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문 해수욕장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중문마린파크 퍼시픽랜드'. 그냥 퍼시픽랜드로 많이 불리는 듯 한 이곳은, 요트투어, 씨푸드 뷔페, 제트보트, 돌고래 쇼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다와 초록이 어우러진 터에, 한켠에 정박해 있는 요트들을 보면, 마치 외국이라도 나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다. 딱히 뭔가 하지 않아도 부페에서 밥 먹고, 잔디밭에서 수다를 떨며, 한적한 낮시간을 게으르게 보내기 딱 좋은 곳.
정박해 있는 요트들, 혹은 끝없이 파란 바다를 내려다보며 맛있는 해산물들을 즐길 수 있는 씨푸드 부페 샹그릴라. 부페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다 말라 비틀어진 정크푸드들을 내놓는 곳들과는 차원이 틀리다. 음식들을 종류별로 딱 하나씩만 먹는다 해도, 배가 불러서 다 못 먹을 정도로 수많은 음식들이 푸짐하게 쌓여있다. 씨푸드 부페라고 해산물들만 잔뜩 있는 것이 아니라서, 취향따라 한 끼 정도 무겁게(!) 떼우기 딱 좋다.
다만 가격이 좀 문제인데, 어차피 제주도에서는 크게 많이 비싼 편도 아니다. 게다가 중문단지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더욱 비싸다고 볼 수 없다. 물론 나혼자 제주도 여행을 간다면, 중문단지 따위는 얼씬도 안 할 테지만.
뷔페 요금은 성인 39,500원, 소인 19,000원이다. (2010년 10월 기준)
퍼시픽랜드의 씨푸드 샹그릴라 부페는 음식 이외에도,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특징이다. 한쪽 면으로는 정박해 있는 요트들이 보이고, 다른쪽 창문을 통해서는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다. 따스한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하염없이 음식을 집어삼키다 보면, 어느새 늘어나 있는 허리띠를 보게 될 테다.
부페를 먹고 밖으로 슬슬 기어나가면,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둥실 떠 있는 하얀 요트가 눈길을 끈다. 퍼시픽랜드는 한국의 요트 레저를 활성화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는데, 그 노력에 걸맞게 다양한 요트 상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단지 홈페이지가 좀 바보같이 만들어져 있어서, 검색으로는 찾아내기 약간 어렵다는 것.
요트투어 상품소개 페이지:
http://www.y-tour.com/intro/intro07.asp
신혼여행으로 많이들 찾아오는 제주도인 만큼, 요트도 신혼여행을 위한 패키지 상품이 있다. 단돈 450만 원. 신혼여행 말고, 단지 프로포즈를 위한 저렴한 가격의 상품도 있다. 열댓명 태우고 두어시간 나가서 프로포즈 이벤트를 하는데 단돈 300만 원.
뭐? 비싸다고? 비싸다고 펄쩍 뛰는 남친에게 이렇게 말 해 보자. "내가 니 카메라 값도 안 되냐?". 비싸다고 펄쩍 뛰는 여친에게는 이렇게 말 해 보자. "내가 니 명품백 값도 안 되냐?". 당연히 안 된다, 그 값. 자본주의 물질문명에서 인간이 어떻게 물질의 값을 뛰어넘을 수 있나. 그런건 공산주의에서나 가능한 이상향이다. 쿨하게 다 포기하고 혼자 놀러나 가자. 커플지옥 솔로천국.
물론 몇 백만 원 짜리는 프라이빗 투어라고 해서, 일정 시간동안 요트를 임대하는 개념이다. 그것 말고 퍼블릭 투어도 있는데, 그건 성인 8만 원이라 한다. 한시간 반 정도 요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고, 배 타고 바다 한 바퀴 돌아보는 드라이브 코스다.
물론 나는 공짜로 시켜준다 해도, 요트에서 결혼식이나 피로연 따윈 절대 안 한다. 배멀미때문. 내 머릿속의 배는 어쩔 수 없이 타고 가야 하는 운송수단일 뿐이지, 레저 따윈 절대 될 수 없다. 배를 재미로 타느니, 작두를 재미로 타지. 크루저를 타도 멀미하고, 섬에만 가도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멀미하는데 어쩌란 말이냐. 배멀미 안 하시는 분들은 좋겠수, 복 받으셨수, 배멀미도 안 하는 김에 삼천만 원짜리 북극 크루저나 타 보시든지. 어쨌든 부페는 강추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 만족할 만 하다.
퍼시픽랜드 홈페이지:
http://www.pacificla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