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양과 함께 버스 타러 가는 도중에, 길에서 해나를 만났다.
말 그대로, 길 가다 우연히 만난 것.
버스표 사 놓고, 버스 시간 기다리면서 처음으로 인도 현지 식당에 갔다.
뭔가 지저분한 느낌 때문에 과연 이 음식 먹어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오이양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나보고 먼저 먹어 보라고 했다.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로 한 숟가락도 안 뜨고 내가 먼저 먹기를 기다리고 있길래
어쩔 수 없이 실험용 생쥐가 된 나.
인도 음식은 향과 맛이 강해서, 처음 접하면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여행자 중에는 몇 달을 여행해도 인도 현지 음식을 전혀 입에도 못 대는 사람도 있을 정도.
다행히 내 입맛에는 잘 맞는 편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인도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봤는데,
한 때 우리나라에도 '코리안 타임'이 있었듯, 여기도 '인디언 타임'이 있었다.
버스, 기차, 심지어 비행기까지도 한 두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
심할 때는 대여섯 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특히 기차)
처음엔 차가 일찍 와서 떠나버린 것 아닌가 걱정도 되고,
왜 이렇게 시간을 안 지키냐며 화도 나지만,
나중에는 으례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나가도 문제다.
가끔씩 정시에 오기도 하기 때문.
인도에서는 기다림의 미학(?)을 철저히 학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