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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주의 안내문 & 일련의 사건들해외소식 2016. 10. 12. 12:23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일어나자, 급기야 '주 오사카 한국 총영사관'에서 여행 주의 안내문을 공지했다.
이 '신변 안전 유의 당부' 안내문은 최근 오사카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 한국인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혐한 관련 사건들 속에서 나온 공지문이라 나름 상징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최근 오사카에서 일어난 사건들
어떤 것은 혐한이라기보다는 외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행위로 보이기 때문에 모든 사건을 혐한이라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간단히 정리해보자. 경험자들이 겪은 시기는 약간 차이가 나지만, 이 사건들이 알려진 시기는 모두 2016년 10월 초다.
* 오사카 시장스시 와사비 테러
여기는 예전부터 여행 커뮤니티에서 수시로 문제가 제기됐던 곳이었다. 그러다가 증거 사진과 함께 사건이 터졌다. 한국인이나 중국인 등 외국인으로 보이면 초밥에 와사비를 과도하게 많이 넣어준다는 것.
인터넷에서 논란이 일고, 일본인들도 먹거리에 장난을 치는 것은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현지 언론들도 관심을 가지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개제하기는 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와사비를 많이 달라고 해서 확인도 없이 많이 넣어주게 됐다"는 정도의 변명일 뿐이었다.
(해당 스시집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명글)
더군다나 여기는 와사비 테러 뿐만 아니라 외국인 손님을 뒤에서 수근거리며 비웃는다든지, 현지인과는 다른 메뉴판이 있어서 바가지를 씌운다든지 하는 문제들도 계속 제기되는 곳이다.
최근 어떤 사람이 사건 터지고 나서는 어떻게 영업하나 보려고 여기를 찾아갔다가 후기를 올렸는데, 이번에는 "(한국인은) 와사비 넣지 말라고 했잖아"하면서 아예 와사비를 안 넣어줬다 한다. 아예 개선의 의지가 없다고 볼 수 있겠다.
> '초밥테러' 日 식당, 이번엔 "한국인은 고추냉이 먹지마" (노컷뉴스)
* 오사카 버스표 한국인 비하
오사카의 한 버스회사가 버스표에 한국인을 비하하는 이름을 써 준 사건. 피해자는 이름을 묻길래 "김"이라고 말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는데, 버스표에는 '김 춍'이라고 적혀 있었다. 춍은 조센진을 뜻하여 한국인을 비하하는 은어로 쓰인다.
해당 버스회사는 창구 직원이 들리는 대로 입력한 것 뿐이고, 춍이 비하 의미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해명했다.
> '김춍'..日 오사카 버스표 한국인비하 논란 (헤럴드경제)
* 오사카 전철 방송
오사카 난바와 간사이 공항 사이를 운행하는 난카이 전철에서 "오늘은 외국인 승객이 많이 타서 불편을 끼치고 있다"는 안내방송을 한 사건. 이 방송을 들은 일본인이 "회사 규정에 따른 방송이냐"라고 문의를 해서 알려졌다고 한다.
이후 이 전철 회사는 일본인 승객이 '외국인이 많아서 걸리적거린다'고 떠드는 소리를 듣고 시비가 붙는 것을 막기 위해 방송을 했다며, 부적절한 방송이었다고 해명했다.
> 이번엔 日오사카 전철에서..외국인 비하 안내방송 논란 (중앙일보)
* 오사카 도톤보리 묻지마 폭행
도톤보리 거리를 걷던 한국인 가족이 일본인 청년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한 사건. 청년은 한국인 가족 중 아이의 가슴을 발로 차고 계속해서 폭행을 하려고 했다 한다. 도톤보리는 오사카의 명동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이 많은 곳이고, 이 가족들은 밤 10시 경 한국어로 대화를 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한다.
> 日 여행 떠났다가 오사카에서 '묻지마 폭행' 당한 가족 (YTN)
> '와사비테러는 다행이다' 오사카 영사관에 뜬 안내문 (국민일보)
여행 관련 카페에 보면 도톤보리에서 아내가 일본인 여성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후기도 올라왔다.
마치며
오사카는 예전부터 한국인이 많은 곳이었다. 특히 쯔루하시 시장 일대는 일본에서 가장 큰 코리아 타운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한류가 붐을 이루기 한참 전부터 이 시장에선 김치나 불고기를 비롯한 각종 한국 음식들과 한국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런 상황이니 한국인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기 마련이었다.
더군다나 오사카 사람들은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로도 유명하다. 큰 소리로 욕을 하거나 거리낌 없이 무단횡단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일본 내에서도 신기한 지역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 성격 때문에 다른 지역 일본인들은 외국인을 싫어하더라도 속으로 숨기며 은근히 싫어하는 티를 내는데 반해, 오사카 사람들 중에는 그걸 드러내놓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런 상황과 성격이 만나서 기반을 이루고 있는데다가, 최근에 이상하게도 오사카 여행 붐이 일면서 한국인과 중국인 여행객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오사카가 제2의 도시이긴 해도 여행지로 집중조명을 받은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 이런저런 소동이 터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두고 어떤 논평을 내리거나 하지는 않겠다. 다만, 이런 사건들 속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하나 있다. 와사비 테러 사건이나, 전철 방송 사건 등에서 일본인들도 나서서 문제 제기를 하며 자정작용을 했다는 점이다. 우리도 한국 내에서 외국인을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것을 알리고 바로잡도록 요구하는 행동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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