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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기역 베트남 쌀국수 노점, 미스 하노이
    국내여행/서울 2016. 2. 1. 10:03

     

    회기역 앞쪽에 꽤 괜찮은 베트남 쌀국수 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봤다. 인터넷으론 이미 일 년 전부터 글들이 올라와 있는 상태였지만 긴가민가하다가 직접 갔다온 분 말을 듣고서야 도전할 마음이 생겼다.

     

    베트남 현지인이 직접 요리하는 노점상. 노점이지만 웬만 한 쌀국수집 만큼의 퀄러티가 나온다는 '미스하노이'. 소문 듣고 직접 한 번 찾아가봤다.

     

     

    투게더 아이스크림 통보다 조금 더 큰 종이컵에 담아주는 쌀국수. 이미 제작된 육수에 면과 파 등을 넣기만 하면 되는 거라서 시간은 별로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의 극찬에 약간 기대를 가지기도 했고, 노점이라는 한계가 있으니 그리 많은 기대는 하지말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기도 했고. 그런데 국물 맛은 정말 감탄할 만 했다. 여느 번듯한 가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특히 추운 겨울날 따뜻하게 마시기도 좋고 해서 국물을 다 마셨을 정도.

     

    세 조각 정도지만 나름 고기도 들어가 있었고, 면도 적당한 양이다. 다만 면발이 육수를 머금는 면발이 아니라서 국물과 면이 따로 논다. 국수만 집어 먹으면 그냥 밋밋한 면맛이 느껴질 정도. 여느 베트남 쌀국수 집에서 볼 수 있는 빨간 소스, 까만 소스가 있기 때문에 그 소스에 찍어 먹으면 나름 먹을만은 하겠다.

     

    국물에 고기와 면 외에는 파가 조금 들어가있는 것 뿐이라서, 고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부진한 맛일 수도 있다. 육수 자체에서 살짝 고수 향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걸로는 좀 약하다. 고수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약하게 조절 돼 있어서. 따로 고수를 달라하면 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괜히 시도하지는 않기로 했다. 어차피 노점이니까.

     

    이 국물에 청경채 같은 잡풀들 찍어서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한국엔 아직 그런 문화(?)가 자리잡지 못 한 게 아쉽다. 쌀국수 전문점을 가도 그런 건 아예 메뉴에 없더라. 쌀국수 국물에 풀쪼가리 찍어 먹는 게 얼마나 속 든든하고 좋은데.

     

     

    어쨌든 전체적으로 삼천 원 짜리 길거리 쌀국수 치고는 훌륭한 편이다. 특히 추운 날 몸 녹이기 위해 국물을 들이켜는 용도라면 딱 좋다.

     

     

     

    회기역 1번 출구 앞쪽에 있는 포장마차 노점. 사실 이 동네에 베트남 쌀국수 집들이 은근 여러 개 있고 가격도 체인점보다 싼 편인데, 이 노점상은 그 중에서도 일단 가격 면에서는 최강이다.

     

    메뉴는 총 4가지로, 쌀국수, 볶음국수, 볶음밥은 각각 3500원. 분짜는 4000원이다. 볶음밥은 그저 그렇다는 평이 많으므로 쌀국수나 볶음국수를 맛보는 게 좋겠다.

     

    의자는 총 네 개가 놓여 있지만, 세 사람 정도 들어가면 꽉 차기 때문에 운이 좋지 않으면 앉아서 먹기 힘들다. 바깥에 벤치가 하나 놓여있긴 하지만 겨울철엔 좀 많이 추울 거다. 따라서 사람 많으면 기다리거나 싸 가거나 할 수 밖에 없다. 모든 메뉴는 포장이 된다. 어차피 종이 그릇에 나오기 때문에 뚜껑만 씌우면 포장이다.

     

     

      

    딱히 주문 들어간 것도 아닌데 마침 볶음국수도 만들더라. 만들고 있으니까 누군가 와서는 이거 볶음국수냐고 묻고는 바로 사 가기도 하고. 나도 만드는 것 보고 볶음국수도 포장해달라고 했다. 주인장 먹을 걸 다 뺏어가는 것 아닌지 몰라.

     

    주인은 예쁜 베트남 처자다. 어려보이기까지 하는 처자인데 한국말을 잘 못 한다. 볶음국수 하고 있는데 손님이 와서 이거 해물볶음밥이냐 하니까 맞다고 할 정도. 결국 그 손님은 이걸 해물볶음밥이라고 사 갔는데... 신기한 건 만드는 내내 이걸 보고 있었다는 것. 뭘까, 다들 한국말을 까먹기로 약속한 걸까. 어쨌든 이 정도 말 안 통하는 건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거다. 주인장이 한국말이 약하니 어쩔 수 없다. 이걸 악용해서 반말 찍찍 하지는 말고.

     

     

     

    해물볶음면은 베스킨라빈스 쿼터 컵 정도 크기의 종이그릇에 담아 줬다. 포장해서 삼십 분 넘게 걸어갔지만 그 때까지 대충 온기는 유지하고 있었다. 오히려 적당히 퍼져서 먹기 좋은 상태가 되기도 했고. 어쩌면 현장에서 만들어내자마자 먹는 것보다 포장해서 적당히 숙성(?) 시켜서 먹는 것이 양념이 베어들어 더 맛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사실 해물볶음면에 들어간 해물은 오징어 밖에 없다. 나머지는 면과 야채. 케찹을 베이스로 한 것 같은 메콤한 소스로 볶았는데, 쌀국수도 아무 양념이나 소스 넣지 않고 먹는 내 입맛에는 좀 짜고 매운 편이었다. 아마 보통의 한국인 식성으로는 그냥 적당한 매운맛일 듯. 사실 그래봤자 일반적인 라면 정도의 맵고 짠 맛일 뿐이니까.

     

    해물볶음면은 칼국수 면발을 써서 비교적 양념이 잘 베어들었다. 포장해서 한 삼십 분 들고다니다가 먹어보기 바란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건 양이 좀 적다는 것인데, 밥을 비벼서 함께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니 쌀국수도 국물에 밥 말아 먹었으면 딱 좋았을 것 같은데, 현장에선 미처 생각이 나지 않았다. 공기밥 개념으로 밥을 달라고 어떻게 표현해서 주인장이 알아들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고.

     

     

     

     

    어쨌든 근처에 갈 일 있으면 한번 쯤 시도해볼 만 하다. '미스하노이' 쌀국수 노점은 회기역 1번 출구 밖으로 나와서 탐앤탐스 앞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조금씩 위치가 바뀌는 것 같기도 한데, 겉면에 크게 써붙어진 '베트남 쌀국수'라는 글자를 보고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을 테다.

     

    대략 오후 쯤에 장사를 시작하는 것 같은데, 쌀국수는 국물을 준비하는 시간이 있어서 문 열자마자 바로 되지는 않는다고. 문 열고닫는 게 딱히 딱딱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 아닌 듯 했다. 다른 노점들 다 문 닫은 일요일 저녁에도 장사를 하더라. 대략 저녁 시간대 쯤에 가보면 만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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