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들른 다이소에서 천 원짜리 장난감 중에 그럴듯 해 보이는 것을 집어와봤다. 사진은 다 그럴듯해 보이는 거겠지만, 어느정도 비슷하게는 나오지 않을까. 목재 조립 자동차라는 것이 끌리기도 했고.

 

 

어쨌든 천 원짜리 판떼기. 접을 수 없어서 들고오기가 약간 불편하다.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만큼 가벼워서 가방 같은데 넣어오면 좋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비닐 뜯기. 아주 딱 붙게 비닐 포장이 돼 있어서, 칼 안 쓰고 물건에 상처 안 내고 뜯는게 어려웠다. 칼은 하나 준비하는게 좋겠다.

 

 

지능지수, 감성지수는 왜 써놨을까. 그냥 좋아보이는 단어 다 같더 넣은 듯. 8세 이상이라고도 적어놨는데, 8세에겐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판떼기 두 개와 작은 사포 하나가 들어있다. 나름 깔끔하게 해보라고 사포도 넣은 것 같은데, 귀찮다. 사포는 버리는 걸로.

 

 

손으로 살살 뜯어내면 딱딱 잘 뜯어진다. 뜯어나온 부분을 사포질을 하면 좋긴 하겠다. 구멍 뜯는 부분이 손톱으로는 좀 어려울 수 있다. 칼이라든가 송곳이라든가 다이아몬드 같은 찌를만 한 것을 준비하면 좋겠다.

 

뜯을 때 나무 가루가 부스스 떨어지고, 구멍부분을 떼낸 조각도 남으므로, 바닥에 뭔가 깔고 하는게 좋다. 난 아예 밖에서 했다.

 

 

겉표지 종이 뒷부분이 설명서다. 부품에 숫자를 적어놓은 것이 전부다. 숫자에 맞게, 예를 들어 1번은 1번끼리 붙이는 식으로 조립하면 된다. 나무 완구 조립과 같은 숫자 찾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처음엔 수많은 숫자 속에서 길을 잃고 잠시 머리가 멍해지는데, 뼈대 부분부터 조립을 시작하면 쉽게 해쳐나갈 수 있다.

 

 

시작이 반이고, 반이 반이다. 뼈대를 세우니 이제 조금 감이 잡힌다고 생각했지만, 하다보니 다시 풀어서 재조립 하게 되더라.

 

 

나름 접합부분이 딱딱 맞는게 많다. 물론 잘 안 맞는 것도 있다. 천 원 짜리에서 많은 걸 바라지는 말자. 그나마 구멍이 작아서 안 들어가는 건 없는데, 뭔가 좀 틀어졌거나 해서 자꾸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왕이면 본드도 준비하는게 좋겠다.

 

아, 가장 중요한 건 조립 전에 손을 씻는 거다. 나무가 하얗기 때문에 손 안 씻고 하면 시커멓게 때가 탈 수 있다.

 

 

허름한 설명서만 봐서는 뭐가뭔지 알 수 없는 부품들도 있기 때문에, 그럴 때는 완성된 사진을 돌려서 보고 힌트를 얻은 다음 다시 조립을 해야 하는데, 사진에 안 보이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냥 마음대로 하면 되겠다. 하다보면 여기 남는 부품은 저기 들어가야겠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다.

 

인간도 인공지능과 마찬가지로 시행착오로 학습을 하는 존재이므로, 사실 별반 다를게 없다.

 

 

여차저차해서 완성. 나름 아우디. 아우디 마크 하라고 동그라미 네 개도 제공해준다. 가 아니고, 사실 저거는 바퀴 테두리로 붙이는 건데, 딱 이것만 본드가 필요하다. 이것 때문에 또 본드 사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이걸로 끝.

 

 

나름 이것저것 신경 쓴 흔적들이 보이긴 한데, 핸들 같은 것은 좀 대충 한 느낌이다.

 

 

 

쓰레기가 더 많이 남았지만, 어쨌든 심심할 때 잠시 시간 보내기는 좋다. 본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거의 다 완성할 수 있었지만, 그 상태로 들고 옮기면 와르르 무너지더라. 뭐 그러면 다시 조립하는 재미를 느껴보자. 어차피 시지프스 같은 인생. 어린이에겐 좌절감이란 무엇인가를 선물할 수도 있겠다.

 

본드로 잘 붙이고 좀 다듬거나 해서 진열장에 놓고 멀리서 보면 나름 소품으로 괜찮을 수도 있겠다. 비싼 소품 갖추기 어려운 가게 같은 데서 장식용으로 사용해도 괜찮을 수도 있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