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여행 (2005.07.15) 3/3
3. 2005.07.17 후쿠오카 -> 부산
낮잠을 자서 그런지 잠이 잘 오지 않았어.
그래서 밤 늦게 잤는데도 아침 6시 쯤에 일어나 버렸지.
멍하니 TV를 보다가 샤워를 했어.
아침 샤워를 한 것은 내 평생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
아... 인간이 심심하다 보면 별 짓을 다 하게 되는구나... ㅠ.ㅠ
아침식사는 7시부터 10시 까지.
너무 일찍 가면 음식이 제대로 안 돼 있을 것 같아서 적당히 시간 때우다가
아침 8시 쯤 돼서 일 층 식당으로 내려갔어.
분홍색 종이는 체크인 할 때 주는 아침식사 식권.
뒤에 있는 흰 종이는 열쇠 사용법과 식사시간 등이 적혀 있는 안내서.
아메리카 스타일과 일본식의 교묘한 조화(?). ㅡ.ㅡ;
이 호텔, 딴 건 다 괜찮았는데 식사가 너무 부실했어.
그나마 제일 먹을 만 한 건 크로아상.
저기, 호빵처럼 생긴거... 호빵인줄 알고 집었는데, 아니었어. ㅠ.ㅠ
맛을 보니 두부 같기도 하고... 뭐지? 몰라~ 그냥 먹을만 해~
이런 분위기의 식사.
왠지... '사형수의 마지막 식사'라는 제목이 어울릴 듯 한 느낌. ㅡ.ㅡ;;;
아침을 먹고 객실로 다시 올라와서, 어젯밤 자판기에서 사 뒀던 콜라를 꺼내 마셨어.
500 ml 에 150 ml 가 플러스니까... 총 합이 650 ml 인건가~
어쨌든 엄청 큰 콜라가 단돈 100엔~!!! ^0^/
짐 챙겨서 10시에 체크아웃.
아... 오전부터 또 푹푹 찌는구나... ㅠ.ㅠ
호텔 앞 길바닥에 그려진 경고 그림.
'걸어 다니면서 담배 피지 마시오.'
일본에선 최근에 길거리 걸어 다니면서 담배 피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걸리면 벌금이겠지, 아마?
그래서 예전엔 길거리 걸어다니며 담배 피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요즘은 거의 아무도 없어.
후쿠오카 뿐만 아니라, 오사카도 마찬가지.
다른 곳은 어떤지 몰라~
호텔에서 하카다 역 쪽으로 가는 길 가의 가로수엔 매미들이 엄청 많어.
이 아래를 지나가면 매미 소리가 귀를 찔러. ㅠ.ㅠ
아... 이 더운데 저런 복장이라니... ㅡ.ㅡ;;;
먹고 살기 참 힘든다... ㅠ.ㅠ
스피드 컷이면 한국의 블루헤어와 비슷한 곳.
그런데도 컷 하는데 1200엔! ㅡ.ㅡ;
한국 미장원 가격도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나 같은 사람이 일본에서 살면, 머리 자를 엄두도 못 내겠군.
(어쩔 수 없이 장발이 될거야 아마. ㅡ.ㅡ;)
캐널시티의 조그만 야외 무대에선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어.
시간이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구경하고 가고 싶었는데... ㅠ.ㅠ
공연도 못 보고... 마쯔리도 못 보고... 이번 여행은 완전 실패! ㅠ.ㅠ
웬디스도 가고 싶었단 말야~!!! ㅠ.ㅠ
아... 이번 여행에선 왜 모든게 엉망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걸까.
더위 때문에 그런건가? ㅠ.ㅠ
이 모든걸 뒤로 하고 다시 하카다 항으로 갔어.
이번에도 카멜리아를 타고 부산으로 오는데,
후쿠오카에서 출발하는 카멜리아는 12시 출발이었던가... 낮에 출발해.
부산에는 저녁 6시 쯤에 도착하지.
역시 성수기가 맞나 봐. 여행객들이 꽤 많어.
여객선 객실도 거의 꽉 들어 찼어.
다시 출국 수속을 밟고, 배를 타는 거야.
예전에 내가 썼던 모든 여행기에서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있더군.
바로 저 부두 이용권.
부산항에서는 부두 이용료로 2200원을 내야 해.
대개는 배 표 살 때 요금을 같이 내기 때문에, 저런 티켓을 따로 주지 않아.
후쿠오카에서는 부두 이용료로 400엔을 내야 하는데,
출국 하는 곳 바로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저 이용권을 구입해야 해.
이용권을 구입한 다음, 출국하는 문 앞으로 가면 어떤 아저씨가 표에 도장을 찍어 줘.
그걸로 저 이용권의 용도는 끝~!
참고로, 부두마다 부두 이용료 (혹은 출국세) 가격이 조금씩 달라.
오사카는 600엔 인가... 그랬거든.
배정 받은 객실에서는 한 가족이 판을 펴고 이것저것 먹으면서 엄청 떠들고 있어.
다른 여행객들도 있는데 거의 자기네들이 전세 낸 것처럼 굴어.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거 들어보니까 가관이야.
'밖에 시골 사람들 시끄러워서 밖을 못 나가겠네'
'요즘 사람들이 예의가 없어.'
'지하철에서도 자기네 집처럼 떠드는 걸 뭐.'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버릇이 없어.'
라면서 막 떠들고 있는 가족들.
에그...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참 대단한 가족들.
그 가족들 때문에 시끄러워서 방에 못 있고 로비 의자에 나와 앉아 있었어.
나, 성질 너무 많이 죽은 것 같아. 늙어 가는 건가... ㅡ.ㅡ;;;
어쨌든 배는 하카다 항을 출발하고
몇 시간 지나서 저녁 6시 쯤에 부산 도착.
2박 3일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을 빠져 나왔어.
마쯔리 보러 간 여행에 마쯔리도 못 보고... ㅠ.ㅠ
게다가 후쿠오카의 여름은 너무 덥고 끈적끈적해서 나다니기도 불편했고...
마지막에 뻔뻔한 가족들의 행태에 기분도 너무 나빴고...
여러모로 이번 여행은 실패~!!! ㅠ.ㅠ
뭐, 여행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하지만... 일본에 겨우 하루 있었는데 식비, 교통비로만 6천 엔을 쓰다니... ㅠ.ㅠ
아무래도 일본 여행은 너무 비싸. 한동안은 죽어 지내야겠어.
일본 말고, 딴 데로 가야지~~~! ^^/Copyrights' ©
emptydream home All Rights Reserved.
www.emptydream.net 
