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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쨌든 대충 굴러 간다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2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8. 11. 29. 21:54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2


    어쨌든 대충 굴러 간다



    싼 항공편은 늘 그렇다. 어중간한 새벽녘에 공항에 떨궈 준다. 버스가 다 끊겨버린 새벽에 공항에 딱 내리게 되면 정말 대책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관계의 어떤 사람이든지 마중 나올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도 이미 예약한 숙소나 여행사에서 마중을 나온다. 하다못해 친구끼리 왔거나, 어떻게 비행기 안에서 말을 트게 되어 함께 움직일 동행을 구한 사람들은 그렇게 모여서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하는 편한 길을 갈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모르는 사람에게 말 붙이기 싫어하고, 혼자 움직이는 여행자는 그래서 여행 시작부터 피곤할 수 밖에 없다. 물론 혼자서라도 택시를 타면 되긴 하지만, 그 금액은 한국돈으로 환산해도 그리 만만한 액수가 아니다.

    사실은 낮에 도착하는 비행편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한 오만 원만 더 냈다면 낮에 도착해서 바로 공항버스를 집어 타고 한 시간 만에 시내로 갈 수 있었을 테다. 하지만 오만 원이면 태국에선 택시를 타고 가서 웬만한 숙소를 잡고도 남는 돈.

    그래서 애써 싼 비행편을 선택해서는, 그래 이번에야말로 편하게 택시 타고 한 방에 카오산으로 가자라고 마음 먹어 보지만, 그게 또 현지에 도착하면 그렇지가 않다. 조금만 고생하면 하루 방값이 아껴지는데 어떻게 덜컥 택시를 집어 탄단 말인가. 그래서 또 피곤하게 가는 거다, 알면서도 늘 하는 피곤한 여정.



    (무료로 운행하는 공항 셔틀버스. 공항 근처 버스터미널과 공항 입국장 사이를 오간다. 중요한 것은, 스튜어디스들도 탄다는 것(?). ㅡㅅㅡa)




    자정 전까지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하면 입국장 밖으로 나가 공항버스를 타는 게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다. AE2 버스를 타면 바로 카오산까지 간다(18번 게이트 밖).

    하지만 새벽 1시라는 어중간 한 시간에 도착하면 6시 즘 첫 차 다닐 시간까지 죽치고 앉아 기다리기도 뭣하고, 택시를 잡아 타기도 좀 그렇고, 이래저래 애매하다.

    그래서 나는 나름 가격과 시간을 절충한 방법을 쓴다.

    일단 무료로 운행하는 공항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 근처 버스터미널까지 간다. 거기서 551번 시내버스를 타면 종점인 전승기념탑까지 갈 수 있고(36), 전승기념탑에서 택시를 잡아 타면 카오산까지 약 100밧 정도면 갈 수 있다.

    좀 복잡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긴 하지만, 공항버스(150)보다 싸게 갈 수 있으니까 대략 가격과 시간을 절충한 방법이라 본다. 물론 전승기념탑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카오산으로 갈 수도 있지만, 새벽녘에는 버스가 잘 안 오기 때문에 시간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다.

    (
    공항 셔틀버스 탈 때, 여기저기 둘러서 가는 버스가 있고, 터미널로 바로 가는 버스도 있는데, 빨간버스, 파란버스 고르지 말고 오는데로 아무거나 집어타자. 기다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니까.)



    (전승기념탑에서 내려서 일단 시내버스 정류장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 택시도 많이 서 있고, 또 다른 동행자를 구할 가능성도 있으니까.)




    이 날, 전승기념탑 앞에서 택시 잡기 바로 직전에 어리버리하게 두리번거리는 서양인 애가 하나 있길래 카오산 가는 거면 같이 타고 가자고 해서 요금 반반씩 냈다. 길 잃은 어린 양 한 마리도 구해 주고, 요금도 절반으로 내고~ 돈도 아끼고, 천국도 가고~ 일석이조.

    태국에 도착한 첫 날은 특별히 한 일이 없다. 새벽에 공항에 도착해서, 버스타고 택시타고 카오산까지 가서, 바로 한인숙소인 DDM으로 직행. 에어컨 도미토리 120밧 짜리에 들어가 씻지도 않고 바로 취침. 너무 피곤해서 잠이 안 와서 뒤척거리다가 잠깐 잠들었다 깨어보니 오전 11시가 훌쩍 넘어있어서 바로 체크아웃.



    (카오산 로드의 일부분. 낮에는 그냥 시장일 뿐이지만 밤에는 완전히 변신한다.)



    숙소에서 나온 후, 말레이시아 수도인 콸라룸푸르까지 직행하는 기차를 타려고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주말이라 3일 후까지 모두 매진. 그래서 일단 핫야이까지 가는 버스를 타기로 결정. AB Travel이라는 여행사에서 핫야이까지 가는 버스를 550밧에 예약 (대충 믿을 만 하면서도 가격도 적당함). 저녁 8시에 바로 출발한다고 해서 딱히 숙소도 새로 못 잡고 방황 시작.

    민주기념탑 근처 맥도날드에서 노닥거리다가 국왕 행차 카 퍼레이드 모습 목격. 거기서 북쪽에 있는 공원까지 걸어가다가 시위대가 천막 치고 농성중인 모습 목격. 그렇게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노닥노닥 하다가 8시에 버스 타고 핫야이로 출발. 그것으로 하루 일정 끝.



    도착하자마자 제대로 쉬지도 못 하고 바로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려니, 안 그래도 피곤한데 더욱 피곤해졌고, 감기도 도져버리고, 덥기는 또 엄청 덥고. 버스에서 자려고 했더니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데, 이머병같은 버스에 비가 새네. 온 몸이 빗물로 촉촉히 적셔져서 잠도 못 자고, 에어컨은 또 엄청 빵빵하게 틀어줘서 빗물이 얼음으로 변하고... OTL (빈 자리 있었지만 옆에 앉은 프랑스 애가 이뻐서 옮기지도 못 하고 ㅡㅅㅡ;;;)

    대략 그러했음. 그닥 인상깊은 내용이 별로... 많아서 다 못 적겠다! ;;

    세세하게 하나하나 다 짚고 넘어가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깐 그냥 대강대강 넘어가자. 이 날 있었던 일은 3편에 사진으로 주르륵 올려 드리겠음. (여행기 겨우 2편 끝냈는데 벌써부터 막 귀찮아지고)



    사실은, 여행중에 만난 사람들이 각국 물가나 분위기 같은 정보들 알고 싶다고 해서 대강 적는 여행기. 감상 따윈 필요 없어. 설렁설렁 넘어 가는 거다. (많은 걸 기대하지 마세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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