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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문박물관마을 여름철 주말캠프 운영, 스탬프투어로 슬러시 먹기서울미디어메이트 2019. 7. 8. 18:22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약 3천 평 규모 부지의 한 마을 전체가 박물관이자 놀이공원이다. 60년대엔 과외방으로, 90년대엔 식당골목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새문안 동네는, 2003년 뉴타운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모든 건물을 철거하고 근린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획일적인 철거와 건축으로 이어지는 개발 방식을 탈피해서, 옛 서울의 삶을 간직하고 있는 동네의 원형을 유지하는 서울형 도시재생방식을 선택했다. 그래서 동네 전체가 기존 건물의 외형을 유지하며, 한옥과 20세기 중후반의 삶의 모습 등, 근현대 100년을 구경할 수 있는 박물관 마을로 재탄생했다.
이제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오래된 마을을 탐방하듯이 골목을 누비며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여름철을 맞이해서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돈의문아~ 여름을 부탁해!'라는 제목으로 혹서기 주말캠프를 운영한다. 7월 6일부터 8월까지, 주말마다 복고풍 피서지로 변신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행사 프로그램은 돈의문 물놀이장, 탁족체험, 오수체험, 스탬프투어 등이다.
마을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마을안내소' 앞을 찾아가니 이미 주말캠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안내소 앞마당에 작은 고무 풀장을 몇 개 설치해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해놓은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물놀이장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옆쪽에는 임시 탈의장도 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아이들은 물놀이에 신이 나서 정신이 없었다. 한켠에는 부모들이나 방문자들이 앉아 쉴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돼 있었다. 앉아 쉬는 사람들이 심심하지 않게,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거리공연도 펼쳐졌다.
공연과 함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이때 탁족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쪽 옆에 있는 운영진에게 탁족체험을 부탁하면 큰 대야에 물을 받아주는데, 여기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된다.
너무 더우면 에어컨이 가동되는 마을안내소를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정신이 없기 때문에 야외 그늘에 앉아 있는 것이 마음은 더 편하다.
오수체험은 마을마당 윗쪽으로 나 있는 한옥길의 명인갤러리 쪽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툇마루에 대자리가 깔려 있고, 그 위에 대나무 베개와 죽부인이 놓여 있다.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고, 체험시간도 30분 한정으로 정해놔서 잠이들면 곤란하지만, 툇마루에 누워서 오후 한 때를 멍하니 보내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특히 죽부인은 실제로 체험해보기 쉽지 않은 아이템이므로, 이걸 끌어안으면 진짜로 시원한지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스탬프 투어는 이제 어딜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익숙한데, 돈의문 박물관마을에서는 꼭 한 번 해볼만 하다. 마을안내소에 비치된 스탬프투어 종이를 받아서, 마을 여기저기를 구경다니며 스탬프를 다 찍어가면 슬러시를 받을 수 있다.
빨대로 몇 번 빨아먹으면 금방 머리가 띵하게 아파오는 추억의 슬러시를 받을 목적도 있지만, 마을 구경을 하는 방법을 익히는 동기로 활용할 수 있다.
아무래도 처음 이곳을 방문하면, 안으로 들어가도 되는지 안 되는지 망설이게 되는 곳들이 있다. 스탬프투어를 해보면 그런 곳들도 그냥 들어갈 수 있음을 알 수 있고, 대충 보고 다니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곳을 볼 수 있게도 해 준다. 아마 스탬프투어를 하면 그냥 구경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테다. 이제 스탬프투어를 하면서 구경한 곳들을 몇 군데 소개해보겠다.
옛날 이발소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삼거리 이용원. 그 옆으로 새문안 극장과 오락실이 있다. 이쪽은 경희궁 입구에서 골목길로 접어들면 바로 만날 수 있어서, 어쩌면 마을을 접어들면서 처음 만나는 곳이 될 수도 있다.
이발소는 옛 모습을 구경하는 곳이고, 그 옆의 오락실은 실제로 게임을 해볼 수 있다. 극장도 옛날 극장의 내부를 구경하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2층에는 작은 상영실이 있다. 요즘은 인디서울 행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어서, 날짜와 시간을 잘 맞춰가면 인디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상영실이 좀 작기는 하지만, 인디 영화 특화 상영실로 컨셉을 잡아서 상시 운영을 해도 좋을 듯 하다.
생활사 전시관은 60년대에서 80년대의 일반 가정집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안방에 놓인 창문형 텔레비전과 미싱, 장농, 전기밥솥, 이불 등과, 안쪽 공부방의 책상 등이 모두 그 시대 것으로 전시돼 있다. 마치 동네를 구경하다가 어느 집을 불쑥 들어가보는 듯 한 느낌이기도 하고, 시간여행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돈의문 전시관은 한정, 아지오, 유적 전시실로 나누어져 있는데, 한정과 아지오는 예전에 업소로 사용됐던 건물을 그대로 살려서 전시관으로 만들었다.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를 느끼면서 새문안 마을의 역사와 돈의문 박물관마을에 관한 여러가지 내용들을 관람할 수 있다. 세 건물 모두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모두 구경할 수 있다.
돈의문 전시관 일대는 이 글을 참고하자: 돈의문 박물관마을, 돈의문 전시관 구경하기
마을마당 윗쪽으로 한옥길이 나 있는데, 여기는 한옥 열 채 정도가 늘어서 있어서 골목길에서 적당히 사진을 찍으면 마치 한옥마을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이 구역은 체험교육관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소정의 수업료를 내면, 서예, 음악, 자수공예, 한지공예, 닥종이 공예, 다도 등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수업은 실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집 앞에서 기웃거려도 뭐라 하지 않는다. 이것이 여느 한옥마을과 다른 점이다. 특히 전시공간인 명인갤러리와 드라마 갤러리는 내부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다.
돈의문 구락부는 20세기 초 클럽을 재현해놓은 곳이다. 프랑스 부래상, 미국인 테일러 등 마을에 거주했던 외국인의 생활공간과, 외국인과 개화파 인사들의 사교 모임 장소를 엿볼 수 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돈의문 구락부는 구석구석 사진 촬영 포인트가 있어서, 모델 처럼 사진을 찍어보기 좋은 공간이다.
독립운동가의 집은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서 조성한 테마 전시관이다. 마을마당 바로 앞의 독립군 벽화가 눈에 띄기 때문에 금방 찾을 수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가의 집이 이런 모습이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데, 비밀 활동을 했을 것으로 상상할 수 있는 다락방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공간 전체를 그냥 둘러보기만 하면 독립운동을 떠올릴 수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 뭔가 테마를 잡고 좀 더 구체적으로 꾸며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서대문 여관'은 팜플렛 같은 것에서는 '소소한 일상, 작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실제로 다니면서 보이는 간판 이름과 소개되는 이름이 다르니 헷갈릴 수 있다. 어쨌든 여기는 외관만 보면 너무 낡아서 아직 리모델링을 안 했나 싶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보면 깨끗하게 잘 돼 있다.
방문할 당시에 이곳에선 100인 작가 릴레이전으로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작은 여관의 방 한 칸, 한 칸마다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협소한 공간을 이용해서 작품을 전시한 모습도 좋았지만, 오래된 여관이라는 공간 아래서 전체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이곳은 이번 방문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었다. 이걸 보면,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박물관을 넘어서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보였다. 앞으로 운영을 해가면서 마을 전체의 컨텐츠가 많이 바뀔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하게 해 준 곳이었다.
이외에도 옛날 핸드폰과 씨티폰, 삐삐 등의 근현대 소장품을 전시해놓은 시민갤러리, 마을 입주 작가들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의문상회, 다양한 전시와 강연이 열리는 서울도시건축센터 등, 동네 구석구석 다녀보면 구경할 것들이 많다. 널리 알려진 공간들 외에도 구석구석 의외의 공간들이 있으니, 취향을 찾아서 발품을 팔아보자.
혹서기인 7, 8월 매주 금, 토요일에는 한 시간 연장 운영을 해서, 오전 10시부터 밤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더위가 한 풀 꺾이는 저녁 시간에 방문해서 낮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동네를 구경해보는 것도 좋겠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역사와 관련 내용을 알고싶다면 아래 글을 참고하자.
> 돈의문 박물관마을에서 서민의 주거 문화를 보다 (서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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