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서 하나의 패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굳이 세계적으로 따져보지 않아도, 당장 집 밖에만 나가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자동차다. 그에따라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많은데, 그에 비해 우리가 구경할 수 있는 자동차란 그 종류가 상당히 한정되어 있다.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나, 외제차, 그리고 새롭게 발표한 차 정도.
 
제주도에 있는 '세계자동차 제주박물관'은 그런 한계를 깨트려 준다. 실제로 시동을 걸면 걸릴만큼 깨끗하게 잘 보존되어 있는 세계의 명차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최신형 자동차들은 없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명한 자동차들을 보면, 지금과는 굉장히 다르면서도 저마다 독창적인 형태를 하고 있다. 어쩌면 자동차 디자인은 현대로 오면서 오히려 퇴보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머큐리 몬터레이 Mercury Monterey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서 언덕길을 올라가면, 여기저기 모퉁이에 전시된 차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밖에다 둬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역시 차는 실내보다 야외에 있는 것이 멋졌다.

사진의 차는, 1956년에 산업디자인 부분에서 최고의 디자인상을 받았다고 하는, 머큐리 몬터레이 Mercury Monterey. 존 웨인이 즐겨 타고 다녀서 더욱 유명해진 차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모리스 마이너 Morris Minor


모리스 마이너 Morris Minor 는 2차대전 후 영국 국민들을 위해, 작으면서도 성능은 좋고, 운전하기 쉬운 소형차로 만들어진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경기침체의 늪에 빠진 유럽의 각국들이 만들어낸 차들은, 독일의 비틀, 이태리의 피아트500 등의 실용적인 차들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영국에서도 영국 국민들을 위한 차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 모리스 라는 차다.

이 차를 설계한 사람은 알렉 이시고니스라는 사람인데, 그는 엔지니어이면서도 디자이너였고, 자동차 매니아이기도 했다. 후에 '미니'라는 차를 만들어 더욱 유명해진 이 사람은, 모리스를 만들면서 실내 공간을 넓히기 위해 전륜구동을 채택하고, 스포츠카에나 있음직한 기능들을 넣었다.

그래서 이 차는 소형차이면서도 여러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만족감을 안겨주어, 단종될 때까지 백만 대 이상이 팔리는 밀리언셀러로 기록되었다. 유려한 곡선과 아담한 크기가 특징적인 이 차는,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꼭 등장할 정도로 영국 전통의 일부로 자리잡은 차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메르세데스 벤츠 Mercedes-Benz 300SL


메르세데스 벤츠 Mercedes-Benz 300SL 은, 벤츠 역사상 최고의 명차로 손꼽는 모델이다. 양쪽 문을 활짝 열었을 때의 모습이 마치 갈매기가 날개를 펼친 형상을 닮았다하여 '걸윙(gullwing)쿠페'라는 별칭을 얻은 획기적인 디자인의 명차이다.

이 차는 1952년 레이싱을 목적으로 태어난 레이싱 카인데, 데뷔부터 시작해서 르망24 등의 여러 경기를 휩쓸었다. 당시 벤츠의 경영난 때문에, 이 차를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양산형으로 출시했다. 수퍼카라는 이름에 맞게, 그 당시 기술로 이미 시속 249 킬로미터의 속력을 냈을 정도였지만,  엄청난 가격 때문에 많이 팔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차체의 뒤틀림을 막기 위해 문턱을 높였는데, 그것 때문에 차 문을 위로 열도록 디자인 했다. 걸윙 도어의 시작은 바로 이 300SL이다. 이토록 획기적이고도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지만 300SL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몇년 후 르망 24 경기에서, 다른 차와 부딫힌 300SL이 관중석을 덮쳐서 거의 100여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벤츠 페턴트 카 Benz Petant Car


벤츠 페턴트 카 Benz Petant Car 는 독일의 칼 벤츠가 만든 세계 최초의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다. 당시 자동차를 처음 본 사람들은 놀라 달아나거나,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1886년에 생산되었고, 최고속도가 무려 시속 16 킬로미터(km/h)에 달했다. 지금이야 20세기 자동차 시대의 시작이라는 칭호를 달고 있지만, 마차가 주요 교통수단이었던 그 당시에 이 차는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세간의 관심을 끌고자 그의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약 180 킬로미터의 장거리 여행을 했지만, 그래도 여론의 주목따위는 받지 못했다. 다행히도 다른나라에서 조금씩 관심을 받아 살아남게 되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독일이 패전하자 여러 회사들이 문을 닫았는데, 1926년에 벤츠사는 다임러사와 손을 잡았다. 회사 이름은 '다임로 벤츠', 생산되는 차 이름은 '메르세데스 벤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벤츠 회사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Clement Bayard


Clement Bayard 는 1903년에서 1922년까지 운영되었던 프랑스 자동차회사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자동차이다. 우수한 품질의 모델로 1차 세계대정 후까지 생산되었다. 가끔 유럽 영화에서 피크닉을 가거나 할 때 등장하기도 하는 차. 사이드 미러 쪽에 등불을 장착해 놓은 것부터 해서,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최고속도 는 96km/h 라 한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Veteran Swift


영국의 Veteran 사에서 1913년에 생산한 Veteran Swift. 이 회사의 시초는 재봉 기계 회사였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차가 약간 재봉틀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이 차는 쌍둥이 수직소형 4륜차로 2인승 좌석(스포츠형)을 가지고 있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포드 Ford


포드 Ford 는 1908년에 출시한 포드T형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자동차는 고가의 물건이라, 부자와 귀족들만 탈 수 있었는데, 핸리 포드는 간단한 모양과, 실용적인 기능으로 대중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인기와 함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포드가 처음이라고 한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Ford V8


Ford V8 은 미국의 Ford 에서 제작된 차로, 일체형 블록 V8 엔진을 장착해 스피드광들을 매료시켰다고 한다. 또한 1935년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경주의 공식 페이스 카로 선정되었다. 최고속도 시속 160 킬로미터로, 속도감 뿐만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훌륭해서, 학생들이 견학 와서 자주 보고 가는 차종이라고 한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힐만 스트레이트 8 Hillman Stright 8


1928년에 영국의 힐만 Hillman 에서 생산한 힐만 스트레이트 8 Hillman Stright 8. 자동차 역사에서 70년간 믿을 수 있는, 가족을 위한 차량을 생산해 온 힐만의 전성기를 함께 누린 자동차. 8실린더이며 2인승과 4인승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최고속도 120km/h.

이 차는 바퀴와 엔진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목재로 되어 있는데, 지금 전 세계 6대 밖에 없는 희귀한 차라고 한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Studebaker Champion


미국의 Studebaker 에서 제작한 Studebaker Champion. 1949년에 생산된 것으로 스타일과 성능면에서 대중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모델이다. 유연함을 더한 낮은 보디, 뒷부분을 2개의 창문으로 개방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앞 뒤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하여 'commimg or going'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이런 차를 보고 있으니, 옛날에는 이런 다양한 디자인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는데, 요즘 차들은 왜그리 천편일률적일까 싶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Buick 60


미국의 뷰익 Buick 에서 1937년에 생산한 Buick 60. 모두 스틸로 만들어진 'Turrent-Top'설계로 전혀 새로운 라인으로 출시되었다. 1930년대에 생산된 Buick 60시리즈는 클래식 카의 대명사로 소장 가치 또한 높은 대표적인 모델이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드로리언 Delorean DMC 12


이 차를 딱 보면 영화 한 편이 떠오를 테다. 바로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나온 그 차다. 드로리언 Delorean DMC 12 라는 이름의 이 차는, 1981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차로 실제 시판되었던 차다. DMC라는 자동차 회사의 처음이자 마지막 차.

이 차를 제작한 사람은 존 드로리언 이라는 사람인데, 40대에 GM 폰티악 부사장에 오른 능력있는 사람이었다. 그 탄탄대로를 박차고 나와서 스포츠카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회사를 차렸는데, 그 멤버 중에는 로터스의 창시자인 콜린 채프만도 있었다. 

하지만 자금압박때문에 테스트가 생략된 프로토타입 모델을 시장에 출시해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처음 판매할 때만 해도 엄청난 관심이 쏠렸지만, 곧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후 버그(?)를 고쳐서 다시 내 놓았지만 이미 사람들은 등을 돌린 상태였다. 결국 짧은 시기동안 1만여 대도 안 되는 차를 생산하고, 회사와 함께 이 차는 단종되었다.
 
나중에 미국의 한 업체가 이 차의 부품과 제작도구 등을 매입해서 소규모로 판매했고, 일부 매니아들에 의해 희귀차로 명맥을 이었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시발, 국제차량공업사


한번 쯤 이름은 들어보았음직 한 시발. 1955년 국제차량공업사라는 제조사에서, 지프의 엔진과 변속기, 차축 등을 이용, 드럼통을 펴서 만든 차다. 지프형 승용차로 첫 한국산 자동차다.

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주로 미군의 지프차나 승용차 등의 부품을 이용해서 자동차를 재생해서 사용했다. 국제차량공업사도 그런 재생업체 중 하나였는데, 우리 손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시발'이다. 시발은 처음, 시작이라는 뜻이다.

처음 시발의 인기는 엄청났다고 한다. 그대로 나갔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은 더욱 크게 발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이 정치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재일교포를 끌어들여 새나라자동차라는 회사에게 승용차 판매권을 지정해주었다.

새나라자동차는 일본에서 수입한 차를 팔다가, 이후에 반조립 상태의 차를 들여와서 팔았다. 그리고 시발을 만들었던 국제차량공업사는 대형차량만 만들어 팔도록 지시했다. 이후 국제차량공업사는 문을 닫게 되었고, 새나라자동차 또한 특혜시비와 외환사정 악화 등으로 신진자동차에 매각되었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벤틀리 Bentley S3


영국의 벤틀리 Bentley 에서 1965년에 제작한 Bentley S3.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총 1,630대가 생산된 고급차의 대명사이다. 기존의 S2와 유사한 모습이지만 앞자리 승객을 위한 개별적인 좌석 수정과 뒷좌석 공간을 넓히는 등 인테리어의 변화가 있었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롤스로이스 실버레이스 Rolls. Royce Silver wraith


영국의 롤스로이스 Rolls. Royce 사가 1952년에 제작한 롤스로이스 실버레이스 Rolls. Royce Silver wraith. 1946년부터 1959년까지 1,883대가 생산된 고급 승용차로, 1947년형 모델은 아일랜드 대통령의 관용차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1952년형 모델은 브라질 대톨령이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롤스로이스는 전 제작과정이 손으로 이루어지는 럭셔리 수제자동차로 유명하다. 지난 100여년간 부의 상징으로 명성이 높은 자동차 회사. 자동차 계의 명품이라 할 수 있어, 부자들의 수집의 대상이 되고 있다.

롤스로스스의 차량은 고객의 주문을 받아 생산되는 형식이라, 고객 맞춤형 디자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하루 열 대 정도만 생산하기 때문에, 주문 후 인도까지 약 반 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부자들을 타켓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지, 경기침체 때도 판매량에 큰 변화가 없다고 한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자동차박물관에서는 자동차도 판매한다. 차는 돈 내고 바로 인도해 갈 수 있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박물관 뒷마당에는 어린이 체험관이 있다. 자동차를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특이하다. 미니 자동차로 어린이들이 보호자와 함께 직접 시운전을 하며 교통체험을 할 수 있고, 체험을 마친 어린이에게는 어린이 면허증을 발급해준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주차장 찌질카


세계자동차 제주박물관의 화려한 자동차들을 구경하고 내려와서, 주차장에 전시된(?) 차들을 보았다. 어쩌면 이리들 생김새가 다 비슷비슷할까. 디자인이라고 할 만 한 것이 없지 않나 싶을 정도다. 아무래도 대량생산을 통해 단가를 낮추어, 대량판매를 할 목적으로 만들다보니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지만, 그래도 너무했다는 생각. 혹은 그 옛날에도 어느 한 순간에는 다들 비슷비슷한 디자인의 차들만 다니지 않았을까라는 짐작을 해 본다.

사진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만 봐 왔던 오래되고 유명한 자동차들을 한 자리에서 실물로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제주 자동차박물관. 전시된 차량들을 보고 있으면, 자동차에 대한 애정과 열정 또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조금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차량 전시를 좀 더 다채롭게 꾸몄으면 싶다. 신차 발표회장이나 모터쇼 같은 삐까번쩍하고 화려한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차량들을 일렬로 세워놓은 형태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전시공간을 연출하면 더 재미있는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koreaauto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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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