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에피소드는 옛날에 있었던 일을 웹 2.0이라는 키워드와 합쳐서 만들어 본 것입니다.
대단하신 분들은 대단하신 분들의 얘기만 듣고 싶은 걸까요?
말단 직원이 아무리 말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주제를,
어디선가 대단하신 분 얘기 한 마디 듣고 와서는 감동 받고 그 쪽의 비전(?)을 제시합니다.
그나마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대강 주워 들은 걸로 우기면 참 난감합니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 그건 당신이 이해하고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라고 말 해 주어도 말단 직원은 대단하신 분 축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하지 않지요.
그래서 다시 대단하신 분들과 접촉. 그들의 말이라면 사소한 것까지 크게 생각하는 습관.
어째서 모르는 걸까요?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대단하신 분들이야 아는 것 말 해 주고, 잘 되면 좋겠다 말만 할 뿐이라는 것을.
예전에 웹 2.0이라는 말이 처음 나와 유행할 때 즘엔,
웹 2.0이 무슨 개발 툴이나 웹의 새로운 버전인 양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것이니 모를 수도 있는데, 모르면 그걸 우기지는 말아야 할 텐데,
하루는 어떤 사장님이 와서 이런 말을 했지요.
'이제 개발도 웹 2.0으로 해야 돼'
무슨 개발을 웹 2.0으로 한다는 건지. 웹 2.0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씀 드렸더니,
'개발자는 뭘 몰라. 경영/마케팅 쪽에서 말 하는 웹 2.0은 그런게 아니야! (버럭)'
그럼 경영/마케팅 쪽에서 말 하는 웹 2.0은 어떤 거냐고 물어 봤더니 횡설수설.
결국 결론은, 개발자들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고,
웹 2.0을 재빨리 배우고 그걸 사용해서 새로운 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정리를 해서 뭉뚱그리면 대충 맞는 말 같지만, 그 분은 그 때 분명 웹 2.0을 무슨
비주얼 스튜디오 정도의 개발 툴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이후, 그 분은 웹 2.0에 대해 계속 떠들고 다니셨고, 나중에는 강연도 하시고... ㅡ.ㅡ;
나중에는 제대로 아셨는지, 자기는 개발 툴로써 웹2.0을 말 한 적 없고,
트랜드에 맞게 새로운 웹 문화에 발 맞추어 개발자도 따라 가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던 거라고
말 바꿔 주시는 센스. 하긴, 말로 먹고 사시는 분이니 그런 기교 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