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버터워스 변두리 어떤 평화로운 곳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허름하지만 맛있는 인도네시아 음식을 파는 식당에 석양이 지고 있어요.
지는 석양에 졸음이 몰려오는 식당 고양이가
바닥에 뻗어 디비 자고 있었지요.
대낮에 퍼질러 누운 고양이가 못마땅한 옆집 꼬마가 고양이를 때려 깨웠어요.
고양이도 옛날에 한 가닥 하던 하던 녀석이라 고개만 까딱 할 뿐,
일어날 기색도 보이지 않고 그대로 개기고 있었죠.
심히 분노한 소년은 급기야 발로 차서 고양이를 깨워 일으키는 데 성공했어요.
마지못해 부시시 일어나 서게 된 고양이.
소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승리의 브이를 그렸어요.
하지만 만만한 고양이가 아니에요. 호랑이 동생이죠.
콧방귀 한 번 뀌더니 다시 드러누웠다구요.
결국 최종판정은 고양이 승. ㅡㅅㅡ/
이 고양이가 유일하게 눈을 반짝이며 빠릿빠릿하게 일어나 앉을 때가 있어요. 그건 바로-
다른 사람 밥 먹을 때.
옆에서 눈을 반짝반짝 빛 내면서 애처롭게 '냐-옹~ 냐---옹~'하고 소리를 내지요.
그 말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면 이런 뜻이죠.
"그걸 혼자 다 처먹냐? 나도 좀 남겨 줘, 이 돼지야!"
어느 한적한 변두리 동네 허름한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p.s.
고양이에게 아무도 먹을 것을 주지 않았지만, 몇 주 후에 다시 가 보니 고양이는 여전히 살아 있었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