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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분 중에서...
    잡다구리 2007. 6. 16. 13:05
    11분  -파울로코엘료

    47
    꿈꾸는 것은 아주 편한 일이다, 그 꿈을 이루지 않아도 된다면. 우리는 힘든 순간들을 그렇게 꿈을 꾸면서 넘긴다. 꿈을 실현하는 데 따르는 위험과 꿈을 실현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욕구불만 사이에서 망설이며 세월을 보낸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다른 사람들을, 특히 부모와 배우자와 자식을 탓한다. 우리의 꿈을, 욕망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게 가로막은 죄인으로 삼는 것이다.

    53
    "얘야, 가난한 남자와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는 돈 많은 남자와 불행하게 사는게 더 낫다. 그곳에 가면 돈많은 불행한 여자가 될 가능성도 높겠지. 하지만 만약 일이 잘 안 풀리면, 차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오너라."
    ...
    "...제발 부탁이니 결혼을 해. 사랑 따위에는 조금도 얽매일 필요가 없다. 난 처음에 네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았어. 하지만 돈이면 뭐든지 살 수 있다. 진정한 사랑까지도. 네 아버지는 돈마저 없었지만!"

    82
    ...세상은 그런 식이었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막상 질문해보면 아무것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88
    명예, 긍지, 나 자신에 대한 존중.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이 세가지 중 어느 것도 가진 적이 없다. 나는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사랑받는 데에도 성공하지 못했고, 늘 옳지 않은 결정만 내려왔다. 이제 나는 삶이 나 대신 결정을 내리도록 내버려둘 것이다.

    102
    ...어떤 사람들은 홀로 삶에 맞서기 위해 태어난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그게 삶이다.


    122
    나는 사랑했던 남자들을 잃었을 때 상처를 받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오늘, 나는 확신한다. 어느 누구도 타인을 소유할 수 없으므로 누가 누구를 잃을 수는 없다는 것을.
    진정한 자유를 경험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채 가지는 것.

    291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행인들은 '난 좀 더 기다릴 수 있어. 오늘은 돈을 벌어야 하니까, 당장 내꿈을 실현할 필요는 없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숙인 채 직장으로, 학교로, 직업 소개소로, 베른 가로 달려가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직업은 저주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그것 역시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이 자신의 시간을 파는 것일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이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을 견뎌내는 것,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이 결코 도래하지 않는 미래의 이름으로 자신의 귀중한 육체와 영혼을 내놓는 것,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이 아직 충분히 모으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 모든 사람들이 그러듯이 조금만 더 기다리는 것, 기다리고, 조금 더 벌고, 욕망의 실현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 당장은 몹시 바쁘니까. 하룻밤에 350에서 천 스위스프랑까지 지불하는 손님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297
    "...일 년 더 일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것도 알아요. 일 년 더 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나는 영원히 이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에요. 당신처럼, 회사간부, 여객선 사무장, 헤드헌터, 음반 제작자, 그리고 내가 알았던 모든 남자들, 돈으로 내 시간을 샀지만 그것을 나에게 되돌려줄 수는 없는 모든 손님들처럼요. 하루를 더 머무르면 일년을 머무르게 될 거고, 일년을 더 머무른다면 결코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겠죠."


    334
    태초에는 모든 것이 사랑이었고 증여였다. 하지만 곧 뱀이 나타나서 이브에게 말했다. "준다는 건 잃는 거야." 그것이 바로 나에게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이미 학창 시절에 낙원에서 쫓겨났고, 그후로 뱀에게 네가 틀렸다고, 삶에는 소유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뱀이 옳았다. 내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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