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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진 노을종, 아라빛섬, 국토종주 자전거길 등 구경국내여행 2016. 7. 23. 19:20
힘들게 아라타워까지 왔으니 아라뱃길 종점의 여기저기를 구경해보자. 이번엔 정서진 광장 쪽 구경이다. 정서진은 정동진의 대칭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서쪽에 있다 해서 정서진. 새해 같은 때는 뭔가 행사 같은 것도 하는 듯 한데, 평소엔 그냥 조용한 곳이다.
정서진 광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얀 알 모양의 건축물이다. '노을종'이라고 하는데, 조약돌 모양을 형상화했다 한다. 내부가 깎아지 모습은 종 모양이라고. 안에 있는 것은 추다. 일몰 시간에 각도 잘 맞춰 보면 노을종 사이에 석양이 들어와서 아름답다고 한다. 물론 그 시간까지 있으려면 자가용이 필수라서 나는 무리다.
노을종 옆에는 정서진이라 쓰여 있는 비석이 있다. 비석 위엔 커브길에서 볼 수 있는 유리판 같은 걸 붙여놨다. 나름 뭔가 다 의미가 있겠지. 어쨌든 표지석으로 봐서 여기가 정서진인 건 확실하다. 별 건 없다. 근데 이 표지석을 차길 가에 딱 붙여놔서 사람들이 사진 찍으려면 위험을 좀 감수해야겠구나 싶더라. 위치를 조금만 뒤로 옮겼어도 좋았을 텐데.
정서진 표지석 길 걸너편에는 '국토종주 자전거길' 시작점이 있다. 여기를 시작으로 해서 부산까지 633 킬로미터. 보통 서울에서 부산까지를 400킬로미터 정도라 생각하는데, 그건 직선으로 갔을 때나 혹은 자동차로 갔을 때 그렇고, 자전거 길로는 600킬로미터 정도 되나보다. 역시 돈 없으면 힘든 길을 더 돌아서 가야 한다는 세상의 진리가 여기서도 빛 난다.
이 근처 다른 곳은 딱히 사람 없이 휑하게 바람만 불던데, 그래도 이 자전거길 시작점은 가끔씩 자전거 탄 사람들이 찾아오더라.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시작을 하는 듯 한 사람들도 있었고, 차를 주차해놓고 자전거 타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전거길 시작점 바로 옆에는 '아라 서해갑문 인증센터'가 있다. 공중전화 부스 같이 생긴 박스에 도장과 스탬프가 있다. 인증 수첩에 스탬프를 찍는 방식이다. 아라타워와 좀 떨어진 곳에 부스가 있기 때문에 좀 헷갈리는 사람도 있을 듯 싶다.
스타트의 0M 이 옴(OM)으로 보이는 건 내가 이상해서 그런 건가.
추락하는 갈매기 상도 있고.
갈매기 왜 이렇게 불쌍해. 하긴 자전거 고행길 시작 혹은 끝점에 있으니까 보기만 해도 불쌍하고 막 그런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
탁 트인 넓은 갯벌에서 뜨거운 바람이 불어온다. 전혀 시원하지 않아.
정서진 광장 바로 앞 혹은 옆 혹은 뒤에 있는 '아라빛섬'도 가보자. 이 주변은 해가 지고 캄캄해지면서 조명이 켜지면 좀 예뻐지는 듯 하다.
나무 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이 있는데, 거기가 아라빛섬이라 한다.
와 제주도다. 무서운 풍력발전기 있으면 제주도.
땡볕엔 정말 힘들다.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하면서 들어갔지만, 더위가 너무 힘들어서 조금 둘러보다가 왔던 길로 다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나름 바닷가인데 바람이 이렇게 훈훈한지.
노을종은 석양때 잘 잡아 찍으면 나름 예쁠 수도 있겠다. 차 있는 사람들이 찍겠지.
와 제주도다.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 풍력발전기 돌아가고 내 정신도 함께 돌아가면 제주도.
밤이 되면 풀 같이 생긴 조명등에 불이 들어오나보다. 이런 것이 세 세트 정도 있더라. 그래서 아라빛섬인가보다.
섬 안에 나름 전망대라고 있던데 탁자 하나에 의자 두 개 놓여진 것 말고는 딱히 감흥이 없었다. 그래도 나름 언덕을 약간 올라왔는데, 밑에서 자리 잘 잡고 경치 구경하는 것 보다 가리는 게 많아서 별로다.
아라빛섬은 출입구가 두 군데 있던데, 들어온 곳과는 다른 길로 나가려 했더니 너무 빙 돌아 가는 듯 해서 포기했다. 나중에 여름 아닌 때 오게 된다면 탐색을 해 볼지도 모르겠다. 여름 한낮엔 정말 할 짓이 아니다.
다시 아라인천여객터미널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이제 대충 구경할 것 다 했으니 집으로 가려고 했다. 올 때도 전철역 앞에서 30분 넘게 기다려서 버스를 탔으니, 갈 때도 그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각오는 했다. 그런데 버스가 안 와도 너무 안 오더라.
거의 한 시간 정도 기다리자 77-1이 오긴 왔는데, 청라국제도시 전철역으로 안 간단다. 저 멀리 어디로 간다는데 모르겠다, 어쨌든 청라역은 안 간단다. 뒷차 타야 한다는데 한 삼십 분 기다리면 올 거란다. 내가 이미 한 시간 기다렸는데.
이때 감이 왔다. 아, 이건 언제 올 지 알 수가 없겠구나. 또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기다린 버스가 또 청라역 안 간다고 할 지도 모른다.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냥 전철역까지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분명 가다가 뜨거워 죽을 테지만, 그냥 넋 놓고 여기서 몇 시간 기다리는 것도 못 할 짓이다.
다시 노을종 쪽으로 가서 차길을 따라 청라역 쪽으로 간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여기서 청라국제도시 전철역까지는 약 3킬로미터 정도라 한다. 땡볕만 아니라면 걸을만 한 거리인데, 쭉 뻗은 길을 보니 벌써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그늘이 하나도 없더라.
대체 어째서 한국의 여기저기는 길에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곳이 없는 건가. 대체로 보면 가로수들은 이제 막 묘목을 심어놓은 듯 한 어린 나무들 뿐이다. 어느정도 크면 잘라서 팔아먹는 건가. 대체 그늘이 없어, 그늘이.
좀 가다보면 국토종주 자전거 길은 좌회전 해서 꺾어진다. 나중에 결국엔 비슷한 곳으로 가서 만나게 되겠지만, 걸어가는 길은 일단 이 쪽이 아니다. 어떤 때는 자전거 길이 차도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고. 어쨌든 걸어간다. 아아 정말 대중교통으로는 웬만하면 여길 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만 든다. 차라리 자전거라도 끌고 오는 편이 낫다. 이 동네는 공공근로 하시는 분들도 관광버스 타고 단체로 모여서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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