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
방콕 카오산 근처 사진정리 2/2
카오산에서는 파인애플 1/4조각 될까말까 한 걸 10밧에 팔지만, 민주기념탑 앞에만 가도 파인애플 하나를 통째로 깎아 놓은 것이 30밧. 저거 하나 사서 봉지에 넣어 들고 다니면서 주섬주섬 먹으며 다니면 군것질거리로 딱 좋다.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고, 살 찔 염려도 없고~ 게다가 한국에서는 부자들이나 먹는다는 열대과일 아닌가! 그래서 난 동남아 쪽으로 가면 밥 대신 과일을 입에 달고 산다.
태국 방콕의 변두리 차도는 이렇게 생겼음. 절대로 도로만 찍은 거임. ㅡㅅㅡ;
대충 일반적인 태국의 구멍가게(?) 분위기. 햇살이 너무 뜨겁고 밝아서 이 때 찍은 사진들은 대부분 노출과다.
어느 나라든 꽃집 아가씨들은 이쁘고...가 아니라 태국 꽃집은 이렇게 생겼다고 찍은 거임. ㅡㅅㅡ;
이 사진으로 왜 사진들이 대부분 노출과다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조금이라도 설명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이 때 낮 온도가 30도였나, 대충 그랬음.
저렇게 불타는 햇빛. 썬크림 필수.
대체로 며칠 있다 가는 단기 여행자들은 썬크림을 잘 챙겨 바르는데, 몇 주 정도 여행하는 사람들은 썬크림 바르는 걸 슬슬 까먹다가 나중에는 귀찮아서 그냥 다니고 만다. 하지만 내 경우는 살이 빨리 타는 편인데다가, 한 번 타면 막 따가워지고 껍질도 많이 벗겨지기 때문에 꽤 조심하는 편.
여기서 살짝 주관적인 팁을 알려 드리자면, 미샤, 에뛰드, 페이스 샵 다 써봤지만, 썬크림이라는 한 종목에서는 카오산의 공항버스 티켓 부스 앞쪽에 있는 화장품 가게에서 파는 200밧 짜리 썬크림이 제일 낫더라는 거. 물론 내가 써 본 것 중 가장 좋은 썬크림은 '히말라얀'이라는 상표. 주로 인도나 그 근방 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것.
이 땡볕에 과일장수 아저씨는 하나라도 더 팔려고 골목골목 누비고 다니시는데, 저렇게 다니다보면 과일이 저절로 익을 듯.
아 정말 인상깊었던 사자머리. 머리에 꽃을 달아서 포인트를 주면 더욱 좋았을 텐데...가 아니고 횡단보도 찍은 거임. ㅡㅅㅡ;
태국에는 저렇게 천막 끄트머리에 물병을 매달아 놓았다. 현수막 등이 바람에 날리지 않게 하려고 매달아 놓은 듯. 정말 덥고 물도 다 마셔 버렸을 땐, 저 물이라도 마시고 싶을 정도로 갈증에 허덕일 때도 있다.
한가한 오후, 버스 정류소 앞. 태국의 버스는 목적지 이름이 모두 태국어로 표기되어 있고, 안내방송도 전혀 안 나온다. 그래서 외국인이 버스 표지판만 보고 목적지를 찾아 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 그러니까 태사랑(
http://www.thailove.net) 사이트에 들어가서 방콕 지도를 꼭 뽑아갈 것. 목적지별 버스 노선도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피씨방에서 돈 내고 프린터를 한다 하더라도 본전 뽑고도 남는다.
카오산 로드 끄트머리에 있는 버거킹. 와퍼세트 가격은 우리나라와 거의 차이가 없는데, 양과 질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서양인들이 많이 가니까 좀 더 제대로 된 버거가 나옴. 물론 버거킹의 킹은 홍콩. 홍콩가면 꼭 버거킹 와퍼버거를 먹어볼 것.
슬슬 해가 서산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카오산 로드엔 각종 옷이나 신발 등 잡다한 물건 파는 노점들이 판을 접고, 먹을 것들을 파는 노점들이 하나 둘 나와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태국은 정말 길거리 음식의 천국인데, 문제는 앉아서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 물론 피곤할 때는 길 가 어디든 주저앉아 먹을 수 있다. 피곤하지 않을 때는 걸어다니며 먹으면 되고.
하지만 앞서도 말 했듯, 카오산 로드는 물가가 비싸다. 노점에서 사 먹는 파타이(태국식 볶음 면)도, 다른 곳에서 사 먹는 것에 비해 양이 적은 편. 면은 조금 주고 야채만 잔뜩 넣어준다. 뭐 그래봤자 몇 밧 차이지만, 일단 그 사실을 몸소 체험하면 카오산에서 뭔가 사 먹는다는 것이 많이 꺼려지게 된다. (나만 그런건가... ㅡㅅㅡ;;;)
동남아 쪽은 오전 11시 부터 오후 3시 까지 햇볕이 너무 따갑다. 게다가 이 시간대가 딱 숙소에서 체크아웃하고 짐 싸서 나올 시간이기 때문에 시원하게 시간을 보내기가 참 애매한 시간이다.
다른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밤 기차도 타고, 밤 버스를 타기도 한다. 하지만 내 경우는 밤에 이동을 하면 다음날 또 쉬어줘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낮 시간에 이동을 하는 편이다. 그러면 에어컨 나오는 버스 안에서 시원하게 있을 수 있고, 밤에 도착해서 새로운 곳을 슬슬 돌아다니며 길거리 음식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좋다. 특히 태국은 어딜 가도 야시장이 있기 때문에 밤에 이것저것 먹으러 다니면 밤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카오산 로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옷가게. 한두개 살 거라면 몰라도, 선물 할 용도로 좀 더 예쁜 옷을 많은 양을 살 요량이라면 방콕 중심가인 시암(싸얌) 쪽으로 가기를 추천한다. 시암은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이나 종로 정도 된다. 카오산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 하지만 이번 여행기에서 시암은 안 나올 예정.
더위를 피해서 짜오프라야 강변 어느 다리 아래에서 널부러져 있었다. 시간 때우기 위해 가지고 간 전자사전이 유용했던 때. 몇몇 소설을 입력해 가기도 했지만 별로 재미가 없어서 그냥 영어사전 외우기로 시간을 때웠다. ㅡㅅㅡ;
강물이 깨끗한 편도 아니고, 특히 이 다리 아래는 악취도 나기 때문에 쉬기에 그리 좋은 곳은 아니지만, 딱히 들어갈 숙소도 없고 그렇다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돈 쓰기도 싫을 때 그냥저냥 가서 죽치고 앉아 있을 만 하다.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저녁 8시. 핫야이 가는 티켓을 예매한 여행사 앞에 가서 기다리니 한 청년이 와서 다른 장소로 데려간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한 마디씩 한국어로 말을 건내는 청년. 최근 태국은 부쩍 한국어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기저기서 한국어를 조금씩 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을 정도. 그들의 회화수준은 간단한 인삿말 정도가 아니라서 더욱 놀랍다. 그 분위기에 발 맞추어 한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장치들을 한국이 마련해 주면 좋을 듯 싶은데, 안타깝게도 한국어 학습 환경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편이라고. (방콕은 나은 편이지만)
이런 폐허 바로 옆 여행사에서 핫야이 방면으로 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대부분 서양인들이었고, 그들은 모두 '꼬 사무이'라는 섬으로 가는 사람들. 사실 이 때는 꼬 사무이 쪽 바다는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닌데, 이들은 단지 풀 문(full moon) 축제를 즐기기 위해 가는 거라고. 뭔가 로맨틱하고 있어보이는 이름인 풀 문 축제. 하지만 사실은 그냥 술 마시고 춤 추는 서양인들이 축제. (너무 냉소적으로 썼나. 하지만 사실인 걸 뭐.)
낮부터 구름이 낮게 깔리더니 급기야 밤 9시 즘 버스를 타니 비가 쏟아진다. 버스는 겉으로는 멀쩡한데 비가 새는 바람에 커튼을 겉옷삼아 둘둘 말아서 가는 쇼를 했다.
게다가 에어컨. 아... 에어컨. 태국에서 에어컨을 틀 수 있는 버스들은 에어컨을 아주 세게 틀기 때문에, 이렇게 밤에 이동하는 버스를 타면 승객들이 다들 덜덜 떨면서 담요를 덮고 자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래도 에어컨 세기를 줄이거나 끄거나 하지는 않는데, 이 때 즘 되면 비행기 기내 담요가 절실히 그리워진다. 동남아를 여행하려면 북부지방을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버스 에어컨에 대비하기 위해서 긴 팔 옷을 하나 즘 가져가는 게 좋다.
이렇게 주섬주섬 하루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