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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0 앱 리뷰IT 2016. 7. 7. 10:27
슬로우뉴스에서 아래 링크된 기사를 봤다.
> '정부 3.0'이라는 코미디 (슬로우뉴스, 2016.06.23.)
요약하면 정부3.0 홈페이지가 모바일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홈페이지가 PC용만 만들어져 있고,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로 접속해서 PC용 화면 그대로 보인다는 것. 아마 애초에 모바일용 웹 화면을 만들지 않은 듯 하다.
그런데 어쩌면 웹페이지(홈페이지)는 PC나 큰 태블릿에서만 보고, 모바일은 따로 만들어진 앱(APP)을 사용하라고 용도를 딱딱 정해놔서 그럴 수도 있다. 국민들의 시력을 보호한다거나 하는 심오한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는 거다. 황새의 높은 뜻을 받들어 모셔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모바일에서 보라고 만들어놓은 '정부 3.0 앱'을 한 번 들여다보자.
정부에서 하사하신 진귀한 앱이므로 테스트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모두 다운받아서 진행했다. 근데 둘 다 디자인이 똑같아서 굳이 따로 보여줄 필요는 없겠다.
일단 앱을 실행하면 정부 3.0 로고가 딱 나온다. 로고부터가 깔끔하지 않나. 군더더기가 없다.
로고 넘어가면 바로 '소식' 메뉴가 딱 열린다. 복잡한 것 없이 그냥 게시판 형식으로 리스트가 쭉쭉 나온다. 정말 심플한 간단함을 우아하고 엘레강스하게 표현한 간단하고 이지한 사용자 환경 인터페이스라 아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보다도 인터페이스가 좀 낮익지 않은가. 아무래도 정부 3.0 이라는 컨셉에 맞춰, 사람들에게 친숙한 아이폰 3 시대의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것 같다. 삼과 삼이 만나니 우주가 소생하도다.
글 목록 중 하나를 터치하면 본문이 나온다. 위에 제목 나오는 칸이 있고, 아래는 본문이 나오는데, 본문 부분만 따로 스크롤 된다. 윗쪽 제목 있는 부분은 고정이다. 거의 화면의 1/3 이상을 잡아먹어서 본문은 좁은 칸으로 볼 수 밖에 없는데, 한 문단 한 문단 집중하게 만들어주므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막강한 장치라 볼 수 있다.
윗쪽 제목 나오는 칸에는 '사진보기'라는 버튼이 있다. 누르면 당연히 사진이 나온다! 따로 뷰어 같은 게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사진 파일이 로딩되어 나오는 심플한 방식.
근데 이러면 사진을 두 장 이상 넣을 때는 어쩌는가 싶어서 다른 글들을 뒤져봤더니 버튼은 오직 하나 뿐. 그렇다. 사진은 한 장만 보면 되는 거다. 안 그래도 국민들 통신요금 많이 나가서 문제인데 사진 많이 넣으면 데이터 소진 많이 돼서 가계 부담을 안겨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사진은 한 장! 심오한 철학이다.
'자료방' 메뉴에는 주로 웹툰이 들어가있다. 아까 '소식' 메뉴의 게시판 틀을 그대로 갖다 넣은 듯 하다. 똑같은 방식이다. 너무나 똑같아서, 리스트를 누르면 본문이 나오는데, 이 본문 화면에선 만화(그림 혹은 사진)가 나오지 않는다. '사진 보기' 버튼을 클릭해야만 사진이 나온다.
그럼 저 아래 뻥 빈 하얀 여백은 뭘 하느냐. 그냥 여백이다. 한국의 미는 여백의 미 아닌가. 조상의 얼을 되살려 현대에 접목시켜 바쁜 현대인들에게 쉼표 하나를 찍어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저 여백을 보며 멍때리면 우주가 보일지도 모른다.
'영상'도 똑같은 방식이다. 목록 중 하나를 누르고 들어가면 뻥 빈 화면과 함께 'VOD 시청'이라는 버튼이 나오고 이 버튼을 또 눌러야 동영상이 나오는 듯 하다.
그런데 영상 부분은 다른 것들과 약간 달랐다.
아무래도 영상은 고급 기술이라서 그런가보다. 뭐 그럴 수도 있지. 본 걸로 치자.
'SNS' 메뉴는 왜 페이스북을 뜻하는 'f'로 아이콘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메뉴로 들어가면 정부 3.0 의 각종 SNS들을 구경할 수 있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많이도 만들어놨다.
버튼을 누르면 각 버튼에 맞게 인터넷 접속을 해서 해당 서비스를 불러온다. 즉, 블로그 버튼을 누르면 그냥 블로그 화면을 단순히 불러오고, 트위터 버튼을 누르면 웹으로 트위터를 접속한 화면이 그대로 불러져 온다.
간단하다. 근데 이쯤 되니 지친다.
'홈페이지' 메뉴는 그냥 홈페이지를 불러와서 보여준다. 모바일 용으로 만들어지지도 않은 홈페이지를 왜 모바일에서 보게 만들었느냐면 그냥 이런게 있다고 구경이나 해보라는 것 아닐까. 그래도 손가락으로 확대하면 확대가 되니까 정성스럽게 잘 확대해보는 노력을 해야한다.
간단한 앱이라서 힘들게 테스트하고 할 게 없었다. 몇 번 슥슥 보면 되는 거였는데, 어쨌든 리뷰 결론은 이렇다. "리뷰를 할 수 없다".
아무리봐도 이건 알파판이나 베타판이다. 알파 버전은 주로 기능 정도만 테스트 해보기 위해서 회사 내에서 테스 할 용도로 만들 버전이고, 베타 버전을 잘 아시다시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테스트를 해보는 용도다. 그러니까 둘 다 정식 버전을 내놓기 전에 테스트를 해보기 위한 용도라는 거다.
이 앱은 그런 용도의 테스트 버전으로 추정된다. 이런게 정식 버전일리가 없다. 아무리 이상하게 돌아가도 일국의 정부가 그렇게 엉터리로 돌아갈거라는 생각은 하지 말자. 아마 정식 버전을 내놓기 전에 과감하게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에게만 널리 퍼뜨려 대대적인 테스트를 해보기 위한 목적일 거다.
이 앱들이 알파판이나 베타판일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래이에서 앱을 소개하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페이지를 보면, 제작자(배포자)가 '대한민국 정부'라거나 '행정자치부'가 아니다. 그냥 이 앱을 만든 회사로 추정되는 업체 이름이 나와있다.
이 앱이 정부에서 공식 보급하는 앱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앱스토어에서 봤다면, 그냥 일개 업체에서 정부 관련 소식을 전하기 위해 자기들이 알아서 만든 앱인 줄 알았을 거다. 정식 버전이면 등록부터 이렇게 해놨을리가 없다.
정식 버전이 아닌, 테스트용 버전을 리뷰한다는 건 별 의미 없는 일이다. 정식 버전이 나오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따라서 리뷰 결과는 없다.
그런데 최근 '정부3.0 앱'을 올 하반기에 출시될 신제품 스마트폰에 선탑재 한다는 뉴스가 나와서 논란이 일었다. 선탑재란 스마트폰 나올 때부터 미리 박아넣는 앱을 뜻한다.
> 행자부, 정부3.0앱 선탑재 요구 '월권' 논란 (뉴시스, 2016.06.26.)
이게 정말 실현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는데, 논란이 된 신제품 스마트폰의 예상 출시일은 8월 쯤이다. 그렇다면 이 정부 3.0 앱도 슬슬 정식 버전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닐까. 어서 빨리 정부 3.0 앱 정식 버전을 공개해줬으면 한다. 그러면 그 때는 정말 본격적인 리뷰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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