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저께 동네 골목을 싸돌아 다니다가 우연히 현수막을 하나 봤는데,
21일 토요일에 서울숲에서 '미녀는 괴로워' 영화 상영을 한다고 돼 있었다.
요즘 자금 사정상 극장 가기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 중이라
오랜만에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 한 편 볼 수 있으려나 해서 가 봤다.
서울숲 야외 공연장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가 한창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영화 상영은 없었다.
잘 못 찾아간 건가? ㅠ.ㅠ
집에서 가까워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서울숲을 최소 백 번은 넘게 가 봤는데,
이런 이벤트 열리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다.
혼자 멀찌감치서 담배 피며 구경하다가 돌아 나오는데 스페인 무곡이 연주 됐다.
왠지 서울숲이라는 배경과 쓸쓸한 장면 연출에 어울리는 곡이었다.
공연장 근처 공터에서는 또 다른 행사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팔도 먹거리 시장이라는 플랜카드를 내 걸고 있었는데,
입구쪽에서는 엿장사 공연(?)을 막 시작하고 있었다.
(그냥 공연이 아니라 진짜 엿도 판다)
엿장사 아저씨 왈, 요즘 신랑감으로 인기 있는 직종이
'의사, 변호사, 판사, 장의사, 엿장사'란다. ㅡ.ㅡ;;;
정보처리기사는 백 등 안에 들려나? ㅠ.ㅠ
먹거리 마당 뒷편에는 노래자랑을 하는지 좀 시끄러워서 아예 접근 안 했다.
주변에 빙 둘러 쳐 진 천막에는 각 지방 음식이라며 음식들을 팔았는데,
사람들은 구경에만 열중하고 정작 음식은 별로 사 먹지 않는 분위기였다.
어쨌든 성격이 꽤 다른 두 종류의 공연과 행사를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어 나름 괜찮은 시간이었다.
...
영화 왜 안 보여 주는 거얏!!! ㅠ.ㅠ
p.s.
언제까지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아마 내일(22일 일요일)까진 하지 않을까 싶다.
일요일엔 사람으로 미어 터지겠지? 나는 접근 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