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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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고양이 가족에겐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까잡다구리 2011. 9. 7. 22:28
오랜만에 서울숲을 찾아갔더니 이상하게도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였다. 원래 성수동 일대가 공장이 많아, 빈 터도 많고, 여러가지 버려진 물건들도 많으며, 한강도 가깝고 해서 숨을 곳도 많아 고양이 수가 많기는 했다. 하지만 예전엔 서울숲에 기거하는 고양이는 거의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쪽에 보금자리를 튼 고양이들이 많아졌나 보다. 고양이들이 알아서 사람을 피하기 때문에, 사실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하나도 없네 하고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신경을 곤두세워 보면, 의외로 고기척(고양이 기척, 고양이에게 인기척이라는 단어를 쓸 수는 없으니까)이 많이 느껴진다. 그러던 중, 고양이풀 많이 자란 호숫가 어느 지점에서 한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이상하게도 얘는, 피하긴 피해야겠는데, 마땅히 피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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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최고 맛집, 맥도날드잡다구리 2011. 6. 3. 08:59
내가 음식점을 평가할 때는 나름의 채점표를 가지고 비교적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한다. 물론 맛이 아주 뛰어나다거나, 서비스나 인테리어가 다른 항목들을 완전히 압도한다거나 하면 특화된 가산점을 주기도 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그런 상황 말고는 내 스스로에게 만큼은 일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구체적인 채점표는 따로 있지만, 여기서는 아주 간략화 된 일부분만 떼서 예시로 보여드리겠다. 음식점 채점표 맛 10% 분위기 10% 접근성 10% 서비스 10% 평등성 50% 기타 10% 여기서 '평등성'이란, 쉽게 말해 수천 명이 떼거지로 가든 한 명이 달랑 혼자 가든 변함 없는 태도를 보이는가 하는 항목이다. 나는 주로 혼자 밥을 먹으러 다니니, 혼자 가는 사람을 차별하는 음식점은 제아무리 맛 좋고, 서비스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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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표의 새로운 전설, 뽀로로 우표!잡다구리 2011. 3. 7. 16:36
'한국우편사업지원단'에서 단단한 서류봉투 하나가 날아왔어요. 이게 뭐지? 왜 이런게 왔지? 하고 잠시 의아해했는데, 며칠 전에 주문한 게 퍼뜩 떠오르더군요. 우표를 판매하고 배송하는 곳 답게, 봉투 겉면에도 우표를 잔뜩 붙였네요. 보통은 익일특급 등기우편으로 보낼 땐 비싼 우표 한두장 딱 붙이고 마는데 말이죠. 아니면, 우표가 상당히 많이 남아돌아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만요. 두꺼운 마분지 사이에 끼어 있었던 건, 바로 뽀로로 우표~! 취미우표 판매를 중점으로 하는 곳 답게, 안 구겨지게 하기 위한 장치도 눈에 띄었어요. 이 정도면 우표에 지문도 안 묻히려고 애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나오자마자 시중 우체국에서는 공급된 물량이 모두 다 소진되고 말았다는 그 전설의 우표! 곧 모든 물량이 소진되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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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랜덤 여행, 친구들은 나보고 바다로 가라 하네잡다구리 2011. 1. 19. 17:47
꼼짝달싹 하기 싫은 겨울. 몸과 마음과 영혼이 함께 꽁꽁 얼어가던 어느 날이었다. 느즈막이 점심 먹으러 갔더니 평소보다 꾸물거리며 반찬은 고사하고 수저도 안 챙겨주는 아줌마. 장사하기 싫으면 됐다고 말 하고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회사차를 그 식당 앞에 자주 주차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주일에 두어번은 먹어줘야 하는 상황. 꾹 참고 밥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수천년 묵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찰나, 나는 깨달아버렸다. 이번 설날 휴일은 꽤 길다는 사실을! 그래 내 영혼에 숨결을 불어넣어 줘야겠어! 이대로는 도저히 갑갑해서 더이상 안 될 것 같아. 라는 외침이, 저 아래 어두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용암처럼 용솟음 쳐 나오기 시작. 이미 상황은 엎질러진 화산. 참을 수 없어, 견딜 수 없어, 미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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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꼰대가 되어가는가잡다구리 2011. 1. 3. 02:29
얼마전 인터넷 한쪽 구석에서는 '대전 지하철 패륜녀' 사건이 잠시 반짝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간략하게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사람 별로 없는 지하철에 한 여성이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한 노인이 핸드폰 카메라로 그녀를 막 찍었다. 찍지 말라고 하자 그 노인은, 노약자석에 앉아 있는게 잘 한 짓이냐며 화를 내고 욕을 했다. 그런데 그녀는 일반적으로 노약자석이라 생각하는 끄트머리 작은 공간에 앉은 것이 아니라, 차량 중간에 위치한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당연히 노약자석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앉아있었던 그녀는,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도 노약자석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이런 내용의 글이었고, 그 아래 달린 댓글들의 내용들은 안 봐도 짐작할 수 있듯 갑론을박이었다. 그 노인이 잘못했다는 내용이 압도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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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우주생물 중대발표 기자회견?잡다구리 2010. 12. 1. 13:45
아침부터 '나사 중대발표', '우주생물 중대발표', '나사 외계생명체' 등으로 인터넷이 떠들썩했다. 드디어 외계인에 대한 뭔가 중요한 사실을 발표하는 건가? 혹은 외계인 사절단이 와서 기자회견이라도 하는건가? 라는 꿈과 희망을 가득 안고 기사들을 보니, 참 가관이다. 일단 나사 중대발표 관련 소식이 어떤 내용인지 먼저 살펴보자. 각종 언론 기사에서는 출처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는데, 그나마 나사 소식이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나사(NASA, 미항공우주국) 홈페이지에 게재된 뉴스 기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기사요약: 미국항공우주국(나사, NASA)은 12월 2일, 우주생물학(astrobiology)적 발견에 대한 뉴스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컨퍼런스에서 나사는 우주생물학적 발견들에 관해 논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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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는 기자가 아닙니다.잡다구리 2010. 11. 30. 17:34
저는 기자가 아닙니다. 기자가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금 저의 직업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 가끔씩 글을 쓰고, 때때로 사진을 찍고, 여행을 가고, 만화를 그리기도 하고, 또 시간 날 때는 그림을 그리며, 책과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그런 활동의 결과물과, 경험과, 느낌들을 블로그에 적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거가 되었습니다. 블로거가 되고 나니, 취재 할 일도 생기고, 리뷰를 쓸 일도 생겼습니다. 때때로 요구사항에 맞게 글을 써야할 때도 있었고, 눈치를 봐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시선과 방향은 잃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소개에만 끝나지 않고, 광고에만 끝나지 않고, 홍보에만 끝나지 않도록 고민하고, 또 밤잠을 설쳤습니다. 취재를 하고,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만 적으려고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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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동피랑에 벽화 그리러 갑니다잡다구리 2010. 4. 1. 23:43
벽화마을로 유명한 통영 동피랑 마을에 벽화 그리러 가게 됐습니다. 아직 어떤 그림을 그릴지 정하지 않았는데, 대충 이 짤방(?)들 중 하나로 선택하려구요. 아마 내일 버스타고 가면서 생각하고 자다가, 내릴 때 즘 랜덤하게 선택할 듯. ㅋ 벽화 작업 해 본 적이 없어서 좀 걱정되기도 하고, 통영에서 재료를 다 구할 수 있을까 싶어서 걱정되기도 하고, 숙박은 어떻게 해결할지 참 난감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걱정도 많이 되고 불안한 점도 많네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어떻게든 되겠죠. ^^ 4월 3일 부터 4월 11일 까지 벽화전이 진행됩니다. 30 팀이 동시에 동피랑 여기저기서 벽화를 그리게 되니까, 이번 기회에 오신다면 아마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을 거에요. 오셔서, 아마도 굶주리고 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