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싫은 곳이 바로 강남역 일대이다.
언제나 사람으로 가득 찬 상업용 유흥 지구.
약속이 있어 나갔더니, 역시나 연말이라 사람으로 빽빽했다.
특별히 무슨 행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뭐 하러 그리 강남으로 가는지,
지하철 출입구에서부터 사람으로 꽉 막혀서,
지하도 계단 걸어 올라가서 밖으로 나가는 데만 10분 넘게 걸렸다.
밖으로 나와도 상황은 마찬가지.
가뜩이나 좁은 보도가 사람으로 가득 차서, 거의 2열 종대 행군을 연상케 했다.
왜 막힐까? 왜 막히는 걸까?
그 이유가 궁금해서 억지로 앞으로 앞으로 비집고 나가 보니,
꼭 두어 명의 사람들 때문에 뒷사람들이 쭉 막혀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 많고 좁은 길에서 꼭 손 잡고, 팔짱 껴서 길 막고 가야하나?
그런 사람들이 또 구경한다고 걸음은 어찌나 느리게 걷는지...
길 가면서 구경 하는 것, 할 수 있다.
길 가면서 뭐 먹는 것도 충분히 해도 되는 일이고,
길 가면서 애정표현 하는 것도 충분히 해도 되는 일인데,
제발 좀 일행들끼리 가로로 쭉 서서는 길 좀 막지 말아 달라!
그렇게 길 다 막고 걸어가면 기분 좋은가?
다른 사람들이야 약속시간에 늦건 말건,
다른 사람들이야 못 걸어가서 멈춰 서건 말건,
다른 사람들이야 뒤에서 짜증 내건 말건,
자기들만 옆으로 나란히 서서 웃으며 기쁘면 전부인가?
(어찌 하는 짓이 그리도 당나라당 같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