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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겠지.
그래 넌 후회 할 거야.
함께 할 수 없음에, 더는 곁에 없음에,
믿었던 마음과 준비하던 미래와 의지하던 마음은
이제 아무도 들여놓을 수 없는 황무지 가시밭으로 변하고
세상 모든 슬픔 혼자 떠 안은 듯 무너지는 마음에
주체할 수 없는 밤들을 오래 오래 보내면서도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졌어 라고,
애써 태연한 척 하겠지.
그러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는 그 때
조금만 더 참았으면 어땠을까, 모른 척 넘어갔으면 어땠을까,
그러지 말았으면 어땠을까, 저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마음으로 삭히고, 좀 더 이해해주고,
좀 더 보듬어주고, 좀 더 견뎌 주었다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하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부여잡고 아쉬움의 탄식을 흘리겠지.
그렇게 후회하며 후회하며 또 후회하며 시간을 보내고
서서히 속으로 까맣게 타 들어가는 자신을 보면서
끝내는 화가 나겠지.
바보같다 생각 하겠지.
그렇게 정신없이 살아가던 그 어느 하루 바람 부는 날,
느닷없이 아무 이유도 없는 눈물이 흐르기도 할 거야.
그 사람을 위해서인지, 이러는 자신이 불쌍해서인지,
무심한 사람들 때문인지, 세상에 혼자 버려진 것 같아서인지,
아니면 그저 변덕 때문인지, 날씨 탓인지, 이상해 진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뭔가 갑갑해서 소리라도 지르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으로 하루종일 거리를 헤매이는 날이 오겠지.
그러면서 또 후회하겠지, 후회하겠지, 후회하겠지.
하지만 괜찮아, 괜찮아.
이제 곧 아파한 시간들 만큼 행복해질 날이 올 거야.
아니 이제는 아프지만 않는다면, 슬프지만 않는다면,
더이상 이 너덜해진 마음에 조그만 상처라도 생기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굳이 기쁜 일이 없어도 행복함을 느낄테지.
서글프기도 하겠지, 아쉽기도 하겠지, 힘들기도 하겠지.
그래도 시간은 앞으로, 앞으로 흘러흘러 가니까
우리 역시 멈춰 설 순 없으니까
빨리 일어서길 바래.
너의 선택은 옳았고, 너의 결정은 정확했고, 너의 행동은 적절했어.
세상 누가 뭐라 해도 너는 너의 길을 가는 거야.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다시는 돌이킬 수 없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쓸 데 없는 생각은 이제 그만.
예전의 네가 아닌, 새로운 너로 다시 태어나길 바래.
세상은 이미 변했어, 네가 변함과 함께.
느껴봐, 이미,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잖아.'잡다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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