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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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또 마지막이니까사진일기 2009. 3. 1. 21:46
일상을 여행하다보면 가끔씩, 아니 자주,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거기로, 때로는 오랜 계획 끝에, 때로는 아주 느닷없이 짐을 꾸려 떠나야 할 때가 있다. 애초에 나에겐 선택권이란 건 주어지지 않았고, 좋든 싫든 상관없이 일은 벌어지고야 만다. 어떤 때는 운명처럼, 어떤 때는 운명을 빗나간 것 처럼. 그렇게 부랴부랴 짐을 싸고 떠날서는 또 한동안 새로운 곳에 적응하려 기를 쓰고 살아갈 때는 잠시 잊고 산다, 내가 한 때 그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그러다가 아주 우연히 소식을 전해 듣거나, 아직 그 곳에 사는 지인을 만난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하늘의 구름 한 조각이 두 덩이로 갈라짐을 볼 때 즘, 아주 사소한 일을 계기로 문득, 지나는 바람에 그 곳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그런 때가 있다, 길거리 떨어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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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잡다구리 2009. 2. 22. 18:20
한동안 대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은둔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때였다. 휴일날, 특별한 일 없을 때면 나는 어김없이 공원에 나갔다.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강을 사이에 두고 다리 하나를 건너면 갈 수 있는 그 공원에는, 한밭수목원이 있었고, 대전시립미술관이 있었다. 그 공원 이름은 아직도 모르겠지만, 딱히 별 볼 것 없는 빈 공터에 항상 사람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환한 빛 한쪽 구석 그림자 속에서 나는 그들의 모습들을 지켜보며 해바라기를 하는 시간을 나는 즐겼다. 그 공원은 가족이나 연인들로 온 사람들이 많았다. 수많은 꼬마들이 각종 탈 것 들을 가지고 놀았는데, 그 종류도 전동 자동차를 비롯해서, 인라인 스케이트, 스케이트 보드, 자전거, 킥보드 등 아주 다양했다. 모두 주말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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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국제열기구축제 2008국내여행/충청도 2009. 2. 22. 12:52
작년(2008) 10월 경에 있었던 대전 열기구 축제. 하드디스크 구석 어딘가 잠자고 있던 사진을 이제서야 찾아냄. 어쩐지 사진 찍으러 다닌 곳은 많은데, 사진이 별로 없네 했지. ㅡㅅㅡ;;; 매년 10월 즘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근처에서 열리는 대전열기구축제는 벌써 6회 째라고 하는데, 축제 기간이 되면 열기구와 모터패러들이 막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밤에는 잠깐 불꽃놀이를 하기도 하고, 풀밭에 사람들이 모여서 고기 구워 먹기도 하고... ㅡㅅㅡ; 낮에는 썰렁하게 열기구 하나 밖에 없는 상황. 밤이 되어야 열기구가 열 개 즘 부풀어 오른다. 열기구를 가까이서 봤다는 의미 정도. 대체 왜 이런 위험한 도구에 몸을 매달고 몸을 괴롭히는 건지... ;ㅁ; 난 공짜라고 해도 안 해! 별 것 없어도 축제라는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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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큰 차이웹툰일기/2008 2008. 7. 9. 21:34
서울이 마음에 안 드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이 툭툭 부딪힌다는 것. 정말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어떤 때는 사람 툭툭 치고 지나가는 걸 즐기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특히 요즘처럼 불쾌지수 높은 날에 툭 치고 지나가면 살인의 충동까지 느껴지는데... 다른 지방을 가면 그런 일이 거의 없는데 유독 서울만 그게 심한 것 같다. 서울을 상당히 불쾌한 곳으로 느끼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 여기 대전은 두 달 남짓 있으면서 길 가다가 사람하고 부딪힌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 점은 정말 좋은 점이다. 게다가 대전의 번화가 중 하나인 타임월드(? 맞나? ㅡㅅㅡa)에 가봐도, 주말 저녁인데도 그냥 적당히 붐비는 정도. 주말 저녁의 강남과 비교하면 참 조용하고, 한적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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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무서운 곳이다웹툰일기/2008 2008. 7. 7. 00:35
여긴 정말 위험하다.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연애하고 결혼을 하다니... OTL 똑같은 연봉을 받는다면 서울에서 북적북적 살아가는 것보다 대전이 낫겠지 싶었다. 게다가 서울보다는 지방이 대체로 물가가 싸니까 돈도 더 모을 수 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건 모두 착각. 물론 서울보다 조용하긴 하다. 그런데 그 조용한 게 흠이다. 조용하면 좋지 않나라고, 나도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조용함은 시골의 조용함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시골의 조용함이란, 내 주관으로 해석하자면, 자동차나 사람소리가 없는 대신 새 소리, 물 소리, 바람 소리, 풀 소리, 벌레 소리 등으로 가득 차 있는 그런 조용함이다. 그런 조용함이라면 인간따위 일년 내내 안 보여도 심심하지 않다. 그런데 여기는 그런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