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부산이라 주위에 아는 사람들도 부산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또 다시 찾아온 귀찮고도 힘겨운 귀향 여정.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추석이나 설날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애 쓴다.
예매 시작하는 날 (약 2~3개월 전) 새벽에 출 서서 예매하는 사람들도 있고,
혹시나 취소한 표 나올까 싶어 수시로 예매 사이트 들락거리는 사람들도 있고,
아는 사람들 총 동원하여 수소문 하는 사람들,
여행사 직원까지 포섭하여 표 구하려고 젖먹던 힘까지 써 보는 사람들도 있다.
옆에서 보면서 솔직히, 아주 솔직히 말해서, 딱하다는 생각을 한다.
서울에서 부산을 갈 때는 꼭 기차를 타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의 유지를 위해
온갖 핑계를 만들어 내고, 작은 불편함을 크게 부풀려
기어이 버스는 불편하다고 생각해 버리는 사람들.
스스로 그렇게 믿으므로 그건 사실이 되어 버리고,
그것이 틀림 없다는 굳센 의지를 가졌기에 절대 진리라고 여기는 사람들.
그들 중 태반이 최근에 고속버스를 타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며,
설사 어쩔수 없이 버스를 탄다 해도 이미 있는 고정관념으로
기차보다 버스가 힘든다라는 생각은 고칠 수가 없다.
이미 '버스보다 기차가 무조건 편하고 빠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고칠 수도 없고, 고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주로 하는 말들이 '빠르다'라는 건데, 뭐 나같이 빨리 갈 필요 없는 사람들은
뭔가 중요한 일 때문에 바쁘게 빠르게 급하게 가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른다, 그건 인정한다.
한 두 시간 아껴서 굉장히 대단한 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빨리 가는게 당연하지.)
이 글은 그런 선입관이 없는, 정보가 없어 미처 몰랐던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요즘은 명절때 귀향하는 사람들도 옛날처럼 그리 많지 않고,
새로운 고속도로와 국도도 많이 생겨 도로 사정도 꽤 괜찮아 졌다는 말을 사족으로 남겨본다.)
(여기서 비교하는 모든 차편은 '서울-부산' 편도를 기준으로 한다.)
* KTX
; 일반, 성인. (일반실. 할인 하나도 적용 안 된 가격. 특실은 당연히 더 비싸다.)
가격: 44800 원.
소요시간: 2시간 40분.
(공식운행시간은 그렇지만, 99% 연착 한다. 3시간으로 잡는 것이 적당하다.)
* KTX 최대할인
; KTX로 가장 싸게 갈 수 있는 방법은 '동반석'제도를 이용하는 것.
각 객실 가운데에 4명이 서로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이 자리를 4개 모두 한꺼번에 구입하면 37.5% 할인 해준다.
즉, 4명이 동시에, 똑같은 목적지로 갈 경우 37.5%를 할인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가격: 28000 원. (1인당.)
(한 사람씩 살 수는 없다. 한꺼번에 4개 자리를 모두 사야만 할인 받을 수 있다.)
(비교를 위해서 1인당 가격을 제시했을 뿐이다.)
*새마을호
; 요즘 하루 운행수가 아주 적다. 하루 4편 정도. 평일에도 표 구하기 어렵다.
가격: 36800 원.
소요시간: 4시간 40분. (공식시간. 연착 감안하여 5시간으로 봐야 한다)
*통일호는 비교 대상에서 제외.
통일호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게 있긴 있지만,
왜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는지는 직접 한 번 타 보면 알 수 있다.
* 고속버스
- 일반고속: 시내 좌석버스 정도의 차라고 보면 된다. 다소 불편하다.
가격: 19800 원.
소요시간: 4시간 30분.
- 우등고속: 자리가 꽤 넓다. 거의 누워서 갈 수 있음. KTX와 비교도 하지 말 것.
가격: 29400 원.
소요시간: 4시간 30분.
-> 버스의 특성상, 도로 사정에 따라 소요시간은 편차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명절 때, 내 경우는 최대 7시간까지 걸려서 간 적도 있다.
-> 7시간을 어떻게 버스를 타고 이동 하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배낭 여행은 꿈도 꾸지 말길 바란다.
-> 버스는 강남고속터미널 기준임. 동서울 터미널은 각각 100원씩 더 비쌈.
(동서울에서는 해운대로 가는 버스도 있다. 해운대에 조그만 시외버스 터미널 있음.)
(200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