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에서 산 수첩, 인도에서 산 성냥, 티벳 숙소에서 받은 머리빗,
스리랑카에서 산 세탁세재, 프랑스 갔던 비행기 표, 인천공항용 버스표,
그리고 여기저기 기억도 나지 않는 많은 곳에서 얻은 비누와 샴푸들.
갑자기 이런 것들을 꺼내든 건 태국 반정부 시위 뉴스를 접하고 나서였다.
몇 사람이 사망하기까지 했다는 최근의 뉴스. 그런데-
몹쓸 생각이지만, 솔직히 나는 그 뉴스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태국은 가뜩이나 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라서 관광객이 줄었는데,
저런 유혈사태까지 벌어졌으니 그나마 있던 관광객들도 발길을 돌릴테고,
그러면 지금 상태로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의 가격을 흥정하긴 쉽겠구나.
태국은 잘만 다니면 인도보다 깨끗하고 우아(?)하게 지내면서도
그 비슷한 가격으로 다닐 수 있는 곳이 많은 매력적인 곳.
그리고 지금까지 다니며 봐 놨던, 관광지가 아닌 조용한 곳들도 많으니...
어쨌든 요즘은 모든것이 지겹다.
인간이 저렇게 추악해질 수 있는가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어떻게 될지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조금 떨어지고 망가진 구두라도 어디로든 갈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