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목공원
-
시린마음 둘 곳 없어라, 화천 파로호와 평화의댐국내여행/강원도 2010. 5. 1. 20:18
화천은 푸르다. 푸르다 못해 시리다. 황량하다 싶을 정도로 굽이굽이 펼쳐진 한낮의 강이 그렇고, 수많은 눈물들이 고여 이루어진 웅덩이같은 호수가 그러하며, 그 위로 홀연히 모습을 드러낸 말없는 상처를 감싸 안은 산들이 그렇다. 하물며 하늘 위로 흘러가는 한 점 구름마저 푸른색이 감도니, 이곳은 노란 봄이 찾아와도 언제까지나 파아란 색을 간직하고 있는 시리고 시린 북단의 등허리다. 파로호의 아침공기는 풋사과처럼 새콤했다. 달력 상으로는 완전히 봄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이었지만, 이곳은 그 어느 계절에도 속하지 않는 곳인 양 시간을 살짝 비켜 있었다. 강원도 간동면 구만리. 파로호는 1944년에 북한강 협곡을 막아 축조한 화천댐으로 생긴 인공호수다. 이곳에는 화천수력발전소가 있는데, 6·25전쟁 때 이 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