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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치아 금지된 행위, 벌금 부과 정리
    해외소식 2019. 5. 12. 23:46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은 관광지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각종 부작용이 생기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어로는 '과잉관광'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오버투어리즘을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의 추태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잘 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어떤 관광객이든 관광객 자체가 많이 몰려서 생기는 문제다. 물론 하루에 수천만 원 쓰는 관광객이라면 어디서든 환영하겠지만.

     

    과잉관광으로 생기는 부작용들은 교통혼잡, 쓰레기와 하수처리 문제, 환경오염, 범죄 증가 등이 있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면서 생기는 직접적인 현상이다.

     

    이외에도 관광객을 위한 숙소가 개발되면서 지가나 집값이 상승해 현지인들의 주거난이 생기기도 하고,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산업들이 발전하면서 산업 불균형, 소득양극화 등도 일어난다. 또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면 지역 전체가 놀이공원 처럼 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은 피해만 입으면서, 그 지역에 계속 살아갈 이유가 없어져서 결국 이주를 하게 된다.

     

     

     

    오버투어리즘의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Venezia, Venice)다. 한 해 2천만 명의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위에서 열거한 각종 부작용들이 생겼고, 결국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면서, 한때 17만 명이었던 인구가 5만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처하자 베네치아 사람들은 관광 좀 그만 오라고 전세계에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지방정부는 관광객들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줄이겠다며 각종 규제를 내놓았다. 베네치아(베니스)에서 금지된 행위를 한 번 살펴보자.

     

     

    - 아무데나 쓰레기 버리기

     

    이건 아주 상식적인 내용이라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이걸 어기면 거액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자 (대략 100~200유로 정도).

     

     

    - 공공장소에서 땅에 눕기, 음식이나 음료를 먹기 위해 앉거나 서 있는 행위

     

    교양 없는 관광객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했다 한다.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집 앞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일단 공공장소에서 땅바닥에 드러눕는 것이 금지고, 그것과 별개로 음식이나 음료를 먹기 위해 앉거나 서 있는 행위도 금지다.

     

    특히, 산 마르코 광장에서 주의해야 한다. 광장 계단이나 공원 벤치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이나 샌드위치를 먹는 것도 안 된다. (걸어다니면서 먹는 건 위반이 아닌 듯 한데, 보내주면 확인해보겠다)

     

     

    - 바치노 디 산 마르코 강과 운하에서 다이빙 하거나 물에 들어가기

     

    산 마르코 지역은 해변 휴양지가 아니므로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2017년 8월에는 운하의 물에 뛰어든 3명의 관광객에게 각각 벌금 450유로를 부과했다.

     

     

    - 상반신을 노출하거나 수영복 입고 돌아다니기

     

    시내에서 이러면 벌금이다. 수영복은 인근의 리도(Lido), 펠레스트리나(Pellestrina) 해변에서 입으라고 한다.

     

     

    - 비둘기 및 조류 먹이 주기

     

    새에게 먹이를 주거나, 음식물 조각들을 흩뿌리는 행위 금지다. 비둘기는 이미 많고, 이런 행위는 환경을 더럽히기도 하기 때문에 벌금이다.

     

     

    - 자전거 탑승 금지, 끌고가는 것도 금지

     

    자전거와 그 비슷한 것을 타고 다니거나, 끌고 다니는 것도 금지다. 길거리가 너무 혼잡해서 그렇다. 단, 현지 주민은 예외다.

     

     

    - 낙서, 혹은 자물쇠 채우기

     

    낙서는 당연히 하면 안 되는 것을 알 테고, 베네치아의 다리나 기념물에 사랑의 약속 어쩌고 하며 자물쇠를 채우는 행위도 벌금 부과 대상이다.

     

    과거에 리알토, 아카데미아 다리 등 많은 다리에 자물쇠가 채워졌고, 경찰들이 수시로 철거했다. 그런데 이것이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다리의 안전도 위협하는 바람에, 공공 건축물 훼손이라는 명목으로 단속을 하게 됐다.

     

    이때 한 책임자는, "자물쇠를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사랑을 강요하고 구속하지 말고, 자유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사랑하자"는 명언을 남겼다.

     

     

    - 가짜 물건 구입 금지

     

    노점상 등에게서 명품 짝퉁 등을 구입하면 벌금이다. 물론 판매자도 단속하고 처벌하는데, 구매자도 벌금을 부과한다. 애초에 구매 행위 자체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건 다른 것들과는 달리 벌금이 쎄다. 100유로에서 7000유로까지 벌금을 물 수 있으니 조심하자.

     

     

    위에 열거한 것을 어기면 25유로에서 500유로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비둘기 모이주기나 캠핑 행위를 제외하면 대부분 벌금이 100유로 이상이다.

     

    이걸 다 단속하려면 경찰 인력이 엄청나게 필요하다는 비판이 일자, 베네치아 시는 '예절의 천사들(angels of decorum)'이라는 단속반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Enjoy Respect Venezia (베네치아를 즐기고 존중해라)'라는 문구가 적혀진 조끼를 입고 다니며 여행자들을 단속한다. 계도하는 성격도 띄고 있어서, 앉아 쉬려면 어디로 가면 되냐라는 질문을 하면 친절하게 근처의 비싼 카페를 알려준다고.

     

    공식적으로 포스터까지 만들어서 크게 금지하는 행위는 대략 위에서 열거한 내용 정도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수상버스(바포레토) 탑승 시 등에 맨 배낭을 바닥에 내려놓지 않으면 벌금, 광장에서 인라인이나 보드, 공놀이 금지, 다리 위를 지나다가 멈춰서서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 금지 등도 있다. 수시로 새로운 규제들이 생기기도 하니까 즐거운 벌금을 즐겨보자.

     

     

    p.s.

    * Enjoy Respect Venezia (Venezia unica)

    * 싱가폴은 벌금 도시 - 싱가포르 이런저런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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