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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트북 내장 ODD를 외장형으로 바꿔보자 - ODD 외장 캐이스
    IT 2015. 12. 9. 21:38

    옛날엔 CD-ROM, 요즘은 DVD writer 혹은 DVD-multi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ODD는, 노트북 컴퓨터에서 몇 안 되는 재활용 가능한 부품 중 하나다. 노트북을 쓰다가 고장나서 버리려하거나 혹은 자주 쓰지도 않는 ODD를 계속 달고 다니기 싫다는 느낌이 들 때, 과감하게 노트북에서 ODD를 끄집어내자.

     

    노트북에서 꺼낸 ODD를, 만 원도 안 하는 외장 캐이스 하나 사서 덮으면 외장 ODD로 만들 수 있다. 외장 ODD는 USB로 꽂으면 바로 DVD를 돌릴 수 있다. 약간의 귀찮음만 이겨낸다면, 조립이 크게 어렵지도 않으니 겁낼 필요도 없다.

     

     

    노트킹이라는 업체의 'ODD 외장 캐이스'. 껍데기는 그냥 별 것 없이 생겼다.

     

     

     

    구성품은 ODD 외장 캐이스와 USB 연결 선, 그리고 보조 전원 연결 선으로 되어 있다. 보조 전원 연결 선도 USB에 꽂아서 사용하게 돼 있는데, 이건 그냥 USB만 꽂아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옵션으로 사용하면 된다. 12mm 짜리가 8천 원 조금 넘고, 9mm 짜리는 그보다 조금 더 비싸다.

     

     

     

    '버젤'이라고 부르는 ODD 앞 판떼기. 불 들어오는 곳 있고, 허름한 버튼도 있다. 노트북에서 떼낸 ODD의 앞판을 갈아주기 위해서 별도로 구매한다. 가격은 천 원. 어디다 쓰는지는 이제 곧 보게 될 테다.

     

     

     

    준비물을 다 봤으니 이제 본격 작업 시작. 노트북에서 ODD를 떼 낸다. 떼 내는 방법은 노트북마다 다르니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인생이 원래 그렇다, 중요한 건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떼 낸 ODD. 외장 ODD(DVD 멀티)를 사려면 최소한 3만 원 정도는 줘야 하는 것 같더라. 물론 편하게 돈으로 해결하면 좋지만, 그래도 있는 것 아껴 써 보자.

     

     

     

    떼 낸 ODD 앞판을 보면, 노트북 컴퓨터 생김새에 맞게 버젤을 끼워놨다. 아까 봤던 천 원짜리 표준 버젤을 끼워야 외장 ODD 캐이스에 딱 맞게 들어간다. 그래서 원래 끼워져 있던 버젤을 떼 내고, 천 원 주고 사온 표준 버젤을 앞판에 끼워 넣는 작업을 우선 한다. 그냥 한 마디로 앞판 간다.

     

    버젤을 떼 내려면 일단 트레이를 열어야 하므로 앞판의 조그만 구멍을 바늘이나 옷핀 같은 가는 것으로 쑤신다. 전원 안 들어와있어도 열 수 있다.

     

     

     

    딱 열렸다. 이제 버젤을 떼낸다.

     

     

     

    버젤을 떼 낼 때는 한쪽 옆에 세로로 끼워져 있는 곳부터 먼저 떼어내야 한다. 이걸 떼 내야 나머지가 쉽게 풀린다. 근데 원래 있던 버젤이 오직 끼워넣기만 위한 것인지 잘 빠지지가 않는다. 거의 칼로 깎아가며 안 되면 부숴버리자는 마음가짐으로 떼 냈다. 전체 작업 시간 중 버젤 떼내는 것이 가장 시간이 많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떼 내기는 했지만, 이걸 나중에 다시 사용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홈에 끼워넣는 부분을 거의 다 칼로 깎아내버렸으니까. 괜찮아, 아마 다시는 쓸 일 없을 거야. 마음이 바뀌어 ODD를 다시 노트북에 끼워넣는다 해도, 이거 사용 안 하고 그냥 표준 버젤 끼워진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멋은 없어지겠지만, 어차피 노트북 몇 년 쓰면 멋 없다.

     

     

     

    기존 버젤을 떼내고 새로 사온 표준버젤을 부착한 모습. 표준 버젤은 뭔가 엉성하다 싶을 정도로 헐렁하다. 버젤 떼내면서 홈도 약간 깎여서 그런가. 뭐 어쨌든 쓰는 데 큰 불편은 없다.

     

     

     

    외장 캐이스는 윗판을 뒤로 살짝 밀고 위로 들어 올리면 쉽게 열린다.

     

     

     

    ODD 외장 캐이스 상판 분리 모습. 안에 조그만 기판 하나가 있다.

     

     

     

    이 기판을 방금 떼낸 노트북 ODD 뒷면에 부착한다. 구입할 때 자신의 ODD가 IDE인지, SATA인지 알아야 하고, ODD 높이가 얼마인지도 알아야 한다.

     

    노트북에 부착된 ODD 관련 내용을 알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장치관리자에 들어가서 ODD 모델명을 알아낸다. 그렇게 알아낸 모델명을 구글에서 검색해서 조금 뒤져보면 스펙이 나온다.

     

    두 번째 방법은 외장 캐이스를 사기 전에 ODD를 한 번 꺼내보는 거다. IDE인지 SATA인지는 뒷편을 보면 알 수 있고, 높이는 자로 재든지 아니면 ODD윗면에 쓰여진 모델명으로 구글 검색을 해보면 알 수 있다.

     

    참고로 노트킹(혹은 노트옵션)의 외장 캐이스는 12mm, 9mm 이렇게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노트북 용 ODD의 높이는 12.7mm, 9.5mm이다 (대체로 둘 중 하나라 한다). 판매자가 편의상 소숫점을 버리고 표기하고 있으므로, 12.7은 12라고 표기된 제품을 사면 된다. 물론, 사기 전에 페이지를 잘 읽어보자. 노트북 종류에 따라 외장 조립이 안 되는 것도 있다 한다.

     

     

     

    ODD 뒷면이 이렇게 생겼으면 SATA. 이렇지 않고 일자로 쭉 되어있으면 IDE.

     

     

     

    기판 장착. 아까 버젤 떼내는 것 외에는 어려운 게 하나도 없다. 기판을 ODD 뒷면에 끼우고, 그걸 외장 캐이스에 놓고 윗판을 다시 덮으면 끝.

     

    앗! 근데... 뭔가 이상하다. 그냥 이대로 끝내면 윗판이 자꾸 열리게 된다! 뭔가 이상해서 살펴보니 뒷면에 나사 박는 곳이 두 군데 있다. 판매 페이지를 봐도 원래 나사 두 개가 동봉되어 있어야 하는 게 맞나보다. 근데 난 없다! 이런 젝일. 인터넷으로 사면 이게 문제다. 겨우 나사 두 개 받자고 찾아갈 수도 없고. 아이고.

     

    어쩔 수 없지, 그냥 테이프 붙여 쓰는 수 밖에. 뭐 천만년 쓸 것도 아니고.

     

     

     

    조립 다 끝내고 대강 테스트를 해봤다. 일단은 피씨에서 인식을 하나만 테스트. 훌륭하게 인식하고, 버튼 누르니 불 깜빡하면서 트레이도 열린다. 일단은 됐다. 지금은 CD나 DVD가 없으니까 디스크가 잘 돌아가는지는 나중에 테스트하기로 (잘 되겠지 뭐).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카페에서 이 짓 하고 있었다. 집이 추워서)

     

     

     

    이제 문제는 노트북이다. ODD를 떼 냈으니 이 자리가 뻥 비게 된다. 뭐 이대로 들고 다녀도 환기가 잘 돼서 CPU가 열 받는 일도 없고 좋긴 하겠지만, 혹시나 바퀴벌레 같은 게 들어갈 지도 모르니까 영 불안하다.

     

    이걸 우아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우아하려면 돈이 든다.

     

     

     

    (사진 출처: 노트킹 쇼핑몰)

     

     

    같은 업체에서 팔고 있는 '멀티부스트'라는 아이템. 떼낸 ODD 자리에 이걸 넣을 수 있는데, 이때 저 빈 공간에 하드디스크나 SSD를 끼울 수 있다. 용도에 따라 제품이 구별되니 잘 알아보고 사야 한다.

     

    이 멀티부스트 앞판은 원래 부착돼있었던 (아까 떼냈던) 버젤을 끼울 수 있다. 그러니까, 딱히 하드나 SSD를 넣을 생각이 아니더라도, 그냥 기존 버젤만 부착해서 이걸 끼워넣으면 ODD 떼 낸 자리를 튼튼하게 채워넣을 수 있다.

     

     

    이건 ODD 외장 캐이스보다는 약간 싼 편인데, 그래도 12mm짜리가 6천 원 정도 한다. 이걸 살까말까 십 분이나 고민을 했지만, 내 결론은 이랬다.

     

    떼낸 자리에 하드디스크를 장착한다는 건 좀 무리다. 안 그래도 ODD 바로 옆에 하드가 있는데, 그렇게 두 개나 달아놓는다면 발열 면에서 좀 문제가 있을 듯 싶었다. 게다가 하드디스크를 노트북에 장착해서 돌린다는 건 수명을 단축시키겠다는 뜻이 되기도 하고. 그냥 외장하드로 필요한 때만 USB 연결해서 쓰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렇다고 SSD 살 돈도 없고, 남는 SSD 따위는 당연히 없고. 그럼 남은 건 그냥 빈 공간 채워넣기 용으로 사용하는 것 뿐인데, 외장 ODD 사는 돈 아끼자고 이런 수고를 하는데 이걸 사버리면 그 의미가 퇴색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그냥 놀려두기 위해 사다니! 게다가 ODD를 떼내고 가벼워진 노트북을 들고 다닐 생각이었는데, 이걸 넣으면 말짱 도루묵 아닌가.

     

    그래서 안 사기로 결정.

     

     

     

    돈 없으니 대강 테이프로 붙였다. 떨어지면 또 붙이면 되고. 테이프 값은 천 원이면 되고. 이 얼마나 덕지덕지 좋으냐.

     

    어차피 이 노트북도 몇 년 된 것으로 뭔가 낌새가 이상하기 때문에 그리 오래 버티지는 못 할 것 같다. 사망 전에 이렇게 ODD라도 미리 건져놔서 기쁘다. 이젠 마음놓고 ODD 없는 노트북을 살 수 있다! 

     

    사실 요즘은 외장 ODD도 많이 싸져서 굳이 이렇게 할 필요까지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남는 ODD라면 아깝잖아. 최소한 치킨 두 마리 값 정도는 아낄 수 있고, 게다가 조립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오늘도 아낀 돈으로 열심히 치킨을 먹어보도록 하자.

     

     

    참고:

    * 위에 사진 출처로 밝혀둔 노트킹 쇼핑몰은 가격이 비싸다. 각자 자주가는 대형 쇼핑몰(옥션, 지마켓, 11번가 등)에 가서 사는 게 훨씬 낫다.

     

    * 쇼핑몰에서 검색할 때 키워드는 'ODD 외장 캐이스', '멀티부스트'.

     

    * 맥북 용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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