 

 

철길따라 쭉 올라가면 안인해변. 별로 알아둬야 할 필요는 없지만, 딱히 쓸 게 없어서 써봤다.

 

이쪽 길은 그냥 바닷가 경치 구경하면서 무념무상으로 달리기 좋은 곳이다. 보다보면 와 좋다 싶다가도, 여길 자전거로 갈 생각을 하면 또 엄두가 안 날 테다. 나도 다시 한 번 가볼까 하다가도 그런 생각이 든다.

 

 

 

 

강릉 시내를 코 앞에 두고 내륙 쪽으로 들어간다. 여기 분위기가 마치 섬진강 같던데.

 

 

 

 

무언가를 빙 돌아서 내륙쪽 마을로 들어가서는, 다시 쭉 뻗은 시골길을 다시 타고 나오는 등의 이상한 주행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나름 자전거 다니라고 선은 그어놨네. 하지만 여기도 인도쪽은 길 상태가 좋지 않다. 차도가 낫다.

 

 

 

강릉 시내에 가까워지니 트럭도 많아졌다. 이제부턴 한동안 재미없는 차도를 달려야 한다.

 

 

 

 

 

생각없이 쭉 가다보니 강릉 시내 도착.

 

 

아마도 원래는 강릉항 여객터미널 쪽으로 가서, 송정해변을 지나는 바닷가 자전거길을 따라가는게 정석이지 싶은데, 그러려면 좀 둘러가야 한다. 귀찮아. 그래서 강릉 시내를 관통해서 바로 경포대 쪽으로 갔다.

 

이 동네도 널린게 해변인데, 그거 몇 개 지나친다고 엄청난 구경거리 놓치는 것도 아니고, 경포호 일대는 자전거 타기도 좋기 때문에 그렇게 선택했다. 다행히 강릉은 운전자들이 경적을 전혀 안 울리며 운전해서, 안전하게 시내를 통과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 동네 운전매너가 좋은 편이더라. 강릉도 기회 되면 한 번 살아보고 싶은 곳인데, 먹고 살게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