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목재 퍼즐 자동차가 천 원짜리 치고는 괜찮아서, 이번엔 비행기를 한 번 사봤다. 잘하면 날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어차피 천 원이니 부담도 없다. 라면 한 개 안 사먹고 삼십분 정도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일단 포장 비닐부터 뜯어서 조립을 시작해본다.

 

 

포장지를 보면 여러가지 다른 비행기들도 있는 듯 한데, 우리동네 다이소에는 세 가지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잘 팔리지 않아서 적게 갖다놓는게 아닌가 싶다. 어떤걸로 할까 망설이다가 가장 만만해 보이는 걸로 선택했다.

 

 

포장을 뜯으면 합판 두 장이 나온다. 손으로 살살 뜯으면 부품이 뜯어지는데, 이번 비행기 장난감은 저번 자동차와는 다르게 깨끗하게 잘 뜯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뽑기운에 따라 이상한게 걸릴 수도 있는 모양이다.

 

조그만 사포가 하나 들어가 있어서 제대로 잘 뜯어지지 않은 부품을 다듬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커터칼 하나 정도는 준비하는게 좋다. 칼로 다듬고 사포로 미는 것이 간단하니까.

 

비행기는 아무래도 날개가 있고 해서 부품들이 큼지막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부품 수가 적어서 조립이 쉽다.

 

그런데 구멍이 좀 큰 이유도 있고, 부품이 딱딱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문제도 있어서, 접착제 없이는 조립이 거의 불가능했다. 저번 자동차는 접착제 없이도 거의 다 조립할 수 있었는데, 비행기는 아무래도 불가능. 그래서 동체 조립하다말고 목공용 본드를 사러 갔다.

 

 

천 원짜리 장난감 조립하려고 800원 짜리 목공풀을 사야하나 고민도 했지만,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완성을 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구입.

 

사실 600원짜리 조그만 오공본드를 사용해도 되지만, 손에 묻고 지저분해지는 결점이 있다. 순간접착제는 너무 빨리 말라버려서, 조립하다가 부착된 부분을 살짝 틀거나 다시 뜯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난감해진다. 그래서 이런 장난감 조립에는 여러모로 목공풀이 좋다. 이름은 풀이지만 마르면 본드처럼 잘 붙는다. 상대적으로 본드보다 깔끔하기도 하고. 이 풀은 동네 마트에서 샀다.

 

 

드디어 동체 조립. 접착제 없이는 자꾸 떨어져서 동체부터 조립할 수가 없었다.

 

 

미리 한 번 맞춰보고 다시 풀로 붙이는 형태로 작업 진행. 동체 부품 몇 개만 짜맞춰도 벌써 비행기 형태가 나온다. 설명서의 숫자를 서로 맞춰서 조립하면 되는데, 비행기는 사실 동체만 맞춰 놓으면 조립이 쉽다. 포장지 사진만 보고 대강 맞춰가도 조립이 될 정도.

 

 

날개 부분도 구멍이 헐렁헐렁하다. 그래서 본드가 꼭 필요하다.

 

 

프로펠러 부분은 숫자대로 잘 끼워넣어야 한다. 마치 하노이 탑 같은 형태로 부품을 끼워맞추다보면 피보나치 수열도 생각나고. 어쨌든 프로펠러는 돌아가지 않는다.

 

 

 

완성. 프로펠러 앞부분을 접착제로 붙여서 동그란걸 하나 더 붙여야 하지만, 그냥 이 상태로 두기로 했다. 프로펠러 부분과 동체 부분이 붕 뜨기도 하고 완전히 다 가려지지 않는 등 조금 부실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멀리서 보면 그럴듯 하다.

 

다 만들고 종이비행기 처럼 한 번 날려봤는데, 무게 때문인지 의외로 잘 날아갔다. 물론 공을 던지는 것과 똑같은 효과로 날아가는 것 뿐이고, 날개는 아무런 역할을 못 하지만, 어쨌든 비행기가 날아간다 생각하면 즐거울 수 있다.

 

이것도 다 조립하고 높은 진열대에 늘어놓는 관상용 장난감이긴 한데,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집에 둘 데가 없어서 어떻게 할까 고민중이다.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방바닥에 두다가는 어느날 라면 냄비 들고 들어오다가 발로 밟겠지. 좀 더 많이 만들어서 길거리 나가서 팔아볼까도 생각중인데, 이게 가까이서 보면 좀 없어보여서 팔릴지 모르겠다. 어쨌든 한 삼십분 몰입의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었다는데 일단 의의를 두자.

 

> 다이소 장난감, 목재 퍼즐 자동차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