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찾는 그 사람 이제 여기 없단다.
그 겨울 어두운 하늘 포근히 감싸 안으며 별자리를 짚어주던 그 사람.
새벽이 올 때까지 차가운 모닥불을 체온으로 감싸며 시를 읊던 그 사람.
개나리 꽃 만발한 도심을 병아리처럼 지저귀며 다니던 그 사람.
낙엽 한 잎에 수명이 다한 양 슬퍼하며 몇날 며칠을 울적해하던 그 사람.
안녕.
이제 그 사람 여기 없단다.
그 해 겨울 저 먼 하늘로 눈보라와 함께 날아갔단다.
그 해 여름 아득히 먼 수평선 너머로 구름과 함께 노저어 갔단다.
별이 뜨지 않는 까만 밤을 더이상 견딜 수 없어서,
한낮의 차가운 태양 아래 마음 녹일 촛불 하나 켤 수 없어서,
그렇게 멀리멀리 떠나갔단다.
잘 살려므나 너는,
해가 뜨지 않아도, 달이 뜨지 않아도, 더이상 비가 별처럼 쏟아지지 않아도
잘 살려므나 이 어둠 끝에 신새벽이 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내일이 없다 해도
잘 살려므나 어리석은 발걸음으로 세상을 등지고 떠나지 말고 어떻게든
잘 살려므나, 이제 그 사람 잊고 잘 살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