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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은 혼자 해요 - 모험회사 6
    모험회사 2007. 7. 27.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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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와서 솔직히 이실직고 하자면, "기획서 완성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라는 말은 종종 휴식을 갖기 위한 좋은 핑계가 되어 주었답니다. ㅡ.ㅡ/
    그렇지 않나요?
    저~기 개발자 분, '난 아니야' 하시지 마시고, 우리 솔직하게~ 에~이~ 솔직하게~~~

    비극은, 그런 핑계를 대고도 쉴 수 없었던 때가 더 많았다는 거지요.
    이미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인데 새 프로젝트 기획이 들어가 있는 상황도 있었고,
    새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기술들을 습득하고 배워야 하는데
    시간이 턱없이 모자랄 때도 있었죠.
     
    이미 맡고 있는 업무들만 해도 하루 일과 내내 처리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거기다가 새로운 기획서라고 앞에 갖다 놓으면 일단 짜증부터 나고 거들떠 보기도 싫지요.
    서비스 중인 사이트 개편 기획안 같은 경우는... 정말 솔직하게 딱 까 놓고,
    '디자인 넘어 오면 거기 맞춰서 하던데로 개발 해 주면 되지 뭐'라는 태도였지요.
    어차피 디자인 해서 넘어 오는 걸 보면 무슨 기능을 넣어야 할 지 알 수 있으니까요.
     
    사실 대체로 지금 회사에서 하는 기획이란 거, 길어봐야 1~2주 만에 뚝딱 나오는 거,
    아마 기획자 분들도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기획서라는 게 더 좋은 제품(혹은 서비스) 개발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되기 보다는,
    상부 보고용, 외부 보고용, 도움말 제작용으로 거의 쓰이고 있는 현실이지 않나요?
    (지금은 바꼈나 모르겠네요, 아니면 제가 다녔던 회사들만 그랬는지도...)
     
    기획부터 많은 시간을 가지고, 다양한 구성원들의 회의를 거치고 의견을 종합하는,
    그렇게 해서 나오는 기획서 라는 것이 이상적인데, 저는 아직 한 번도 그런 과정을 접해 보지 못했죠.
    기획서는 기획자가 알아서 쓰고 있고, 개발은 이미 들어가 있는 상태.
    한창 개발 중일 때 기획서 완성 됐다고 날아 오죠, 상부 보고 하면서 참조로.
    누구를 탓 할까요, 이미 일정이 그런 식으로 짜여져 있는데.
     
    어쩌면 한국의 경영자들은, 기획 한다고 회의 하며 아이디어 나누는 시간은
    그냥 놀고 있는 시간으로 보는 지도 몰라요. 그래서 기획 일정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겠죠.



    p.s.
    어쩐 일로 기획서가 먼저 완성 됐던 때도 있었죠.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 주는 어색함.
    이사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둘러 앉은 회의실은 적막만이 감돌았죠.
    다들 이 상황을 어찌 받아 들여야 할 지 어리둥절한 표정.
    아아...개발 들어 가기 전에 기획서가 먼저 나오다니~!

    드디어 이사님이 적막을 깨고 입을 여셨어요.
    "이거... 여기, 맞춤법이 틀렸구만."

    네~네~ 출판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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