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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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 해도 회사는 망할 수 있지 - 모험회사 8모험회사 2007. 7. 28. 23:27
회사 자금의 50% 이상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용도로 쓴다면, IT회사일까 투자회사일까? 어차피 회사라는 것이 돈 벌기 위한 목적의 집단이니까 IT회사이든, 투자회사이든 월급만 꼬박꼬박 주면 아무 상관 없다고 치자. 그래도 서러웠던 기억이 있다. IT 본연의 임무로 프로젝트 완성 해서 돈 들어오면, 당연히 할 일 했다는 식으로 여기며 기껏해야 맥주집 갈 정도의 회식비를 지급해 주면서, 관리팀 혹은 총무팀이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돈 벌면 거나하게 회식도 하고 휴가도 주던 것. 아무래도 프로젝트라고 개발 해서 돈 벌어 와 봤자, 여기저기 들어간 비용 떼고 나면 별로 남는 것 없고,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한 판 크게 하는 것이 크게 벌 수 있는 거니까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냥 투자회사나 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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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는 아니지만 칼질을 해요 - 모험회사 7모험회사 2007. 7. 27. 05:52
'칼질'은 주로 포토샵을 이용해 이미지를 잘라내는 작업을 뜻하지요. 이미지 잘라 내면서 각종 자잘한 작업들을 하다보면, 그 노가다성은 코딩을 능가하구요. 디자이너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건 인위적으로 하기 참 어렵죠. 창조적으로 일 하게끔 분위기 조성은 못 해 줄 망정, 어디서 보고 온 예쁜 이미지를 그대로 잘라서 갖다 쓰라는 말은 정말 하지 말았으면 해요. 개발자 위주의 IT바닥 분위기, 직접 모두 제작해서 일정에 맞추기란 도저히 무리. 그래도 남에게서 '여기 있는 것 잘라 갖다 써'라는 말을 듣는 건 좀 아니지요. 개발을 핵심으로 여기는 회사, 그리고 윗분들이 모두 개발과 경영 관련 출신일 경우, 대학 갓 졸업한 신입을 뽑아 놓고는 유명한 웹 디자인들과 비교를 하려고 들기도 하지요. 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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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은 혼자 해요 - 모험회사 6모험회사 2007. 7. 27. 04:38
지금 와서 솔직히 이실직고 하자면, "기획서 완성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라는 말은 종종 휴식을 갖기 위한 좋은 핑계가 되어 주었답니다. ㅡ.ㅡ/ 그렇지 않나요? 저~기 개발자 분, '난 아니야' 하시지 마시고, 우리 솔직하게~ 에~이~ 솔직하게~~~ 비극은, 그런 핑계를 대고도 쉴 수 없었던 때가 더 많았다는 거지요. 이미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인데 새 프로젝트 기획이 들어가 있는 상황도 있었고, 새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기술들을 습득하고 배워야 하는데 시간이 턱없이 모자랄 때도 있었죠. 이미 맡고 있는 업무들만 해도 하루 일과 내내 처리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거기다가 새로운 기획서라고 앞에 갖다 놓으면 일단 짜증부터 나고 거들떠 보기도 싫지요. 서비스 중인 사이트 개편 기획안 같은 경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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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는 AS기사가 아니에요 - 모험회사 5모험회사 2007. 7. 27. 02:58
만약에 만약에, "디자이너시니까, 제 바탕화면 좀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라고 하면 "네~"하고 달려 갈까요? "기획자시니까, 제 코딩 주석들 편집해서 예쁘게 정리해 주세요."라고 하면요? 개발자에게 컴퓨터 좀 고쳐 달라고 하는 것은 이와 비슷한 류의 요청입니다. 물론, 성격 좋은 개발자 분들은 '당연히 도와 줘야지요~'하며 가시지만, 저 같은 까칠한 사람은 일단 인상 찡그립니다. ㅡ.ㅡ;;; 한 때는 컴퓨터 수리공 하기 싫어서 "저는 하드웨어 쪽은 전혀 몰라요~"하고 다닌 적도 있었지요. (부끄럽긴 합니다만, 전혀 틀린 말도 아니에요. 하드웨어는 잘 모르니까요.) 모든 개발자들이 컴퓨터 최적화 기법을 알고 있지는 않아요. 모든 개발자들이 컴퓨터 부품 가격 줄줄 외우고 다니지도 않아요. 모든 개발자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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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인력은 프로젝트 끝나면 뽑아줘 - 모험회사4모험회사 2007. 7. 27. 01:27
개발팀에 사람 모자란다고 계속 징징거리고 틈 날 때마다 말 하고 하면, 그제서야 인심 쓰는 척 사람 뽑아 준다고 나서는데, 그나마도 이런 저런 다른 데 필요한 사람들 다 뽑고 나서 프로젝트 한창 바쁠 때나 끝 날 때 즘 되서야 사람 뽑아 주는 센스.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핑계를 대지만, 그게 하루 이틀 일인가. 미리미리 뽑아 달라고 했을 때 뽑기 시작 했으면 됐을 텐데. 뭐, 뽑아 주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 어떤 때는 싹 무시하고 너네들끼리 어찌 잘 해결해봐라며 싹 무시하기도 하니까. 그러면 밤샘체제 돌입. 밤샘해도 제 날짜 못 맞추는 일 발생. 그 때 가서 경영진 하는 말: "일정 못 맞출 것 같았으면, 미리 사람 충원 해야 된다고 말 했어야지!" 웃기는 짬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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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회사는 가끔 모험을 떠나지요 - 모험회사 3모험회사 2007. 7. 25. 03:13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부연 설명을 하자면, 아마존은 원서를 사기 위해 개발자들이 가끔 가는 책 판매 해외 사이트. 정글은 디자이너들에게는 꽤 유명한 디자인 관련 사이트. 한때 IT와 전혀 상관 없는 일을 하는 친구에게, 우리 회사는 모험회사라서 가끔 아마존도 갔다 온다고 말 했었다. 당연히 농담이었는데 이걸 진담으로 알아 들었던 친구는, 내 방랑벽의 시작이 회사를 잘 못 들어가서 그런 것인 줄 알고 있다. 어쨌든, 책 값 안 대주는 회사가 제일 싫다. (론 책 값 안 대주고 월급 많이 주면 불만 없지만, 그건 제외하자.) 알아서 공부 하라는 식이면서 책값도 안 대 준다는 건, 정말 거저 먹자는 것 아닌가? 다녔던 회사 중 한 곳에서는 책값도 안 대 주면서, 이 책 읽어라 저 책 읽어라 지시하고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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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건 도둑질 - 모험회사 2모험회사 2007. 7. 24. 02:48
학교 교육에서부터 체계적인 일정을 짜 놓고 프로젝트 진행 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공학 수업을 들으면 그런 것을 배우긴 배우지만, 써 먹지를 않는다. 과제 던져 주면 어떻게든 밤샘 해서 시간 맞춰 제출해야 하고, 제 시간 맞춰 제출하지 않으면 대충 또 시간 늘려 주는 방식이 회사랑 똑같다. 배운대로 써 먹기는 힘 든 일이지만, 그래도 배울 때는 제대로 된 걸 배워야 하는데... 사회 초년생 때, 학과 과제를 하면서 이 길이 아니라며 때려치고 나간 친구들이 처음으로 부럽기 시작했다. 난 왜 끝까지 남아 있었을까 하는 자괴감도 들었고. 그래도 조금씩, 그래도 나아지겠지, 익숙해지면 괜찮아 지겠지, 버티고 버티고 버티고 버텨서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다. 나도 꿈이 있었었었었었었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