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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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난 후에 동해 바다는국내여행/강원도 2020. 9. 19. 12:49
이곳에 도착한 날 비가 내렸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람은 파도로 마을을 삼켰고, 11월과 닮았던 비는 영혼까지 아프게 때렸고, 마침내 태풍이 왔다. 세상 따위는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버리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나홀로 그렇게 외쳐보아도 비바람에 소리는 메아리도 없이 스러질 뿐이었다. 바람 불면 날아가고, 비가 오면 씻겨가고, 태풍이 오면 쓸려가며, 그 속에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우산을 부여잡은들 무슨 소용이 있나. 아무도 볼 수 없는 세상의 끄트머리 어디에서 태풍을 온 몸으로 맞으며 흔들린 사람이 결국은 생의 한 가운데에 있었음을 너무 늦지 않게 깨달아야 했다. 맑고 뜨거운 여름 하늘처럼 치솟던 분노는 태풍으로 쓸려나가 비바람에 침잠했다. 비로소 나는 실로 오랜만에 어둡고 평화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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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별자리 찾기 스마트폰 앱, 스타워크2IT 2019. 1. 16. 14:55
수시로 때가 되면 밤하늘에 우주쇼가 펼쳐진다. 예를 들면 유성우 같은 것이 있다. 1월 경에 나타나는 사분의자리 유성군, 8월 경의 페르세우스 유성우, 12월 경의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3대 유성우로 불린다. 밤하늘에서 볼만 한 우주쇼 시기가 다가오면 뉴스에서 무슨무슨 별자리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주는데, 하늘을 보고 별자리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미리 공부하기도 귀찮고, 어쩌다 우연히 별밤을 볼 수 있는 곳에 가게 됐을 때는 더욱 난감하다. 이럴 때 별자리를 찾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이 있다. 바로 '스타워크2(Star Walk 2)'. 물론 이것과 비슷한 앱들이 몇 개 있는데, 이 정도면 무료로 사용하기 적당해서 소개해본다. 이걸 기초로 조금 더 좋은 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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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서 인천공항으로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23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7. 15. 20:12
보통 공항에 도착하면 비행기 탄 모습 정도만 보여주고 여행기를 끝맺지만, 홋카이도 여행 때는 비행기 안에서도 좋은 구경을 했기 때문에 사진을 나열해 본다. 저가항공 중에서도 가장 싼 것만 골라서 다니기 때문에 거의 밤시간에 이동하는 것만 타게 되는데, 홋카이도는 저가항공이면서도 낮 시간 비행편을 탔기 때문에 볼 게 많았다. 아아 남들은 이렇게 좋은 낮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구나. 이륙. 홋카이도는 저기 산쪽에 주르륵 걸려 있는 구름이 참 인상적이다. 밤 되면 비구름이 되어 몰려오려고 대기하고 있는 구름. 홋카이도 바다를 못 봤지만 결국 비행기에서 보게 됐다. 이제 정말 홋카이도 구경 다 한 느낌. 뭐 꼭 바다를 육지에서 보라는 법 있나, 하늘에서라도 봤으면 됐지. 치토세 공항 활주로를 날아오른 비행기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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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가는 오리 네 마리사진일기 2007. 8. 31. 01:26
그날 밤 오리 네 마리가 강을 건넜어. 건너편에 있던 나는 나도 데려가 달라고, 울며 불며 악을 쓰며 외치고 있었지. 그 때 그가 나타나 말했어. "세상이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까지는 이 세상을 떠돌 수 밖에 없어." 나는 말 했어. "그럼 나, 다음 세상에는 달걀로 태어나게 해 줘. 병아리말고 달걀." 보고 듣지 않고 빨리 끝나면 세상은 어쩌면 아름다울지도 몰라. 인간의 몸으로써는 정말 힘든 일이지. 그러자 그가 말했어. "달걀이라는 축복받은 생명체로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군!" 안돼, 안돼, 이 상태로라면 영원히 구천을 맴돌기만 할 거야, 안돼, 안돼. 그리고는 다시 태어나버렸어, 인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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